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위한 ‘반도체 지원 3대 전략’, 10년 늦었나?

권하영 기자 입력 : 2018.07.30 15:44 |   수정 : 2018.07.30 15:44

반도체 지원 ‘3대 전략’, 10년 늦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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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30일 오전 경기 평택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반도체 산업의 위협요인과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백운규 산업부 장관, 차세대 반도체 소자와 시스템 반도체 개발 등 3대 지원정책 발표
 
1조 5000억원 투자한다지만 10년 뒤에나 성과 가능
 
‘반도체 굴기’ 앞세운 중국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는 임박
 
더 이상 ‘대기업 특혜’ 논리로 정부의 반도체 기술 지원 발목 잡으면 안돼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30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을 전격 방문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국내 반도체산업 지원을 위한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맞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선두 지위를 지키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사격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다.
 
이날 백운규 장관은 SK하이닉스 이천공장과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각각 찾아 민간기업 투자현황을 점검하고 어려움을 청취하는 한편, “앞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1위 반도체 강국의 위상을 지켜낼 수 있도록 3가지 전략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향후 10년간 1조5000억 원을 투자하는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해당 재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가 하반기 중 실시된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의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에 걱정이 많은 국내 업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면서도 “경쟁업체들의 추격 속도를 가늠할 수가 없어 메모리반도체가 언제 공급과잉을 맞을지 모르기 때문에 조바심은 여전하다”라고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부와 과기부의 1조5000억 원 투자 지원은 오는 2020년께에나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통상 예비타당성조사에 6개월 정도가 소요되고 이후 예산 처리 기간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은 어렵고 2020년부터 지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전문가들은 중국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인한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공급과잉이 대략 2020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푸젠진화반도체·이노트론메모리·칭화유니그룹 등 중국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양산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다. 중국의 구상은 오는 2025년까지 170조 원가량을 투자해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중국발 공급과잉이 시작되면 그동안 시장 호황에 힘입어 막대한 실적을 올려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생각하면 국내 업계의 대응은 매우 촉박하게 이뤄지는 셈이다. 우리나라 정부의 전략적 대처가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산업부가 밝힌 3가지 반도체 지원 전략은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 지원 △시스템반도체 육성 지원 △글로벌 반도체 허브 국가화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산업부는 기업들이 차세대 반도체 소자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공정 한계를 대체할 수 있는 P램, F램, M램 등의 신소자 개발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로는 시스템반도체 육성이다. 메모리반도체가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도라면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는 데이터를 연산·처리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우리나라는 D램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후발주자다.
 
이에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와 생산업체(파운드리)의 연계를 강화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지원센터’를 운영키로 했다. 이를 통해 창업공간부터 기술지원, 시제품제작, 투자, 인력유치까지 일괄지원하는 정부 차원의 구심점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마지막으로는 우리나라를 ‘글로벌 반도체 제조 허브’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들의 생산라인을 국내로 적극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외국인투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관련 입지·환경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국 반도체 기업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 SK하이닉스의 이천공장과 삼성전자의 평택공장 등을 중심으로 반도체산업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우수인력과 첨단기술이 모이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국회가 대기업 특혜라는 비판을 의식해 반도체 R&D에 대한 지원 예산을 삭감해 온 결과, 국내 반도체산업이 중국 굴기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깎아 먹은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며 “정부의 이번 대책이 단발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향후 장기적인 정책 지원의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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