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82)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일본 디즈니랜드의 추악한 두 얼굴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7-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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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원지의 직원들도 아이들처럼 꿈과 희망을 갖고 일하고 있을까. Ⓒ일러스트야

과로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디즈니랜드 직원들 줄소송 제기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최고의 유원지인 동시에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도쿄 디즈니랜드.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에게도 꿈과 동심의 나라로 대표되는 디즈니랜드지만 정작 현장의 직원들에게는 악몽과 같은 근무환경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도쿄 디즈니랜드에서 근무해온 20대와 30대 여성 2명은 올해 7월 19일 디즈니랜드 운영사인 오리엔탈 랜드를 상대로 약 755만 엔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인형탈을 쓰고 퍼레이드 공연과 사진촬영 등의 업무를 수행했던 이들은 오리엔탈 랜드 측이 안전관리와 직원보호 의무를 소홀히 하였고 이로 인한 과로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주장했다.

두 명 모두 2008년, 2015년에 계약직으로 들어온 고참 직원들이었지만 현재는 계속된 스트레스와 건강악화를 이유로 산업재해를 신청하고 휴직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인형탈 무게만 10~30키로, 계속된 과로에 흉곽출구증후군 발병

소송을 제기한 두 명 중, 20대 여성은 매일 10키로에서 30키로에 이르는 다양한 인형탈을 쓰고 정해진 시간에 공연에 참가하거나 방문객과의 기념촬영과 악수 등의 인사역할을 담당해왔다.

보통 30분에서 50분에 걸쳐 진행되는 공연과 인사업무 뒤에 오는 휴식시간은 단 10분. 바쁜 날이면 이러한 패턴이 7번까지 반복되었다. 도쿄 디즈니랜드가 입지한 곳은 지형적으로 햇빛과 바람도 유난히 강한데다가 인형탈이 비에 젖어 더욱 무거워지더라도 폭우가 아닌 이상 업무를 강행해야 한다.

결국 해당 직원은 작년 8월 흉곽출구증후군(胸郭出口症候群, 쇄골과 정맥 등의 압박으로 인한 혈액순환장애 및 신경이상) 판정을 받고 노동기준 감독청에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동시에 디즈니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장에서는 ‘동종의 다른 기업들이 최대 30분 공연 후에 1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못해도 30분 이상의 휴식시간을 가지는데 반해 디즈니랜드의 근무시간표는 과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건강이 악화된 뒤에도 사측이 과중한 노동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같은 근무 스케쥴을 반복시켜 건강파악의무와 적정노동배치의무도 위반하였다고 덧붙였다.


근무 중 부상당한 직원에게 ‘아프면 죽어라’ 폭언도

또 다른 30대 여성직원은 디즈니랜드에서 근무 중이던 2013년 1월, 같이 악수를 하던 한 손님이 고의로 오른손 약지를 반대로 꺾는 바람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워지자 산업재해를 신청하려고 하였으나 당시 관리자는 ‘그 정도는 참아라’, ‘정신이 약하다’며 산재신청을 거부했다.

그 후 2016년 회식자리에서는 업무고충을 상담했던 매니저로부터 ‘아프면 죽어라’, ‘서른 살 넘은 할머니는 그냥 관둬라’, ‘내 앞에 더러운 면상 보이지 말라’같은 폭언을 들었다.

이러한 집단 괴롭힘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12명의 선후배들로부터도 ‘당신처럼 의욕없는 사람은 온 힘을 다해 부숴버리겠다’는 등의 폭언이 매일같이 이어졌다.

여성의 변호사는 사측이 이러한 사안을 파악하고 있었음에도 조사는커녕 피해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디즈니랜드 측은 ‘아직 원고 측으로부터 송장이 도착하지 않아 어떠한 답변도 드리기가 어렵다’며 모든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가능하면 현실적인 이슈와는 엮이지 않은 채 계속 꿈과 희망의 나라로 어린이들에게 보여지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확실히 아쉬운 대처방법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가장 밝고 활기찬 곳이었어야 하는 디즈니랜드지만 실제 직원들에게는 일본 노동환경의 가장 추악한 면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일반인들의 충격은 당분간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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