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뉴 삼성’, 11년 끈 반도체 백혈병 분쟁 ‘백지 조정안’ 무조건 수용

권하영 기자 입력 : 2018.07.23 11:59 |   수정 : 2018.07.23 11:59

이재용의 ‘뉴 삼성’, 11년 끈 반도체 백혈병 분쟁 ‘백지 조정안’ 무조건 수용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과 반올림 농성장의 모습 ⓒ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반올림,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의 ‘백지 조정안’ 조건없이 수용키로
 
조정위의 조정안은 9월말~10월 초 확정 발표될 예정
 
조정안에 보상안·2차 사과·새로운 질병 보상방안·재발 방지책
·사회 공헌 등 포함 예상
 
반올림 측, 약 1000일간 이어 온 삼성 서초사옥 앞 농성을 해제 예정
 
직원의 산업재해 및 직업병에 대한 한국 대기업의 책임한계를 대폭 확대하는 중대 국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근로자 직업병 갈등이 11년 만에 사실상 타결됐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분쟁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로써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은 물론 조정위가 제안하는 보상 및 사과를 전적으로 이행키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입장은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결정은 직원의 산업재해 및 직업병 등에 대한 대기업의 사회경제적 책임의 한계를 대폭 확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다른 대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삼성전자 백혈병 조정위원회로부터 받은 삼성전자와 반올림 간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에 대해 “조정위가 제안한 ‘중재’를 수용하고, 내용과 상관없이 2차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22일 밝혔다. 같은 날 반올림도 조정위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알렸다.
 
이번 합의가 사실상 ‘분쟁의 종지부’로 해석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째, 조정위가 제안한 ‘중재’ 방식은 이전의 ‘조정’ 방식과 달리 ‘강제성’을 띤다. 조정회가 삼성전자와 반올림의 주장을 듣고 결론에 해당하는 중재 결정을 내리면 양측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하는 일종의 강제조정 방식이다.
 
둘째, 조정위가 내놓을 2차 조정안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백지’ 상태다. 조정위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중재 방식 합의서에 서명하는 즉시 자체적으로 중재안을 작성해 오는 9월 말~10월 초 무렵 발표할 계획이다. 보상 범위와 보상 금액도 조정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결정한다.
 
즉,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조정위에 사실상 ‘백지위임’을 한 것으로, 우선 ‘합의’를 먼저 결정한 뒤 차후 조정위가 제시하는 최종방안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 반도체 직업병 논란을 둘러싸고 지지부진했던 갈등을 봉합하고 해결 수순에 들어서겠다는 양측의 강한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중재안에는 삼성 측이 피해자에 대한 보상안과 2차 사과 권고안, 새로운 질병 보상방안, 그리고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과 추가 사회 공헌 방침을 마련할 것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올림 측도 약 1000일간 이어 온 삼성 서초사옥 앞 농성을 해제할 예정이다.
 
사실상 조정위의 이번 중재 방식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에 위험 부담이 더 크다. 앞으로 조정위가 어떤 중재안을 내놓더라도 이에 동의해야 하는 중재 방식은 실질적인 보상과 대책 마련을 해야 하는 주체인 삼성전자에게 더 큰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삼성 측이 이 같은 위험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인 ‘백지위임’을 결정한 데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석방된 이후 ‘뉴 삼성’의 이름으로 그룹쇄신과 대국민 신뢰회복을 과제로 삼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까지 회사를 둘러싼 해묵은 난제들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정면 돌파로 해결해 오고 있다. 노조 와해 문건 의혹에 대해 창사 이래 80년을 이어 온 무(無)노조 경영원칙을 폐기하면서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8000명을 직접 고용키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이다.
 
따라서 반올림은 물론 삼성 안팎에서도 이번 합의가 2007년 삼성 반도체 생산라인 직원 황유미 씨의 백혈병 사망 이후 11년을 이어 온 양측의 분쟁을 완전히 마무리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조정위원회는 오는 24일 양측의 합의가 공식적으로 이뤄질 경우, 늦어도 10월까지 반올림 피해자 보상을 모두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BEST 뉴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이재용의 ‘뉴 삼성’, 11년 끈 반도체 백혈병 분쟁 ‘백지 조정안’ 무조건 수용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