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불참 속 내년 최저임금 10.9%인상, 소상공인 모라토리엄 경고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8-07-14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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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이 확정된 뒤 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최저임금,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확정

사용자 측, 업종별 차등안 부결에 반발해 결국 불참

경영계 “소상공인 존폐기로..업종별 구분 반드시 시행해야”

노동계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해 유감”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경영계를 대변하는 사용자 측이 빠진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소상공연합회가 이에 불복종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등 경영계와 자영업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14일 최저임금 심의 의결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의결했다. 최저임금이 8000원대를 넘긴 건 30년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 주 40시간 기준 월급은 174만5150원이다.

최저임금은 19시간 동안 이어진 마라톤회의 끝에 이날 새벽 4시 30분이 되서야 확정됐다. 회의는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이 참석했지만 사용자위원 9명이 빠진 채 이뤄져 반쪽짜리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용자 위원들은 지난 10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안건 부결에 반발해 불참을 선언한 이후 13일 밤 심의 참석 여부에 관한 최임위의 확답 요청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민주노총 추천 4명도 불참했다.

사용자위원 전원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근로자위원과 공인위원은 근로자 안 8680원과 공익 안 8350원을 표결에 부쳤고 근로자 안 6표, 공익안이 8표를 얻어 내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최저임금 인상폭이 지난해보다 낮게 결정되자 결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속도조절론이 최저임금 결정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고용 여건이나 시장 수용 능력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속도조절론을 꺼냈다.

속도조절론이 현실화 됨에 따라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도 늦춰질 전망이다.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려면 올해와 내년 인상폭을 비슷한 수준으로 잡아 15% 이상 높여야 하는데 내년도 인상폭이 한참 못미쳤기 때문이다.


▲ 자료 : 최저임금위원회[그래픽=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폭이 10.9%로 결정되자 사용자 측인 경영계와 재계는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결정에 불복하며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심의에 불참한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 결정에 대해 “가뜩이나 오려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존폐의 기로에 설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번 결정은 영세기업과 소상공인의 현실을 외면한 채 이뤄진 결정으로 향후 파생되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이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즉각 성명을 냈다. 최저임금 결정에 불복하는 모라토리엄을 실행에 옮기고, 인건비 상승의 원가 반영을 업종별로 진행하겠다며 가격 인상도 예고했다.

연합회는 성명에서 “사용자위원 불참 속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넘어 ‘뒤집힌 운동장’에서 벌어진 최저임금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잘 짜인 모종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된 절차·내용적 정당성마저 상실한 ‘일방적 결정’에 불과하다”며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입장문을 통해 “경영계는 어려운 경제 여건과 고용 부진이 지속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된 것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표명했다.

경총은 ”최저임금 구분 적용이 부결되고 두 자릿수의 최저임금 인상이 모든 업종에 동일하게 적용됨으로써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한계상황으로 내몰 것으로 우려된다”며 “앞으로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 적용은 반드시 시행돼야 하며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를 뒷받침하는 실질적 방안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최저임금 고율 인상의 부작용을 경감시킬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 역시 “내년 최저임금이 어떤 경제지표로도 설명할 수 없는 시급 835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심각한 분노와 허탈감을 느낀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이미 우리나라 최저임금 수준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대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지만, 실제 지급주체인 영세기업의 지급능력을 일절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저임금 대폭인상을 요구해온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했다”다며 실망감을 표시했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직후 입장문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조속한 실현과 산입범위 개악에 대한 보완을 애타게 기다려온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의 심의 불참에 대해 업종별 구분 적용안의 부결을 이유로 불참하는 건 정상적인 심의를 방해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사용자위원이 불참했지만 최저임금법상 법적 효력은 유지된다.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과반인 14명이 참석하기 때문에 의결 정족수를 충족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달 5일까지 고시한 뒤 법적 효력이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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