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함영준 오뚜기 회장 ④ 쟁점: '착한 기업' 이름표, 국민의 도덕적 '기대 수준' 높여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07-1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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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함영준 오뚜기 회장 [이미지 제공: 민정진 화백] ⓒ 뉴스투데이

함영준 회장, 2017년 ‘모범기업’으로 청와대 기업인 만찬 초청받고 3개월 뒤 국감 증인으로
 
99%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쟁점' 부상...(주)오뚜기,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아님에도 논란

함 회장, 논란 줄이려 계열사 지분 처분하는 '정면 돌파' 선택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오뚜기는 ‘갓뚜기(God과 오뚜기의 합성어)’로 불린다. 비정규직을 고용하지 않고, 1500억원의 상속세를 편법 없이 납부하고, 심장병 어린이를 지속적으로 돕는 등 선행을 이어오고 있어서다.
 
오뚜기 함영준 회장도 ‘갓뚜기’의 ‘갓회장’으로 불릴 만하다. 외부에 알리지 않고도 꾸준히 선행을 해오며, 상속세 납입도 결국 함 회장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함영준 회장이 항상 꽃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 함영준 회장은 ‘모범기업’으로 청와대에 초청받았지만, 내부거래 의혹으로 국감에 출석하기도 했다. 상반된 길을 걸은 것이다.
 
지난해 10월 19일에 열린 국감에서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오뚜기그룹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2017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라며 “오뚜기라면의 지난해 매출액이 5913억 원인데 그 중 99.64%인 5892억 원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라고 지적했다.
 
배당금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김 의원은 “배당금 지급 현황을 보면 함영준 회장 당사자를 포함한 친족 등의 대주주는 2014년에 총 배당금 236억 원 중 99억 원(42.9%), 2015년에 314억 원 중 132억 원(42%), 2016년에 395억 원 중에 160억 원(40.5%)에 해당되는 막대한 배당금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에 함 회장은 “배당금을 증액한 이유는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차원이며, 대주주 혜택을 받긴 했지만 부가적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간 함영준 회장의 오뚜기 내부거래를 두고 평이 엇갈렸다. 함 회장의 배당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평과 분업 효율화 극대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란 평으로 나뉘었다.
 
함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오뚜기라면’은 지배주주 등이 35.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로, 내부거래 비중이 약 99%에 달하는 곳이다. (주)오뚜기 다음으로 매출 규모가 큰 곳으로, 높은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켜왔다. 연도별 내부거래 매출을 살펴보면 2013년 4579억원(99.5%), 2014년 4692억원(99.5%), 2015년 5050억원(99.4%), 2016년 5892억원(99.6%), 2017년 6111억원(99.5%)이었다.
 
꾸준한 매출 증대로 ‘분업의 효율화’를 실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오뚜기라면을 포함해 (주)오뚜기는 각 기업들 간 협업을 돕고, 최종 판매 창구도 오뚜기로 일원화했다. 이러한 시스템으로 분업 효율을 높였다고 평가받았다.
 
각 계열사 간 분업으로 매출이 증대하고 있지만, ‘내부거래’이 발목을 잡은 셈이다.
 
사실 오뚜기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오너 일가 지분이 일정비율(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을 넘는 계열사와 거래해야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오뚜기그룹의 자산 총액은 1조6000억원 수준으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아닌 것이다.
 
함영준 회장은 내부거래 및 각 계열사의 배당금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함 회장 일가의 각 계열사 지분을 처분하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한 분기보고서와 오뚜기 계열사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해 500억원에 가까운 비상장계열사 지분을 함 회장과 함 회장의 일가로부터 사들였다. 함 회장과 그의 사촌동생 함영제 씨가 보유하고 있던 알디에스 지분(80%)을 208억8000만원에 매입했고, 함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그룹 광고대행사 애드리치의 주식 4만 주(66.6%)를 119억4000만원에 사들였다. 오뚜기물류서비스와 풍림피앤피지주의 주식도 100억원 이상 매입했다.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로 인한 논란이 커지자 각 계열사의 함 회장 및 함 회장의 일가 지분을 낮춘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함 회장과 함 회장의 일가가 주식처분 이득을 얻자, 이를 두고 또다시 비상장계열사에 일감을 몰아 회사를 키운 뒤 지분을 팔아 이익을 챙겼다는 비판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상 함영준 회장은 오뚜기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 해소를 위한 행동을 바로 돌입했다. 그럼에도 오뚜기 앞에 따라오는 ‘착한 기업’이란 이름표 때문인지, 오뚜기에게 다소 엄중한 도덕적 잣대를 들이민 게 아니냐는 지적도 흘러나온다.
 
특히 지난해 국감에서도 함 회장의 답변 시간은 고작 30초뿐이었다. 답변 시간만 보더라도 오뚜기의 내부거래로 함 회장을 국감에 출석시킨 것은 지나친 처사였다고 평가됐다.

 
[강이슬 기자 2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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