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자루 쥔 9명의 공익위원 ‘금명간’ 내년 최저임금 결정
박희정 기자 | 기사작성 : 2018-07-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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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위원 9명 전원 불참=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제14차 전원회의에서 류장수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자리에 앉고 있다ⓒ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최저임금위원회 13일 오전 14차 전원회의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예정

늦어도 차수 바꾼 14일 새벽 15차 전원회의서 확정 방침

노동계는 43.3% 인상된 1만790원을, 경영계는 올해 수준인 7530원으로의 동결 입장

수정안 통해 양측 입장의 격차 좁혀나가야

내년 최저임금이 늦어도 14일 새벽에는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3일 오전 10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4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안건을 논의한다. 현재 근로자 위원의 과반과 사용자 위원 전원(9명)이 불참하고 있어  정부 몫인 9명의 공익위원들이 내년도 최저임금의 캐스팅보트가 아닌 칼자루를 쥔 것으로 평가된다. 

노사간에 갈등이 극대화되는 가운데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게 되는 구조인 것이다.

류장수 위원장이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으로 제시한 14일 제15차 전원회의가 예정돼 있지만, 이는 회의가 길어져 자정을 넘길 경우 차수만 바꾸는 것이다. 즉 13일 열리는 14차 회의의 연장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13일 밤늦게 혹은 차수를 바꿔 14일 새벽에 최저임금 수정안에 대한 최종 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보다 43.3% 인상된 1만790원을, 경영계는 올해 수준인 7530원으로의 동결을 제시했다. 이번 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수정안을 제시하며 그 격차를 좁혀나가야 한다.

김동연 부총리의 ‘속도조절론’, 공익위원 9명에게 먹힐지가 관전 포인트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12일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제기한 것이 사실상 ‘칼자루’를 쥔 9명의 공익위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 부총리는 이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한 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과 55∼64세 등 일부 연령층의 고용부진에 최저임금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향후 최저임금을 신축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가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명시적으로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성장론을 주도해온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관측도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의 공익위원 9명이 속도조절론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가 관건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정부 몫인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민노총 추천 근로자 위원 4명은 정기 수당을 포함시킨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반발해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 위원 5명, 경영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23명이 표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 표면적으로 보면 근로자위원보다 사용자위원이 4명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공익위원 9명이 친노동계 성향임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영자위원과 경제 6단체가 제시한 ‘업종별 차등화’ 방안에 대한 표결에서 반대 14명, 찬성 9명이 나왔기 때문이다. 공익위원 9명이 모두 노동계 입장에 선 것이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생계난을 호소하고 있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최저임금 인상률을 낮추는 게 골자인 업종별 차등화 방안에 대해 근로자 위원들은 단호하게 반대입장을 표명해왔다.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률을 차등화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소득주도 성장을 이룬다는 당초 취지가 실종될 우려가 있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올해 마지막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공익위원 9명이 노동계의 인상률에 손을 들어준다면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업종 및 세대의 취업자수 및 소득 감소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 사실로 굳어짐에 따라 공익위원들이 큰 폭의 인상률에 동조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공익위원 9명, 모두 친노동계 성향이지만 취업자 수 감소 등 최저임금 ‘부작용’은 부담

당초 정부 목표치인 15% 안팎부터 10%까지 다양한 인상률 거론돼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2020년에 1만원 시대를 달성하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15% 안팎 인상한 8660원 정도가 돼야 한다. 올해 인상률은 16.4%였다.

그러나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에 비춰보면 15% 인상률은 부담스럽다. 일각에서는 10%로 정도로 절충하는 게 노사 양측의 이견을 좁히는 ‘속도조절 카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그럴 경우 내년 최저임금은 8283원 안팎이 된다.

또 다른 변수는 사용자 위원 9명의 회의 참석 여부이다. 사용자 위원은 13일 오전 회의에는 일단 불참했다.

최저임금을 업종별 차등화 방안이 부결된 데 대해 반발해 집단 퇴장했던 사용자 위원들은 이미 11일 회의에 불참한 바 있다.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두 번 이상 정당한 이유 없이 불참하면 이들 중 어느 한쪽이 빠지더라도 재적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위원이 13일 전원 불참해도 공익위원 9명과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만 나오면 의결 정족수는 충족된다.

그러나 13일 오전 회의 시작시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4명과 공익위원 8명 등 12명만 참석했고 사용자위원 9명은 전원 불참했다.

사용자위원들은 이날 서울 시내 모처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이번 전원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임박한 만큼, 사용자위원 중 일부라도 참석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 기자 youyen2000@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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