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78) 인력부족에도 50대 직장인들은 매몰차게 내보내는 일본기업의 두 얼굴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7-13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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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력부족 속에서도 일본기업들은 50대 직원들에게만 유독 냉정하다. Ⓒ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유례없는 인력부족 사태로 단 한 명의 인력조차도 아쉬운 일본기업들이지만 유독 50대 이상의 사원에 대한 시선은 어느 때보다 차가운 요즘이다.

주로 일본의 버블경제 시기였던 1988년에서 1992년 사이에 대학졸업과 동시에 대량으로 입사한 직원들로서 현재 50세 전후의 연령층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은 소위 말하는 가성비가 안 좋은 세대로 여겨지며 기업들에게는 구조조정 1순위가 되어버렸다.

작년 11월 미츠코시 이세탄 홀딩스(三越伊勢丹ホールディングス)는 3년 내에 800명에서 1200명 규모의 직원을 희망퇴직으로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시바(東芝) 역시 작년 11월 자회사인 도시바 디지털솔루션의 직원 300명 삭감에 이어 올해 1월에 도시바 인프라시스템즈 등의 자회사 2곳의 직원 100명을 삭감했다.

대형 가전회사인 NEC도 올해 1월 직원 3000명의 삭감을 발표했고 바로 다음 달에는 후지제록스(富士ゼロックス)가 일본 내외에서 약 1만 명의 직원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모든 구조조정 계획의 대상이 사내에서는 베테랑으로 통하는 50대 이상의 직원들이다.

기업들에게는 낮은 생산성, 후배들에게는 현실감각 부족자로 낙인

작년 50세 이상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3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한 정밀기계 제조사의 인사담당자는 구조조정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측이 신규 사업을 개시하며 새로운 분야로 나아갈 방침을 세웠지만 50세를 넘긴 사원들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연공서열적인 임금체계로 인해 50세 이상이면 관리직이 아니더라도 잔업수당을 포함하면 900만 엔을 넘는 직원들이 많다. 이대로라면 회사의 장래까지 위협할 수 있다.”

50대 직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은 비단 기업만이 아니라 젊은 후배 직원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취업빙하기로 불렸던 2008년에서 2015년 사이에 어렵게 입사한 직원들에게 그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능력으로 쉽게 취업한 선배로 보일 수밖에 없다.

익명으로 자신의 기업을 평가할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30대 후반의 어느 직원은 “버블세대가 많기 때문에 매우 보수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상사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일에 대해서 일치단결해서 발을 빼기 때문에 신규 안건이 통과되지 않는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또 다른 30대 비정규직 여사원은 “정규 사무직은 대부분이 버블경제 시기에 들어온 여직원들이다. 그다지 회사매출이 좋지 않을 때에도 회식에서 불필요한 경비를 쓰는 등 지금 세대들과는 다르게 금전감각도 좀 이상하다”며 자신의 비정규직 상황과 그들을 비교하며 비난의 날을 세웠다.

물론 그들에게도 할 말은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생산성 향상바람이 불고 있지만 기업은 업무개선 등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은 채 임금이 높은 직원을 우선적으로 정리하면서 생산성을 향상하려 한다. 남은 직원들의 업무는 더 늘어날 것이고 언젠가는 자신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심어질 수 있을 것이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며 진행되는 구조조정 속에서 일본기업들의 분위기도 쇄신의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김효진 통신원 carnation24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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