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대국 미국과 중국, 6일 ‘무역 전쟁’ 돌입…한국은 '직격탄' 맞아

이태희 기자 입력 : 2018.07.06 11:26 ㅣ 수정 : 2018.07.0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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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미중이 6일 상대방에 대해 동시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세계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2016년 9월 28일 촬영)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2014년 5월 21일 촬영)의 사진을 하나로 합성한 것이다.ⓒ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트럼프 미 행정부, 예고대로 6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 강행

'격분'한 중국, 동시에 미국과 같은 340억 달러 어치 제품에 관세 보복 예고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6일 상대방에 대해 동시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세계경제가 직격탄을 맞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대로 6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를 강행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도 동등 규모 보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매기면 중국도 즉각 보복에 나서겠다고 이미 수차례 경고한 바 있기 때문이다.
중국 매체들도 이번 무역전쟁을 놓고 미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어 민심 수습을 위해서라도 맞불작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방침을 확인함에 따라 이에 동등한 규모의 관세부과를 시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6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500억 달러(약 56조 원) 가운데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818개 품목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어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2주 이내 관세를 매길 계획이다.

이 조치가 중국 시각으로 정오에 자동 발효한다는 점에서 중국도 이 시간에 맞춰 같은 규모의 보복 조치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이번 무역전쟁에서 미국에 먼저 총을 쏘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오늘 정오를 기점으로 미국에 동등 규모의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5일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제5호 공고'에 근거해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발효된 이후 즉시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공고에 따르면 중국은 500억 달러의 미국산 제품 659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이 가운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340억 달러 규모의 545개 품목에 대해 6일부터 당장 관세 조치를 시행하게 된다.

나머지 미국산 제품의 관세 부과 품목은 화학 공업품과 의료 설비, 에너지 제품 등 114개로, 이 또한 미국의 추가 관세 폭탄투하에 맞춰 중국도 시행일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 부과에 정면 대응할 경우 미국의 더 큰 보복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국산 수입품 관세 강행에 이어 중국을 겨냥해 5천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일단 미국이 6일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강행한 340억 달러어치만큼 미국산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발표한 뒤 미국과 제4차 경제무역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2차 무역협상에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으나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할 뜻을 밝히지 않으면서 베이징에서 이뤄진 3차 무역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미중 경제패권 전쟁은 ‘최악의 시나리오’, 세계 경제둔화 가능성

트럼프 '보복에 재보복' 확전 시사…"전쟁 지속 시 2조달러 교역량 위험"

현대경제연구원, “미국의 대 중국 수입이 10% 감소시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31조5000억원 줄어”

이 같이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세계 경제 전문가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고 우려한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보복에 재보복'을 천명,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싸움을 예고한 만큼 다른 국가들은 그야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질 상황을 맞았다는 전망도 무성하다.

미국은 정보통신(IT),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첨단 제조업을 겨냥했고 중국은 그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과 자동차를 겨냥하는 등 양국의 조치는 실제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또한 양국은 관세 장벽을 쌓는 동시에 상대국 통신·반도체업체의 자국 내 진출을 막는 등 비관세 장벽까지 동원한 전방위 공격에 나섰다.

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경제 규모 자체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로 내년 말까지 미국 내 일자리 14만5천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미국 국내총생산(GDP)은 내년 말까지 0.3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관세 장벽 때문에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더 큰 문제는 단순한 지표상의 수치가 아니라 기업 경영환경, 금융시장 여건 등 경제 전반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고질적인 부채 문제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JP모건체이스는 무역갈등 고조로 소비자 수요를 비롯한 중국 경제 기반이 약해지면 신용 상태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의 총구가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일본, 한국 등 전 세계 주요국 모두를 향해 있는 데다 세계 경제의 주요 2개국(G2) 산업과 금융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다른 나라의 경제도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대형 악재가 주요 경제국간 얽히고설킨 글로벌 공급망을 타고 퍼지면 세계 곳곳에서 물가 상승과 수요 약화 등의 피해를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중국이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총수출을 10% 줄이면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평균 1.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 경제도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피할 수 없다.
픽셋에셋매니지먼트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큰 리스크를 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 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천만달러(31조5천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세계 경제 패권을 놓고 피할 수 없는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전쟁이 조만간 봉합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트럼프에게는 대선에서 승리를 안긴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11월의 중간선거를 비롯해 앞으로 다가올 선거 때마다 버릴 수 없는 카드다.

반면 중국은 '세계의 공장'을 넘어서 첨단산업을 내세운 진정한 글로벌 강국의 지위를 노리며 'IT 굴기'를 추진하고 있어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500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 강행 방침을 확인하면서 중국이 보복에 나서면 재보복을 거듭해 총 5천억 달러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공세에 총력을 쏟아 확전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지난 3일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과 2천억 달러의 중국산 상품에 대한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을 고려해 무역전쟁 지속 시 최대 2조 달러(2천234조)의 글로벌 교역량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