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10) 이준기 연세대 교수, “AI는 빅데이터 먹고 부모도 모르는 딸의 임신 파악”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8-07-0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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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생산성본부는 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준기 연세대학교 교수를 초청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CEO 북클럽을 개최했다 ⓒ 한국생산성본부

이준기 교수 “인공지능은 수집한 시나리오(빅데이터)를 배분하고 분석하는 역할 수행”

세계적인 IT기업 아마존의 전체 매출 중 3분의 1은 AI의 추천을 통해 발생 

미국 제2의 소매 유통 기업인 타깃(Target), 부모도 모르는 고등학생 딸의 임신 사실 파악

AI, 빅데이터 부족하거나 입력된 데이터가 부실하면 오판 가능성 높아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이준기 교수: “OO야 너 몇 살이니?”

인공지능 스피커: “숙녀의 나이를 물어보는 건 실례입니다”

어느새 우리 일상으로 들어온 인공지능 스피커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짜여졌을까? 빅데이터 활용 전문가인 이준기 연세대학교 교수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음성인식 스피커와 대화(?)를 나눴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 교수가 설명한 시스템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계속해서 연관된 ‘시나리오’를 넣는 것, 즉 데이터의 수집이다.

이 교수는 “이렇게 질문하면 이렇게 대답해라, 이런 노래를 불러달라면 이렇게 해라..이런 명령 시나리오(데이터)를 끊임없이 넣어 작동하는 게 인공지능 AI”라고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이라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그리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의 강연자로 나선 이준기 교수는 “인공지능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인간처럼 생각하고 말하는 로봇이 아닌, 빅데이터를 분석해 우리에게 가장 유용한 걸 만들고 찾아내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설명한 데이터 드리븐은 예를 들어 언어를 번역할 때 데이터 베이스 검색을 통해 통계적으로 무슨 말로 번역하는 것이 좋은가를 찾는 확률적 방법이다.

그는 이렇게 모아진 빅데이터의 가치와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된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기업과 조직의 성패를 좌우하는 역량이라고 말한다.

세계적인 IT기업 아마존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마존은 창업 초기부터 빅데이터를 통한 고객 분석을 핵심경쟁력으로 키웠다. 아마존은 소비자의 구매내역과 검색내역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단번에 찾아준다. 책을 찾으면 번들링(묶음) 도서 목록이 뜨고, 이어 추천도서까지 안내된다. 아마존의 전체 매출 가운데 3분의 1은 이 같은 AI의 추천에서 발생된다.

이처럼 90년대부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결합된 서비스를 시작한 아마존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는 세계 최고 부자로 등극했다. 지난 10여년간 빌게이츠가 있던 자리를  제치고 ‘2018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의 재산은 1120억달러로 약 120조원에 이른다. 미국의 주간지 뉴스위크는 그가 4년 안에 조만장자가 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놨다.

아마존의 성공은 글로벌 SPA(유통·제조 일괄) 브랜드인 자라(ZARA)에도 접목됐다. 의류업체와 결합된 시스템은 매일 전 세계 매장의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디자인을 바로 바로 연구하고 상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디자인이나 유행 분석, 시장 조사까지 보통 4~12개월이 걸려 제작되는 일반 브랜드와 달리, 전 세계에 펴져있는 자라의 매장에서는 어제 고객과 대화했던 얘기나 그날 팔렸던 옷에 대한 지적 등 일상적인 데이터만을 수집해 매일 본사로 보낸다. 이렇게 모아진 데이터는 2~4주 만에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어낸다.

매년 1만2000개의 스타일이 생산되고, 매주 2번 상품이 배달된다. 다품종 소량 생산이기 때문에 재고량도 줄었다. 의류업계 평균 재고량은 40%인데 자라는 10% 이하 수준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의류에 접목한 자라의 창립자 아만시오 오르테 역시 세계 부호순위 5위(701억 달러) 안에 든다. 이제는 부호의 순위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역량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미국 제2의 소매 유통 기업인 타깃(Target)은 고객의 25가지 구매 행태를 분석해 여성의 임신과 출산을 정확하게 예측해내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방식을 사용해 매출을 올린 대표적인 기업이다. 타깃은 소비자가 평소에 사지 않던 영양제(엽산)를 구매하면 임신 여부와 개월 수까지 맞춰 해당 추정 여성에게 할인쿠폰을 보냈다. 멤버십카드로 적립금을 쌓을 때 모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다. ‘부모도 모르는 고등학생 딸의 임신을 먼저 알게된 대형마트’ 사례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을 보여주는 유명한 사례다.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데이터에서 중요한 정보를 찾아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는인 딥러닝(deep learning)은 자동 그림 번역이나 자동 기사 작성, 그림 해석, 바둑, 의료영상, 제조품 불량 찾아내기, 스포츠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입력 데이터가 전혀 없거나 입력할 데이터가 있더라도 그 질이 떨어지면 전혀 생각하지 못하는 결과를 내기도 한다. 흑인을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단적인 예다.

이 교수는 “앞으로 10년 내에 엄청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활용 분야와 한계 등을 명확히 인식하면서, 기업과 조직이 디지털화를 어떻게 잘 이용하는 가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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