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 인터뷰:유튜브 크리에이터]⑨ 3인의 ‘주부 콘텐츠 제작자’, 스미홈트·가전주부·심방골주부
이지우 기자 | 기사작성 : 2018-07-0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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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유튜브 주부 편’에 참석한 주부 크리에이터들. (왼쪽부터) 박스미(스미홈트), 조성자(심방골주부), 최서영(가전주부) 씨. [사진=이지우 기자]

비전문가인 아마추어들은 전문가들과 달리 ‘쉬운 접근성’이 매력이다. 이 매력이 대중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 그렇다고 비전문가들은 그 위치에 안주하지 않는다. 전문가만큼의 열정과 노력이 그들에겐 무기가 되고 있다. 3년여 만에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 중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그렇다.
     
이미 스마트폰 보급으로 오래전부터 소비자와 유통 체계의 벽은 허물어지고 있다. 실제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는 매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 6월 기준으로 100만 구독자를 돌파한 국내 유튜브 채널은 30개 이상이며, 10만 구독자를 돌파한 채널은 460개 이상이다.
     
1년 전 100만 구독자 돌파 채널 17개, 10만 구독자 돌파 채널 260개 이상과 비교하면 각각 약 80% 증가한 수치다. 국내 100대 크리에이터 채널의 전체 시청 시간은 지난해 5월 대비 올해 5월 기준 140% 이상, 특히 해외에서의 시청시간은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 및 pc와 인터넷 보급률이 해외보다 높다는 강점을 고려할 때, 이제 겨우 3년밖에 되지 않은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다. 예컨대 스포츠 전공자가 취업이 안 된다면 스포츠 전공 해설로 유튜브 채널을 구축해 크리에이터가 되는 날도 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뷰티부문 유명 크리에이터’들은 1인 사업체를 방불케 한다. 물론 이미 뷰티 쪽은 산업이 과부화됐지만 다양한 장르가 이제 신생시장이 되고 있단 점에서 가능성은 무한하다. 뉴스투데이는 다양한 분야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만나 4차 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창직(Job creation)' 가능성을 모색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39년 차 베테랑 주부 조성자 씨, 꿀벌 키우다가 구독자 8만 명 요리채널 ‘심방골 주부’ 운영
 
아이 둘 엄마인 ‘스미홈트’ 박스미 씨, 홈트레이닝 방송으로 구독자 10만명…다이어트 식단 사업가로 발전
 
‘가전주부’ 최서영 씨, 결혼 후 아나운서 퇴직하고 전업주부 생활…IT제품 및 자동차 리뷰로 구독자 9만 4000명 확보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꿀벌을 키우고 벌과 함께 하는 생활이었다. 요즘은 밤에 시청자들이 써준 댓글을 보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겁다.”
 
주부 39년차 조성자 씨(61)는 충청도 한 시골에서 2년 전 처음 유튜브에 음식 레시피 동영상을 올리며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새 직업을 가졌다. 일과는 새벽에 농사일로 시작해 오후에 동영상 촬영을 하고 밤에는 시청자 댓글을 보며 마무리한다고 소개했다.
 
결혼으로 퇴사하거나, 아이를 낳고 육아를 시작한 ‘주부’들이 새로운 직업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찾고 있다. 핸드폰만 있으면 동영상 촬영이 집에서도 가능한 점에서 많은 여성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고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여성으로 자신의 이름을 찾아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4일 서울 강남구 소재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유튜브 주부 편’에는 박스미(스미홈트), 최서영(가전주부), 조성자(심방골 주부) 씨가 참석해 크리에이터를 시작하게 된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스미홈트’는 23살에 결혼해 올해 아이 둘을 가진 8년 차 주부로 홈트레이닝(일명 ‘홈트’) 채널을 운영 중이다. 채널을 운영한 지는 2년에 접어들었으며 작년에는 다이어트 식단과 그동안의 노하우를 담은 ‘스미홈트’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구독자 수는 10만 명으로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 수는 530만 회다.
 
‘가전주부’는 올해로 2년 차 접어든 주부로 전자제품에 관심이 많아 리뷰 채널을 시작했다. 현재 청소기, 냉장고, 드라이기 등 생활 밀착형 가전기기부터 자동차, 노트북 등 신제품 특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최서영 씨는 5년 전 아나운서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결혼 후 방송을 시작했다. 구독자 수는 9만4000명으로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 수는 1180만 회다.
 
‘심방골주부’는 39년 차 베테랑 주부로 오랫동안 농사와 꿀벌을 키워오다 2년 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시작했다. 기본 반찬부터 김치, 명절 음식 등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8만 명이며 전체 동영상 누적 조회 수는 2000만 회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 [사진=이지우 기자]

 
심방골주부…아침에 농사짓고 오후엔 방송 촬영

스미홈트…밤 12시 ‘달밤에 체조’, 미국에서 남편만 바라보던 삶에서
‘홈트 ’로 인생을 바꿔

가전주부…남편이 적극적으로 멘토 역할, 지금은 단골 방송 출연자로 변신

 
‘주부’는 집안 살림과 육아 등으로 개인 시간을 갖기 힘들다.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보통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취미생활로 시작한 직장인들이 겸업을 해오다가 자리 잡으면 퇴직 후 유튜브에 정착하는 편이다. 하지만 주부는 ‘퇴직’할 수 없는 평생 직장이다. 어떻게 ‘주부 크리에이터’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Q. 유튜브 시작 배경은?
 
A. 스미홈트: 미국에서 23살 때 결혼해 일찍 아이 둘을 낳고 육아만 몰두하다 보니 살이 쪄서 ‘나를 위한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재우고 달밤에 체조를 하면서 시작했다. 보통 밤 12시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살이 빠지고 몸매를 만들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엄마들이 어떻게 운동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다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더 전문적인 영상을 만들기 위해서 필라테스 자격증도 취득했다.
 
A. 심방골주부: 먼저 블로그에서 음식 레시피를 3년간 올려 왔다. 블로그는 글과 사진으로 제한적이라 아쉬움이 커서 막내아들 도움으로 동영상을 도전하게 됐다. 막내아들이 컴퓨터 전공이라 촬영, 편집을 도맡아 하고 지금까지 도와주고 있다.
 
A. 가전주부: 노트북이나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았다. 시승기, 사용기를 올려보고 싶었다. 노트북을 하나 구매했는데 국내에 리뷰가 없었다. 글로 올려도 되지만 한계가 있을 것 같아 동영상으로 소개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Q. 유튜브 크리에이터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A. 스미홈트: 미국에서 호텔경영학과를 전공하고 호텔리어가 꿈이었다. 하지만 23살 때 결혼한 후 아이를 가지면서 전업주부가 됐다.
 
A. 심방골주부: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꿀벌을 키우며 살아왔다.
 
A. 가전주부: 아나운서로 5년 정도 일을 하다가 결혼 후 2년 정도 지나서 유튜브를 했다.
 
Q. 주부가 되고 나서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가족들 반응은 어땠나.
 
A. 스미홈트: 친구도 가족도 없는 미국에서 결혼생활을 하다 보니 남편에게 전적으로 의지했는데 ‘홈트’에 빠져 스스로 도전하니 남편이 더 응원해줬다. 시댁은 ‘살림과 육아에 소홀해질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응원해준다.
 
A. 가전주부: 남편이 리뷰 관련해서 다른 관점으로 아이디어를 제공해주고 지금은 방송에 직접 출연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편이다.
 
Q. 유튜버로 활동하는 지금의 삶이 ‘전업주부’ 때랑 다를 것 같다. 일과는 어떤가.
 
A. 심방골주부: 시골이다 보니 새벽에 일찍 일어나 농사일로 시작하고 오후에는 레시피 정리해서 아들이랑 촬영하고 밤에는 시청자 댓글을 확인하고 상의한다. 댓글에 빠져 읽다 보면 잠이 부족하다.
 
A. 스미홈트: 과거 육아에만 집중할 때는 아이들 일과 위주로 내 일과가 움직였다. 지금 아이들 일과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않지만 아이들이 잠드는 밤에 영상을 만드는 등 나름대로 내 시간을 갖고 있다. 보통 새벽 3시에 영상 촬영 및 편집이 끝나고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주말은 가족들과 시간 보낸다.
 
Q. ‘주부’라는 점이 유튜브에 긍정적인 점은.
 
A. 심방골주부: 음식을 다루는 채널이다 보니 오랜 경력의 ‘주부’라는 점이 신뢰감을 주는 것 같다. 연륜도 한몫한 것 같다. 친정어머니랑 시어머니 음식 솜씨가 뛰어나셨다. 어머니의 음식을 맛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요리를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A. 가전주부: IT기기 리뷰도 있지만 주부들이 많이 공감할 실생활 정보도 많이 소개하고 있어 공감대를 얻기 쉬웠다.
 
Q. IT, 테크 분야 리뷰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분포해있다. 어떤 점에서 차별화됐다고 보나.
 
A. 가전주부: 전달력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IT기기 설명이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이 있는데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Q. 많은 제품을 소개하는데 구매 비용은.
 
A. 가전주부: 유튜브 리뷰 만을 위한 제품을 샀다면 부담이 됐을 텐데 IT기기 자체에 관심이 많은 성격이라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Q. 어떤 콘텐츠가 기억에 남나.
 
A. 가전주부: 제품이 궁금해서 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퀄리티가 좋다 해서 조회 수로 이어지진 않았다. 자동차 시승 리뷰를 찍었는데 조회 수는 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입냄새 제거’ 관련 가글과 같은 일반적인 제품과 예상 못한 콘텐츠에서 조회 수가 높게 나왔다.
 
A. 스미홈트: 2주, 4주, 100일, 20주 등 일정 기간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한 동영상이 기억에 남는다. 프로젝트를 짜는 것도 힘들었지만 1시간 동안 꾸준히 시청자들과 운동하는 시간을 맞춰 촬영했는데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다.
 
A. 심방골주부: ‘한국인 밥상’ 하면 ‘김치’가 필수다. ‘김치’에다 중점을 둔 동영상을 많이 제작했다. 액젓을 넣지 않고 만드는 비법, 적은 가족 수에 맞춰 ‘한 가구 한 포기 비법’ 등을 만들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Q. 콘텐츠 만들 때 고려하는 것은.
 
A. 심방골주부: 따라 하기 쉬워야 한다. 복잡한 과정과 양념이 많이 들어간다고 해서 음식이 맛있는 건 아니다. 기본 양념에 충실하게 하려고 한다. 레시피를 위해서 양념 재료 비율도 맞춰보고 TV 요리 프로그램도 챙겨본다.
 
Q. 영상을 주로 어떤 연령대 시청자들이 보나.
 
A. 심방골주부: 음식이다 보니 40대~60대 주부가 많고 신혼부부들도 요리를 배우기 위해 많이 보는 것 같다.
 
A. 가전주부: IT기기 등을 다루는 채널이다 보니 30~40대 남성분이 많은 듯하다. 청소기, 오븐, 미용기기일 경우 여성 시청자분들도 꽤 있다. 비율로 보자면 7대3 정도 된다.
 

▲ 심방골주부 채널 운영하는 조성자 씨가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지우 기자]


스미홈트, "산후우울증 겪었지만 자격증 취득하고 해부학 공부하며 자존감도 높여"
 
가전주부, “주부라고 살림, 음식 방송만 해야된다는 생각 버려야”

심방골주부, "내 수입은 나도 몰라"

Q. 유튜브가 자신에게 끼친 영향이 있다면.
 
A. 스미홈트: 자존감이 많이 상승했다. 결혼하고 육아하면서 누가 나에게 칭찬을 해준 적이 없다. 산후우울증도 겪었는데 자존감을 갖고 자격증 취득, 해부학 공부하면서 발전하는 모습에 누군가의 엄마가 아닌 ‘박스미’의 삶을 찾은 것 같다.
 
A. 가전주부: 나이가 들면서 인간관계도 좁아지고 마음이 점점 닫혔다. 하지만 유튜브 시작하면서 ‘잘한다’, ‘예쁘다’라는 말을 듣다 보니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의 문이 많이 열리게 됐다.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됐다.
 
Q. 유튜브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이 “곧 주부의 시대가 올 것이다”고 했다. 주부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하자면.
 
A. 가전주부: SNS에서 ‘제2의 가전주부가 되어야지’ 하는 글을 봤다. ‘주부’라고 해서 요리, 살림 관련 유튜브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부분에서 할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떠올리고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A. 심방골주부: 아들이 예전에 “유튜브는 시간을 갖고 좋아하는 것을 천천히 하면 된다”고 말했는데 맞는 말이다. 요리를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즐겁게 할 수 있었다.
 
A. 스미홈트: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카메라, 조명 등을 사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장비 없이 시작했다. 핸드폰을 둘째 아들 신발에 꽂아서 시작했다. 운동을 통해 다른 사람들도 몸을 만들고 살을 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만들었다. 내가 좋아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것, 반대로 나도 ‘보고 싶은’ 영상을 만들면 된다.
 
Q. 수익은 어떻게 되나.
 
A. 스미홈트: 용돈벌이 정도로 되는 듯한데, 31살의 직장인이 버는 것보다는 많이 버는 쪽에 속한다.
 
A. 심방골주부: 수입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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