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주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싫다

강이슬 기자 입력 : 2018.07.04 14:25 ㅣ 수정 : 2018.07.04 14:25

주부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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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소비자 가장 많아

대형마트 휴업일에 전통시장 매출 증가액은 60만원에 불과
 
대형마트의 ‘규제’는 전통시장 활성화 해법 아냐

정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폐지하고 전통시장 위한 '실효적 방안' 고민해야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나는 주부다. 평일엔 일하고 주말에 한 주 분량의 장을 본다. 주로 가까운 대형마트를 찾는다. 요즘처럼 더운 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은 무조건 대형마트로 향한다. 그러나 잊을만하면 꼭 한 번씩 그날에 걸린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다른 대형마트로 발길을 돌려도 장을 볼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
 
정부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야 소비자들이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으로 발을 돌린다고 하지만, 고백건대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걸린 나는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날은 내 지갑도 의무휴업이다. ‘아, 내일 다시 와야겠네.’
 
괜한 엄살이 아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니깐.
 
정부도 알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에 쇼핑을 어떻게 하냐는 설문조사에, ‘쇼핑을 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27.8%로 가장 많았다. ‘다른 대형마트를 찾아간다’와 ‘온라인 쇼핑을 한다’는 답변이 각기 13.1%, 8.9%를 차지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전통시장을 방문한다는 응답자는 12.4%에 그쳤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 일평균 매출액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도입된 지난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3년 동안 겨우 60만원 가량 늘어난 데 그쳤다. 3년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대형마트가 의무적으로 쉬었다고 해도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는 적었다.
 
정부의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는 실패한 셈이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전통시장 소비가 활성화되는 날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하는 날이 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의지를 꺾자는 게 아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는 엄연히 다른 쇼핑장소다. 전통시장만의 매력을 어떻게 끌어내 소비자를 되돌릴지를 고민하는 게 더 합리적이지 않을까. 전통시장 활성화가 대형마트의 문을 강제로 잠그는 것으로 해결한다는 건 정부의 착각이다. 정부도 이를 확인했지 않는가.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대형마트 월 2회 의무휴업 존폐에 대해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무휴업 규제 대상을 복합쇼핑몰, 아울렛, 백화점 등으로 더 늘릴지를 고민하고 있다. 규제 대상에 대해 고민을 할 시간에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우선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갈피를 못 잡는 사이, 소비자 지갑 의무휴업일만 더 많아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