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삼성전자 ‘AI 전초기지’가 한국 아닌 실리콘밸리 된 속사정

권하영 기자 입력 : 2018.06.14 17:45 |   수정 : 2018.06.14 17:45

삼성전자 ‘AI 전초기지’가 한국 아닌 실리콘밸리 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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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만들겠다는 삼성전자…정작 기술·인재 확보에 난관
 
국내 스타트업 인수는 단 1건,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5년간 75개 기업에 투자
 
‘AI 허브’ 되기엔 갈 길 먼 한국…정부 차원의 ‘인재양성·규제혁파’ 속도 내야
 
최근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동력이 인공지능(AI)을 향해 결집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각별한 신경을 쏟는 모습이다. 그의 석방 후 첫 공식 행보도 유럽과 캐나다의 AI 연구소를 살피는 것이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산업의 쌀’로 비유되는 AI 기술을 선점해,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듯하다.
 
그 첫 번째 포석이 바로 ‘글로벌 AI 거점’의 구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한국과 미국에 이어 올해 영국·캐나다·러시아에 차례로 AI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그중에서도 한국 센터는 전 세계 AI 연구의 ‘허브(Hub)’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었다. 미래 글로벌 AI 연구를 이끌 젊고 독창적인 혈류가 다름 아닌 한국을 중심으로 흐르게 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정작 한국에서 창의적인 AI 기술을 좀처럼 수혈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삼성전자가 AI 스타트업 투자를 위한 전용 펀드를 한국이 아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조성한 사실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그만큼 충분한 AI 기술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AI 챗봇 업체인 ‘플런티’를 인수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국내 스타트업 인수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최근 국내 600명 규모의 AI 연구 인력을 영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지만, 인재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의 AI 투자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산하에 있는 양대 혁신 조직인 ‘삼성넥스트’와 ‘삼성혁신전략센터(SSIC)’은 모두 실리콘밸리에 거점을 두고 있다. 그중 신기술 투자를 주도하는 삼성넥스트는 지난 5년간 75개 벤처기업에 투자했고, 총 16개 기업을 인수했다. 스타트업 인수 1건에 그치는 국내 상황과 비교할 수 없는 성과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국내외 온도 차는 한국의 AI 생태계가 그만큼 ‘척박한’ 수준임을 방증한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AI 연구를 주도하고 있음에도, 정작 국내 AI 연구 및 인재 여건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을 ‘글로벌 AI 허브’로 만들겠다는 삼성전자의 포부가 이루어지려면, 결국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협력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고, 관련한 규제 장벽을 해소하는 게 첫걸음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가 2022년까지 5000명 규모의 AI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비슷한 기간에 ‘AI 인재 10만 명 육성’을 공표한 중국이나 ‘4차 산업혁명 인재 5만 명 확보’ 등을 내건 일본 등 주변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규모다. 한국은 이미 AI 경쟁력에 있어 한참 늦어버린 나라다. 뒤처진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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