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서부개척시대 같은 약탈경제로 치닫는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멀웨어 거래사이트만 1만2000개
정우필 기자 | 기사작성 : 2018-06-12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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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화폐 거래소를 겨냥한 해킹이 급증하고 있다. ⓒ픽사베이

(뉴스투데이=정우필기자) “총만 안 들었다 뿐이지, 마치 서부개척시대 갱들처럼 지금 해커들은 전세계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를 털려고 혈안이 돼 있습니다.”(가상화폐 블로거 채드 웨스트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치가 오르는 것과 비례해서 가상화폐 매매를 중개하는 거래소를 겨냥한 해킹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중에는 가상화폐 시대의 가장 각광받는 직업은 해커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더 과감해진 공세에 올들어 11억달러 상당 가상화폐 탈취당해= 12일 CNBC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를 겨냥한 해커들의 공격이 늘어나면서 올 들어서만 11억달러의 가상화폐가 도난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27일 일본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체크(Coincheck)는 해킹공격으로 580억엔 규모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 코인을 잃어버렸다. 당시 환율로 한화 5700억원에 달했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도 채 안돼 이번에는 이탈리아에서 대형 해킹사건이 발생했다. 이탈리아 거래소인 비트그레일(BitGrail)에서 신생 가상화폐의 하나인 나노(Nano) 1700만개가 무단 인출된 것이다. 무단 인출된 나노의 당시 가치는 1억7000만달러(1850억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두 건의 대형 해킹사건 외에도 거래소가 털렸다는 크고 작은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일 군소거래소인 코인레일이 해킹을 당해 400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잃어버렸다. 국내에서는 세번째 발생한 사건이지만 피해규모면에서는 가장 컸다.

거래소에 대한 해킹은 지난 2014년 일본의 최대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 사건이 시초였다. 당시 탈취당한 비트코인은 65만개로 그 때 시세로는 4억7300만달러였지만 지금 시세로 환산하면 50억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마운트곡스 사례는 해킹에 성공만 하면 대박을 얻을 수 있다는 그릇된 확신을 심어줬다. 이후 거래소를 겨냥한 해킹은 간헐적으로 이뤄지다 지난해 말 가상화폐 시세가 폭발하자 올들어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가상화폐 시장 성장과 함께 해킹범죄 시장도 덩달아 커져= 수천억 원에 달하는 해킹범죄의 잇단 성공신화(?)는 해커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잡히지만 않는다면 일반인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만져보기 힘든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환상이 해커들을 범죄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보안회사인 카본블랙에 따르면 가상화폐 해킹범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악성소프트웨어(멀웨어)는 최근 불법거래사이트 등을 통해 670만달러나 팔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같은 불법사이트는 전세계적으로 1만2000개에 달하고 관련자 수만 3만4000명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값도 천차만별로 싸구려 멀웨어는 1달러에서 비싼 것은 수천 달러를 호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 큰 문제는 별다른 죄의식 없이 이런 멀웨어를 판매하고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해킹은 컴퓨터 실력이 뛰어난 일부 특별한 재능을 소유한 프로들의 세계라고 인식됐지만 지금은 약간의 컴퓨터 지식만 갖고 있어도 프로그램을 잘만 이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범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보안에서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군소거래소들이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 거래소의 특징은 해킹이 힘든 콜드월렛보다는 인터넷에 직접 연결돼 있어 해킹에 취약한 핫월렛에 가상화폐를 보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격은 치밀한 준비 끝에 단행되며 일단 시작되면 순식간에 공격이 끝나버려 피해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늦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해도 해커의 실체가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해커들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떠오르는 엘도라도(황금도시)로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우필 기자 missoutiger95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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