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운암의 속살속살]제2, 제3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나와야
오운암 사장 | 기사작성 : 2018-06-08 10:20   (기사수정: 2018-06-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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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운암 뉴스투데이 사장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오운암)
 
1987년 ‘아오지 탄광’으로 불렸던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한국경제 중추돼
 
반도체 · 스마트폰 이후 한국 경제의 미래를 바이오·의약 산업에서 찾아야
 
지금부터 45년 전인 1973년, 필자가 서울에서 중학교 1학년을 다닐 때다.
 
당시 기술담당 선생님께서 “앞으로 반도체라는 것이 나타나 전 산업분야에 적용되어 쓰이게 되고 인류생활에도 큰 변화가 올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귀에 생생하다.
 
당시에는 반도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해서 무슨 뜻인지 잘 몰랐다. 필자가 군대를 다녀와 대학교를 졸업하고 반도체공장을 막 짓기 시작한 삼성그룹에 입사했을 때인 1987년에도 반도체라는 단어는 낯설었다.
 
당시만 해도 삼성그룹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지원희망 회사 중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잇따른 공장 건설을 하랴,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뒤쳐진 기술을 따라잡으랴 밤낮없이 바쁘게 돌아가서 ‘아오지 탄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누구나 기피했던 관계사였다.
 
반도체회사에 다닌다면 무슨 혁대 만드는 회사냐고 물을 정도였다.
 
그랬던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1992년부터의 성장기를 지나 1998년부터 지금까지의 성숙기를 맞아 세계의 반도체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시장을 석권하며 국가경제적으로도 크나큰 기여를 해온 턱에 우리 세대는 최소 20여 년간 그 혜택을 음으로 양으로 받아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왔던 반도체·휴대폰 산업이 중국 등 경쟁국에 밀려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스마트폰 ·AI ·빅데이터 등 분야에 수백조 원 투자해 ‘중국몽(中國夢)’실현 중
 
2018년 현재, 반도체·스마트폰처럼 대한민국 후손들이 20년, 30년 후에 혜택을 볼 미래 먹거리 산업은 무엇일까? 
 
인근 중국은 ‘중국몽(中國夢)’을 외치며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을 맞는 오는 2049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세계최강국이 되기 위해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굴기에 정부 차원에서 200조 원을 지원하는 등 스마트폰,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수백조 원을 쏟아 붓고 있다.
 
중국보다 재원이 제한된 한국은 모든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 어렵다.
 
우리가 수 십 년간 직접 경험한 반도체산업의 성공 경험을 살려 한 분야에서라도 국가적인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그게 바로 바이오·의약산업이다. 바이오·의약 산업은 선진국과 비교해 출발이 한참 늦었지만, 관련업계의 노력으로 지금은 어느 정도 기반을 닦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산업의 성공요인을 분석해볼 때 능히 한국의 미래 먹거리용 차세대 산업으로 도전해볼만 하다. 
 
 
제약·의약은 '100세 시대'의 핵심 산업…스위스의 성장동력은 바이오 ·의약 산업
 
선진국은 이미 제약·의약 산업의 역사가 1840년대까지 17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1867년 창업한 독일 바이엘은 1899년 아스피린 개발로 세계적인 대박을 터뜨렸고 최근에는 미국의 최대 종자 기업인 몬산토까지 67조 원에 인수하여 글로벌 최대의 제약, 농·화학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세계 150여개 국에 12만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며 오랜 세월 동안 축적된 독보적인 기술과 노하우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고(2017년 매출 44조 원) 나름 세계 인류의 건강과 편리, 행복에 이바지하고 있다.
 
국내 제약 산업의 역사가 제조업의 구색을 갖춘 게 1960년대라고 봤을 때 선진국과의 출발이 120여 년 차이가 나고 그나마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의 역사는 불과 몇 년 밖에 되지 않는 실정이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8만 달러인 스위스의 성장 동력은 시계 산업, 기계전자 산업이 아닌 수출비중 30%를 차지하고 있는 노바티스와 로슈그룹이 주도하는 바이오·의약 산업이다.
 
벨기에는 우리나라 경기도 크기에 불과하지만, 국가 전체 연구개발(R&D) 투자의 40%에 달하는 15억 유로(약 2조 원)를 제약산업 R&D에 쏟아 부을 정도로 제약 강국이고 글로벌 30위권 제약사 중 29곳이 이 나라에 R&D센터와 지사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문재인 정부 들어 100대 국정과제 중 미래형 신산업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을 포함시키기는 했지만, 아직 정부 차원의 집중화된 지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고 있다. 설령 가시화 돼 봤자 그 지원 여력 또한 미미할 것이다.
 
재원은 적고 할 일은 많아(100대 국정과제) 여기까지 정부의 집중된 힘을 보여주지 못할 바에야 중국의 굴기 차원의 지원은 안되더라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과감하게 민간과 해외의 투자를 유도하고 연구개발, 세제지원, 인하가 기간 단축 등 각종 규제철폐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처럼 바이오·의약 산업의 미래는 밝고 우리 후손들이 최소 수십 년간 혜택을 볼 먹거리 산업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글로벌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치고 이제 태동기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바이오·의약 산업은 우리 후손들이 혜택을 볼 대표적 ‘미래몽(未來夢)’ 산업
 
대기업의 집중투자 및 오너체제의 신속한 의사결정 등 한국 반도체 신화의 동력을 교훈 삼아야 
 
어떻게 하면 선진 기업과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까?
 
그 해결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성공요인에서 찾아보고 정부, 관계부처, 경제 산업계가 모두 나서보자.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한국 반도체 업계가 단기간에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성공요인은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시장규모가 크고 성장성이 높아 대량생산의 장점이 있으며 대기업이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메모리 분야에 초기 집중함으로써 후발자로서의격차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었다.
 
바이오·의약산업은 시장규모와 성장성이 반도체보다 더 크다.
 
세계 의약품 전체 시장은 2016년에 이미 반도체 시장인 370조 원보다 세 배가 넘는 1200조 원 규모이고 계속 성장하여 오는 2022년에는 18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중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0%에서 2022년 50%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세계인구 고령화에 따른 신종질병 치료와 웰빙(well-being), 웰에이징(well-aging) 여파로 충분히 가능한 애기다.
 
국내 대기업이 집중할 수 있는 바이오·의약 품목을 꾸준히 발굴해서 대규모 투자와 연구를 집중시킨다면 빠른 시간 내에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반도체 연구개발에서는 초기부터 정부의 협조 하에 기업 간 상호협력체제를 구축하였다. 1986년 당시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 3사가 반도체연구조합을 결성하고 이 때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3사의 혼연일치된 공동연구를 통해 선진국의 기술을 조기에 따라잡을 수 있었다.
 
국내 바이오·의약업계도 한발 앞서있는 기업들끼리 관련 선진 정보와 기술의 교류 등을 통해 임상진행과 연구개발의 시너지를 높여나가고 정부에서는 기업간 공동연구를 견인하고 세제지원과 함께 관련 인허가 절차도 최대로 간소화하는 등, 파격적인 지원 조치가 따른다면  선진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과감하게 내릴 수 있는 오너경영체제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였다는 점이다. 반도체산업은 투자규모가 막대하고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아 그 때 그 때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했고 오너체제의 국내 기업들은 이에 잘 대응해 왔다.
 
바이오·의약 산업도 신약 하나 개발하여 출시하는데 평균 14년의 기간과 2조 7000억 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국내 제약업계의 역사가 짦지는 않지만, 아직 신약 부문에서 성과를 크게 내지 못하는 이유다. 
 
국내에선 그나마 2002년에 셀트리온이, 2011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량생산단지를 갖추고 세계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국내의 내로라하는 제약사에 30여 년간 근무하다가 작년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대학 교수로 있는 한 지인은 필자에게 “삼성이 대단하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고 7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전문가와 기술자들을 송도에 끌어모으고, 대규모 생산공장과 연구시설을 잇달아 짓고, 이건 삼성이니까 가능한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국내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제품의 일부인 바이오시밀러 분야뿐 아니라 생명공학 등 다른 분야에서도 글로벌 규모의 제 2, 제 3의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계속해서 나오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정부, 적극적 규제 개혁 등으로 한국몽(夢)은 고사하고 ‘미래 먹거리몽(夢)’ 하나라도 키워내야
 
20년, 30년 전에 국내 화학 대기업들이 단순한 범용제품의 생산·판매에서 벗어나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쳐진 정밀화학, 신소재, 의약, 바이오 등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진입하려고 했을 때, 물론 대규모 투자에 따른 리스크 문제도 있었고 기술력이 휠씬 앞선 선진국들의 불리한 제휴 조건 등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국내 내부적으로 대기업 특혜 논란, 중소기업고유업종 침해 논란, 관련 인하가 등등의 내부 규제로 이 분야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진입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그 때 정부차원에서 제반 규제를 확 풀고 육성책을 아끼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의 의약·바이오 산업은 반도체·휴대폰 산업처럼 오늘 날 세계적으로 우뚝 선 고부가 첨단산업으로 발전하여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국민들의 소득향상은 물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확신한다.
 
아직 늦지 않았다. 바이오·의약 산업은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건강과 생명, 행복을 위해 영원히 지속되는 미래 유망 산업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30년 후인 2048년 대한민국정부수립 100주년을 대비한 ‘한국몽(韓國夢)’은 고사하더라도 미래 먹거리몽(夢) 하나에라도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나가자.
 
그동안 우리 세대가 반도체·스마트폰 덕분에 많은 혜택을 누렸던 것처럼  그 때 우리 후손들이 글로벌 바이오·의약산업 국가로 도약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 결실의 혜택을 맘껏 누리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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