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배당 역대 최대” 삼성전자·현대차 흔든 엘리엇은 얼마 벌었나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6-05 18:23   (기사수정: 2018-06-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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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4월 해외 배당지급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 폭은 지난해 동기보다 51.8% 급감해 6년 만에 최소치였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전자 및 현대차그룹 주주가치 제고 요구를 통해 거액의 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은 엘리엇의 폴 싱어 회장  ⓒ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지난 4월 배당 지급액 75억 7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외국인에게 지급하는 해외배당 증가가 원인
 
美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구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하며 최대 1조원대 수익 관측
 
현대자동차 지배구조 개편안 반대하며 배당액 서너배 증액 및 자사주 소각 등 ‘현금 털기’
 
외국인 주주비율 52%인 삼성전자, 지난해 외국인 실질주주 배당금 1조7786억 원 지급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인 배당소득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4월 배당지급액은 75억7000만 달러로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 폭은 지난해 동기보다 51.8% 급감해 6년 만에 최소치였다. 그 결과 이자와 배당소득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역대 최대 손실인 58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번 소득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번 소득이 더 크다는 얘기다.
 
해외배당이 급증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통상 4월은 ‘배당 시즌’이라는 계절적 영향도 있고, 그만큼 외국인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소위 ‘기업사냥꾼’으로 불리는 공격적인 해외 투자가들에 취약하다는 점을 들기도 한다. 이들이 주로 기업에 요구하는 단기 현금 배당이 최근까지 급증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다. ‘헤지펀드’는 단기 이익을 목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그중에서도 엘리엇과 같은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투자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요구한다.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 삼아 주주들의 배당을 높이라고 요구하거나, 자사주 소각을 부추겨 주가를 키운 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게 일반적이다. 속칭 그룹의 현금을 털어가는 수법이다.
 
실제로 엘리엇은 지난 수년간 삼성그룹의 경영현안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상당한 차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대 1조 원에 육박하는 수익을 거뒀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엘리엇은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 주식 보유 사실을 밝히며 합병에 반대했다. 합병 조건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결정됐다는 이유였다. 엘리엇은 이를 공격 삼아 이듬해 10월 삼성전자 주식 보유 사실까지 알리며 △ 삼성전자 분할 △ 자사주 전량 소각 △ 30조 원 특별배당 등을 요구했다.
 
삼성전자는 결국 엘리엇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다음 해인 2017년 4월 자사주 전량 소각을 발표했다. 이 결과 엘리엇이 경영에 개입하기 전까지 161만 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소각 결정 이후 220~230만 원대로 뛰었다. 엘리엇은 이 사이 평가차익만 40% 이상을 득 본 셈이다. 증권업계는 이때 엘리엇이 최소 4000억 원에서 최대 90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한다.
 
엘리엇의 이러한 ‘현금 털기’ 수법은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다시금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엘리엇은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 삼아 현대차의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하면서 동시에 배당 증액을 요구했다. 지난해 배당총액인 1조800억 원(현대차), 3207억 원(모비스)을 크게 웃도는 7~8조 원대 배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배당성향도 지난 3년 평균인 20% 수준에서 40~50%로 높일 것을 제안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엘리엇의 배당 증액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을 완수해야 하는 현대차로서는 엘리엇의 공세를 무마하기 위해 최대한 주주들을 달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현대차가 엘리엇이 요구한 대로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해외배당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현실 속에 이러한 외국 투기 자본의 접근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주주 비율은 52%에 달하며, 현대차와 기아차의 외국인 지분율 역시 각각 45.17%와 37.47%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외국인 실질주주에게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인 1조7786억 원을 지급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엘리엇이 과거 삼성전자에 이어 이번에는 현대차그룹에 대해 단 1.4%의 지분만으로 경영현안을 주무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매해 외국인 투자자들이 벌어가는 배당금은 커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차등의결권 제도나 포이즌필을 통해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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