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금융당국의 태만, 사고뭉치 ‘무차입공매도’ 사실상 방치
송은호 기자 | 기사작성 : 2018-06-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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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골드만삭스 공매도 미결제 사고 발생…60억 원어치 주식 결제 밀려
 
주식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한 ‘무차입공매도’ 의혹…또다시 공매도 폐지 여론 들끓어
 
주식을 미리 빌렸는지 여부 검증 안 하는 시스템 탓…금융당국의 신속한 대응 요구돼
 
(뉴스투데이=송은호 기자)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무차입공매도가 의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은 30일 공매도 주문을 냈는데, 이 중 일부인 약 60억 원어치 상당의 주식 138만 7968주에 대한 결제를 제때 이행하지 못했다.
 
골드만삭스의 미결제 사고는 주식을 미리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 주문을 넣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허점으로 발생한 삼성증권 사고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두 사고 모두 법적으로 금지된 ‘무차입공매도’가 실제로는 쉽게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는 자본시장법으로 미리 가상의 주식을 팔고 이틀 뒤인 결제일에 주식을 빌리거나 다시 사들인 주식으로 반환하는 ‘무차입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시스템적으로 무차입공매도를 막을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는 T 2(3영업일) 결제 방식으로 주식을 사거나 판 날에서 2영업일 후에 결제가 이뤄진다. 무차입공매도와 법적으로 허용된 차입공매도의 차이는 바로 공매도할 주식을 미리 빌렸냐 안빌렸냐인데, 그에 대한 검증을 하지 않는 시스템이 사고의 결정적 원인이다. 결제는 주식 공매도 후 이틀 뒤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 제도에는 무차입공매도가 발생할 큰 허점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허점이 있다고 해서 많은 이들이 무차입공매도를 하진 않는다”면서 “대부분이 공매도를 진행할 때, 미리 주식을 빌린 후에 차입공매도를 하지만 ‘오전에 공매도 주문을 넣고 오후에 사들이면 되지’라는 식으로 공매도를 진행하는 이들이 소수 존재한다”라고 전했다.
 
공매도는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주가 거품을 조정하는 등의 순기능이 존재하므로 공매도 자체를 없애는 것은 교각살우를 범하는 일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이 같은 입장은 개미 투자자 입장에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매도 제도를 유지하려면, 시스템적으로 무차입공매도를 막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 이와 관련해 공매도 시 주식 차입을 철저히 확인하고 주식 잔고를 점검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개선안을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사고가 터지면서 현 공매도 시스템은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조금 더 속도를 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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