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66) 日정부 100세 시대 앞두고 연금지급시기 68세로 상향 움직임에 국민분노 폭발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5-25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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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지급이 68세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일본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일러스트야

일본재무성, 후생연금 지급시기 68세로 상향 적극검토

(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재무성이 우리나라로 치면 국민연금에 해당하는 후생연금의 지급개시 연령을 상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서 일본 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현재도 65세까지 지급시점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중이지만 이를 68세까지 늘리겠다는 안을 제시하면서 일본인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정부의 사회보장비용 부담이 급증함에 따라 연금제도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온라인상에서는 ‘연금만은 놔둬라’, ‘노후의 절망이 벌써 느껴진다’ 등의 반발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재무성으로서는 이미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각과 관련한 공문서 위조문제에 후쿠다 준이지 차관의 성희롱 발언과 사임까지 터진 상황에서 연금문제마저 국민들의 비난이 집중되자 쩔쩔 매는 모습이 역력하다.

연금문제의 발단은 4월 11일에 열린 ‘재정제도 심의회의’였다. 이 날의 심의주제 중 하나였던 사회보장제도개혁과 관련하여 재무성 담당자는 65세로 상향하고 있는 연금지급개시 연령에 대해 ‘(지급개시 연령을) 더욱 끌어올려야만 한다’고 발언했다.

재무성은 앞으로 다가올 100세 시대에는 연금재정이 악화되어 세대별 연금지급액이 저하될 것이라 예측. 특히 베이비붐에 해당하는 단카이(団塊)세대들의 자식들인 단카이 주니어세대가 2035년이면 65세에 접어들기 때문에 조기에 지급개시 연령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한 유럽 주요 국가들이 67,8세에 연금을 지급하는 사례를 들며 일본도 68세로 상향하는 안을 제시했다. 동시에 평균수명이 늘면서 고령취업과 보험료납부도 늘고 있기 때문에 연금수급에 따른 생활수준이 상승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상승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찬반양론으로 나뉘었다. ‘지급개시 연령문제는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피할 수 없다’, ‘일본은 연금의 지급개시 연령이 낮고 수급기간이 길다’며 재무성을 지지하는 의견이 있는가하면 ‘65세 수급을 기대했지만 지급연령 상승으로 인해 연금수령 총액이 감소하는 불이익을 받는 세대도 있을 것이다’라는 신중한 의견도 나왔다.


국민반발 신경쓰면서도 추진강행 택한 일본 정부

한편 인터넷에서는 트위터를 중심으로 반발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한 사용자는 ‘고령사회라고 해서 늙어도 건강한 것은 아니다. 연금을 받을 서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도 부당하다’며 재무성을 비난했다. ‘68세는 커녕 60세까지 일하는 것도 정신적으로 버티기 힘들다. 고령자가 됐을 때 사회에 내가 있을 곳이 있을까’라는 비통한 트윗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일본 국민들의 반발에서 한발 물러나 객관적으로 판단하면 매년 연금예산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다. 1970년 일본정부의 사회보장비용 총액은 3조 5000억 엔이었고 그 중 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4.3%인 9000억 엔이었다.

이 비용은 2017년 기준으로 총액 120조 4000억 엔, 연금비중은 47.1%인 56조 7000억 엔으로 폭증했다. 같은 기간 신입사원 연봉은 5배도 오르지 않았지만 연금예산만 63배 증가했다. 고령화에 따라 앞으로도 관련예산이 증가할 것을 생각하면 연금제도의 재검토는 사실상 피할 수 없다.

다만 연금개시연령의 재검토를 추진해야만 하는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과 공문서 위조문제, 후쿠다 전 차관의 성희롱 문제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연일 매스컴을 통해 밝혀지는 의혹과 비난 속에서 국민들에게 더한 고통을 안기는 논의가 계획대로 진행되리라고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6월로 예정된 새로운 재정건전화 계획에 얼마나 반영될지도 미지수다.

재무성도 이를 의식했는지 지급개시연령 상향을 제안했음에도 ‘개인의 인생설계나 기업의 고용방식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기간을 갖고 실시할 필요가 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겉으로는 신중한 척하면서 실제로는 회의에 안건을 올리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비난의 강도는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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