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회장 ③철학: ‘레드오션’ 성공전략은 ‘레드 퀸 효과’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05-2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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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백화점 그룹 정지선 회장 [사진=민정진 화백]

쫓기는 영양과 추격하는 치타의 경쟁은 발전을 낳는다는 ‘레드 퀸 효과’ 강조

‘대형 복합몰’ 시장의 후발주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 두 배의 노력으로 1년만에 백화점 최고 매출 기록...사업성 검토부터 콘셉트 구상까지 정 회장이 관여한 결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처럼 외부 노출이 드문 리더의 ‘신년사’는 그룹의 방향성을 압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모든 백화점 업계가 그렇겠지만, 현대백화점에게 올해는 특히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는 시점이다.
  
현재 백화점 업계가 잡을 수 있는 기회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 시장이다. 2017년 상반기부터 이어져 왔던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해제되면서 백화점 업계는 다시 중국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됐다. 다음은 대형 복합몰이다. 온라인 시장의 활성화로 완전히 패배한 것처럼 보였던 오프라인 시장은 ‘체험형 복합 매장’의 인기와 함께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이러한 시장의 흐름에 재빠르게 반응할 때, 정 회장도 2010년에 선포한 바 있는 ‘비전2020(2020년까지 매출 20조 원, 경상이익 2조 원, 현금성 자산 8조 원 달성)’의 가닥을 명확히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 신년사에서 정 회장은 어떤 ‘경영철학’을 내비쳤을까.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렸던 2018년 시무식에서 정 회장은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레드 퀸 효과’를 언급했다.
 
레드 퀸 효과란 영국 작가 루이스 캐럴의 동화 ‘거울 나라의 앨리스’에 나온 것으로, 살기 위해 도망치는 영양과 그런 영양을 뒤쫓는 치타가 서로를 자극해 더욱 빨리 달릴 수 있도록 진화했듯이 적절한 경쟁은 사회를 발전시킨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위와 같은 정 회장의 경영철학의 실사례는 지난 2015년에 개장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롯데몰 대구점이 2011년에 개점하고 스타필드 하남점이 2016년에 개점하는 등 백화점 업계가 앞다퉈 대형 복합몰 시장에 뛰어들던 시기, 현대백화점 판교점도 2015년에 개점했다.
 
이중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성적은 가장 주목할만했다. 판교점은 개점 1000일 만에 수도권 인구의 3배 정도인 7740만 명이 방문했으며, 매출은 전국 백화점 개점 1년 차 매출 기록 중 최고치인 7500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개점 이전 10년 동안 현대백화점은 신규 매장 출점을 전혀 하지 않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판교점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판교점은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 식품관 △보테가베네타, 생로랑, 멀버리 등 경기 남부 상권에 처음 선보이거나 최대 규모의 매장을 갖춘 명품 브랜드 매장 △지역 최초의 4D·3D 영화관 등의 전략으로 젊은 세대를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은 업계 평균인 30% 내외보다 훨씬 높은 41%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판교점의 사업성 검토부터 콘셉트 구상까지 정지선 회장이 적극 관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른바 ‘레드오션’으로 판단해 회피할 수도 있는 시장에 뛰어들어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낸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성공 사례는 정 회장의 철학이 주효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신세계·롯데·현대 중 현대백화점은 가장 늦게 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16년 12월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내기 위해 준비를 시작하자마자 사드 보복 사태를 맞으며 제동이 걸렸다.
  
올해 한중 관계가 완화되면서 현대백화점은 다시 면세점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말까지 무역센터점 시내면세점을 약 1만 평 규모로 오픈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이나 입점 브랜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정 회장이 올해 ‘두 배 이상 노력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백화점의 면세점 사업 또한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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