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환의 좌충우돌] 정부와 학교가 망치는 대한민국 교육
정성환 부사장 | 기사작성 : 2018-05-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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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 정성환 부사장 ⓒ뉴스투데이

 
한국 교육의 현주소, 수학 못하는 학생에게 수학 학원 ‘선행학습’ 권하는 선생님
 
선진국 교육은 ‘다양한 해답’을 인정, 한국 교육은 하나의 정답만을 강요
 
교육제도 변화 때마다 불확실성 커져 학생과 학부모를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아
 
정부, ‘사교육 탓’ 이제 그만하고 ‘미래 인재’ 길러낼 백년대계 마련해야
  
(뉴스투데이=정성환)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담임이 학부모에게 카톡을 보낸다.
 
“영철 어머님. 영철이가 오늘 수학시간에 시험을 보았는데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네요. 공부를 시키셔야 할 것 같아요”.  
 
영철 엄마는 이렇게 대답한다.  “아 네. 저희 애가 그렇군요. 좀 더 신경쓰겠습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선생님과 학부모의 대화로 이해가 된다.
 
그런데 선생님이 한 마디를 덧붙인다. “영철이는 제가 알기로 따로 선행학습을 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학교 근처에 00학원에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니니 보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영철 엄마는 반문한다. “학교에서 선생님이 가르쳐 주시면 되지 왜 학원에 보내야 하는지요.”
 
그러나 선생님은 포기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하고 있어 거기에 진도 맞추고 있으니 영철이도 학원 보내세요.”
 
이상은 슬프게도 실제 사례이다. 모든 학교가 이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 학생이 겪고 있는 교실 풍경의 단면이다. 
 
공부란 무엇일까 . 공부(工夫)는 사전적 의미로 학문이나 기술을 배우고 익힌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공부는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을 ‘닥치고 외우고’ 학습지를 반복해서 풀어 정답을 맞추는 것이다. 
 
같은 공부이지만 영어의 ‘study’는  여럿이 모여 연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학교에서 꼼짝하지 않고 외우는 것이 아닌 재미난 주제를 다양한 토론을 통해 다양한 경로를 거쳐 결과를 도출하는 배우는 즐거움을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와 선진국은 왜 공부에 대한 인식이 다를까.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잘못을 넘겨야 하나?
 
그럴 수 없다. 교육체제는 어른들이 만들고, 아이들은 교육체제 속에서 살아갈 뿐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는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정부, 학교의 무책임이다. 
 
학교에서 더 이상 배울게 없다는 자조적인 학생들의 얘기는 가슴 아프다.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해오니 선생님은 학생들이 이해여부와 무관하게 수업을 하고, 시험을 보고, 내신을 산출해 학생을 관리하면 된다.
 
시험은 학생들이 배운 것을 테스트하기 위한 목적을 갖는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선진국의 시험 유형은 다르다. 선진국은 문제에 획일화된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가능성 있고 창의적인 의견도 인정받고 존중받는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한 문제에 유일한 정답을 골라 점수가 높으면 우수한 학생으로 인정받는다. 
 
그 결과 선생님들에게 질문하는 학생이 드물다. “왜”라는 궁금증도 “내 생각은 다르다”는 반론도 없는 ‘바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결과만 가르쳐주는 학교에서 다양한 답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과 토론을 요청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가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안일한 교육 정책이다. 변화를 시도할 때마다 더 큰 혼란을 유발하고 사교육을 키우고 있다. 
 
수험생을 둔 부모님들은 알겠지만 입시제도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학교에서 바뀐 제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도 없다. 결국 고액을 들여 컨설팅을 받는 것이다. 
 
한 마디로 입시제도 변화는 언제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공포심을 일으켜 그들을 사교육시장에 내 몰고 있다. 
 
정부는 사교육을 비난할게 아니라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는 현재의 교육제도 및 입시제도에 대해 근본적인 백년대계를 가지고 개혁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제도를 바꿀 때마다 사교육 시장은 더 커진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고, 이번에는 시간이 더 소요되더라도 좋으니 미래의 인재를 길러낼 올바른 교육정책을 내놓았으면 좋겠다 
 
한국의 부모님들도 “우리 자식들이 경쟁에서 이겨 최고 명문학교, 초일류 기업에 진출하여 자신뿐만 아니라 가문의 우월성을 보여주라”고 내몰게 아니다. 사회에 도움이 되고 국가에 이바지하고 배움에서 기쁨을 느끼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 올바른 사회성을 가진 사람으로 이끌었으면 한다.  
 
정부나 학교가 변하기 쉽지 않다면 부모들이라도 자기 자식이 스스로 연구하고 ,생각하고, 두려움 없이 자기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필자도 부모로서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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