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특집: 끝나지 않은 마운트곡스 해킹 악몽]② 시장에 이미 풀린 범죄수익 70억달러어치 비트코인
정우필 기자 | 기사작성 : 2018-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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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금세탁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의해 폐쇄된 BTC-e 사이트. ⓒBTC-e

가상화폐 역사상 최악의 해킹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일본 마운트곡스(mt.gox) 거래소 해킹사건이 일어난 지 4년이 넘었지만 마운트곡스 사건은 여전히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당시 도난당한 비트코인에 대한 추적이 여전히 진행중이고, 파산과정에서 남은 막대한 비트코인 처분문제가 아직도 가상화폐 시장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풀리지 않는 마운트곡스 해킹사건의 미스터리와 사건 이후 지금까지의 진행과정 등을 짚어본다.<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우필/송은호기자) 마운트곡스 비트코인 도난사건이 발생하고 3년이 지난 2017년 그리스 경찰은 알렉산더 비닉이란 러시아인을 체포했다. 자금세탁혐의로 체포된 비닉은 마운트곡스 해킹사건과 연관이 있는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마운트곡스에서 도난당한 비트코인의 상당량이 비닉의 가상화폐(암호화폐)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해킹 배후로 떠오른 영국회사와 러시아인 브로커= 마운트곡스 해킹사건은 일본에서 일어났지만 미국은 이에 대한 수사를 꾸준히 벌여왔다. 비트코인 개수로 65만개, 당시 시세로는 5000억원에 달하는 규모이지만 지금 시세로는 70억달러(7조6000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초대형 사건이기 때문이다.

수조 원의 돈이 자금세탁을 거쳐 테러자금이나 범죄에 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수사당국의 판단이다.

사건을 쫓던 미국 FBI(연방수사국)는 영국에 등록돼 있던 BTC-e라는 회사에 주목했다. 올웨이즈 이피션트(Always Efficient LLC)라는 회사가 운영하는 BTC-e는 거래소라기 보다는 단순히 가상화폐의 거래를 주선하는 휍플랫폼 형태의 회사였다.

FBI는 BTC-e가 가상화폐를 활용한 자금세탁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그 배후를 추적했다.

영국 상법에 따르면 모든 회사는 회사를 통제하는 주요인물(PWSC)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TC-e를 운영하는 올웨이즈 이피션트는 주요인물로 안드레이 자카로프라는 사람을 내세웠는데, 러시아당국의 조사결과, 그는 모스크바의 한 나이트클럽 DJ였다.

자카로프는 자신은 BTC-e를 전혀 모르며 아무 관련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시점에 새로운 용의자가 나타났는데 그는 BTC-e 운영자로 알려진 러시아 국적의 알렉산더 비닉이었다. FBI는 비닉이 마운트곡스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중 53만개를 다른 거래소를 통해 세탁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비닉은 2017년 그리스에 휴가를 왔다가 FBI로부터 수사협조를 요청 받은 그리스경찰에 의해 자금세탁 혐의로 체포됐다.

미국 연방검찰은 마운트곡스에서 도난된 비트코인에 대한 불법자금세탁 주범으로 비닉을 지목하고 그를 다른 공범 5명과 함께 기소하면서 그리스정부에 범인인도를 요청했다. 비슷한 시기에 러시아당국도 자국민에 대한 관할권을 이유로 비닉에 대한 송환을 요청했지만 그리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비닉을 미국으로 추방하라는 취지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라진 비트코인 대부분이 이미 처분된 것으로 추정= 영국 BBC는 마운트곡스에서 도난된 비트코인의 상당량이 이미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현금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자금세탁은 주로 BTC-e 휍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FBI 역시 마운트곡스에서 사라진 비트코인의 상당량이 비닉 소유의 가상화폐 지갑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BTC-e를 통해 불법적으로 세탁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비닉은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BBC에 전한 서신에서 “BTC-e 자체가 돈의 출처를 규명할 수 있는 기능이 없을뿐더러 불법적인 가상화폐 거래는 관여한 적이 없다”며 자신이 불법적인 자금세탁의 배후라는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마운트곡스 해킹의 주범은 따로 있으며 비닉은 해킹세력으로부터 가상화폐를 건네 받아 자금세탁만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추정한다. 비닉의 경력을 보면 해킹과는 전혀 상관없는 브로커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비닉이 해킹의 배후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자금세탁을 주도했거나 적극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의 지갑을 거친 비트코인이 여러 개의 가공회사를 거쳐 BTC-e에서 다시 팔려나간 흔적이 대거 발견됐기 때문이다.

FBI는 2014년 이후 비닉과 공범들의 지갑을 거쳐 흘러간 비트코인이 53만개에 달하고 그 대부분이 BTC-e를 통해 불법적으로 유통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BTC-e는 미국달러, 유로, 러시아 루블화 등으로 거래가 가능했으며 익명성이 좋다고 소문이 나면서 한때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량의 3%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미국 법무부는 런던에 본부를 둔 BTC-e에 대해 2017년 7월 21건의 불법적 자금세탁을 이유로 폐쇄명령을 내렸고, BTC-e는 현재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BTC-e 사이트 홈페이지에는 각종 범죄혐의와 영장발부에 따라 미국정부가 압류했다는 사실만 나와있을 뿐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BTC-e측은 미국법무부의 폐쇄명령 직후 체포된 비닉이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으며 1개월 이내에 거래를 재개할 것이라고 공지했지만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거래재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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