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 김상조의 역설, 삼성 新컨트롤타워 구상에 힘 실리나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5-15 14:54   (기사수정: 2018-05-1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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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유통업계 간담회에 유통기업 대표들과 참석하고 있다. ⓒ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김상조 공정위원장, 매경 인터뷰서 “삼성은 소그룹체제 대신 새 컨트롤타워를 구축해야” 언급
 
재계 일각서 “정부가 기업경영에 간섭하는 과도한 관치주의” 비판도
 
삼성 컨트롤타워의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하고 공식 의제화했다 점은 주목돼
 
일명 ‘삼성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역설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해, 현재의 삼성전자·물산·생명으로 구성된 ‘소(小)그룹 체제’보다는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 김상조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소미전실’ 시스템으로는 삼성이라는 거대 그룹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유럽의 ‘듀얼 어프로치’ 방식을 제안했다. ‘듀얼 어프로치’는 그룹 내 비공식적인 의사결정 조직이 주요 사안을 결정하고, 이를 각 계열사 이사회 등에서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방식을 뜻한다.
 
김 위원장은 “컨트롤타워에서 잠정적으로 의사결정을 한 뒤 각 계열사에서 이해관계자 권익 침해 없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절차를 통해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그룹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하게 확립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기존 컨트롤타워였던 과거 미래전략실과는 달라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날 김상조 위원장은 삼성이라는 특정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현안에 대해 꽤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준 셈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민간 기업에 ‘감 놔라 배 놔라’식으로 간섭하려 든다는 지적도 적잖게 나오는 중이다. 정부 당국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까지 통제하는 관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들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이러한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건 김 위원장 본인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단순히 삼성에 훈수를 두려 하기보다는 ‘삼성 컨트롤타워’ 자체를 의제화하려는 의지가 읽힌다”고 관측했다.
 
즉, 김 위원장이 삼성 컨트롤타워의 현실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그룹 안팎으로 새 컨트롤타워 구상을 논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해석이 가능한 것이다.
 
현재 삼성은 과거 미래전략실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되어 해체된 책임을 안고 있어, 아예 컨트롤타워에 대한 언급 자체를 삼가는 분위기다. 그 결과 삼성의 현재 의사결정 체제는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3개 그룹이 태스크포스(TF)팀 형태의 ‘소그룹 체제’를 꾸리는 방식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하나의 컨트롤타워를 만들 경우 ‘미전실 부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삼성그룹에 단일한 의사결정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미전실 폐지 이후 그룹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온 문제다.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는 국내외 1위 전자기업인 삼성으로서는 전사적인 차원의 미래 먹거리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뚜렷한 컨트롤타워가 필수라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런 삼성을 대신해 그룹의 컨트롤타워 문제를 공식적으로 의제화한 것은 삼성그룹 입장에도 그리 나쁜 수는 아니다.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를 지난 국정농단 사태에 비추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감정적 접근을 멈추고, 그 실질적인 역할과 필요성에 주목하자는 여론으로 새롭게 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에 대한 정부 당국의 압박이 과도하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김상조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최소한 방향성을 보여줄 수 있는 메시지를 늦어도 연말까지는 내놔야 할 것”이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삼성이 전면적인 지배구조 개편과 그룹 컨트롤타워 구축 등 산적한 경영과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느 정도의 절차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크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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