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한국 대기업 문화지체, ‘청바지 입은 꼰대’가 ‘무늬만 혁신’ 하는 중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5-14 18:32   (기사수정: 2018-05-14 17:03)
291 views
Y
▲ 삼성, SK, CJ 등 주요 대기업의 수년 동안 조직문화 혁신을 주도해왔으나 대부분의 대기업 종사자들을 그 실효성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맥킨지 보고서'가 14일 발표됐다. ⓒ뉴스투데이

대기업 직장인 2000명 조사한 맥킨지 ‘기업문화 진단결과’에서 응답자 87.8%가 ‘기업문화 개선’ 부정 평가

회의,보고, 업무지시 등 모두 낙제점...‘상명하달’ 및 ‘비효율성’ 여전한 듯

회식 문화만 ‘우수 평가’로 개선돼...‘신세대’ 취향에 맞는 합리적 회식 문화 정착 중

현재의 조직문화 혁신은 외모만 ‘청바지’, 정신은 여전히 ‘꼰대’라는 평가

재계관계자, "4차산업혁명시대의 미덕인 '소통'과 '소비자주의' 겨냥한 제2의 조직문화 개혁이 승부처 될 것" 전망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한국 대기업에선 여전히 ‘청바지 입은 꼰대’가 ‘무늬만 혁신’을 하는 중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회사의 간부나 임원들이 청바지를 입고 출근할 정도로 외견상 조직문화가 혁신되고 있으나, 그 정신세계는 여전히 ‘꼰대’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인 것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탈권위의 수평적 기업문화’가 대세로 되가고 있지만 현실의 직장인들은 여전히 ‘구태문화’가 지배하고 있다는 느낀다는 이야기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와 맥킨지는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은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와 조직건강도 2차 진단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6년 1차 진단 후 2년간의 기업문화 개선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조사한 '기업문화 진단 결과'와 국내 주요기업 8개사(대기업 3개사, 중견기업 3개사, 스타트업 2개사)를 분석한 '조직건강도 심층진단 결과'를 담았다.

삼성, SK,CJ등 한국의 대표적인 대기업 그룹들이 최근 수년 동안 기업문화 혁신을 주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직장인들이 ‘기업문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고수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는 평가이다. 

대기업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기업문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2년 전 후진적 기업문화 요소로 지적 받았던 습관적 야근, 비효율적 회의, 불통의 업무방식 등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수준은 여전히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문화 개선효과를 체감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일부 변화는 있으나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이 59.8%, “이벤트성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는 응답이 28.0%로 무려 87.8%가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근본적인 개선이 됐다”는 응답률은 12.2%에 불과했다. 

세부항목별 변화를 살펴보면 100점 만점 기준으로 야근이 31점에서 46점으로 올랐으나 50점을 밑돌았다. 회의(39점→47점), 보고(41점→55점), 업무지시(55점→65점)도 모두 상승했지만 여전히 낙제수준이었다.

단 회식만 77점에서 85점으로 올라 우수 평가를 받았다. 회의와 보고 등 주요 업무의 비효율성은 거의 개선되지 못한 채 과도한 회식 문화 등만 ‘신세대’취향에 근접하게 변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기업문화 개선활동에 대한 평가에서 대기업 직장인들은 '무늬만 혁신', '재미없음', '보여주기', '청바지 입은 꼰대', '비효율', ‘삽질’ 등 부정적인 단어들을 꼽았다.

‘청바지 입은 꼰대’가 ‘무늬만 혁신’을 추진하거나 다수의 정서와 동떨어진 ‘삽질’을 한다는 뼈아픈 지적인 것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지만 여전히 야근, 회의, 보고 등 주요 항목은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기업의 개선활동이 대증적 처방에 치우쳐 있어 조직원들의 피로와 냉소를 자아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맥킨지 보고서는 한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떠들썩하게 추진해온 조직문화 혁신이 ‘상의하달’과 ‘소통부족’이라는 과거의 가치를 극복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헤매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이는 충격적인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대기업 직장인들중 90% 가까운 비율이 조직문화 개혁에 대해 ‘화장한 꼰대’들의 놀음이라고 본다는 것은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라면서 “향후 어떤 대기업의 최고 경영자가 이 같은 현장의 문제점을 진지하게 인식해 제 2의 조직문화 개혁를 주도하느냐에 따라 중장기적인 운명이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승자를 결정하는 상호소통과 소비자주의를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조직문화를 정비해나가는 대기업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기를 쥐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 2016년 발표됐던 1차 보고서는 맥킨지 조직건강도를 기준으로 국내 100개 기업, 4만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됐으며 당시 조사 대상 기업의 77%가 글로벌 1800개사의 기업에 비해 조직건강도가 '약체'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영 기자 youyen2000@news2day.co.kr]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