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특별기획: 이집트 韓中무역대첩]① 기는 한국에 날아다니는 중국, 믿을 건 친한파 대통령뿐?
이진설 경제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8-05-1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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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카이로=이진설기자) 미국, 영국, 중국이 1943년 한 자리에 모여 처음으로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역사적인 카이로회담이 열렸던 메나하우스호텔에 세워진 기념비.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카이로(이집트)=이진설 경제전문기자) “중국은 오래전부터 중동국가에 공을 들였습니다. 수출시장으로서의 가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입니다. 이집트도 예외는 아닙니다. 한국도 이집트 진출을 꾸준히 준비해왔지만 최근에는 이곳 정부관리와 경제인들은 중국 쪽에 마음을 빼앗긴 상태입니다. 한국은 3년째 입만 갖고 양국간 경제교류확대를 외치고 있지만 중국은 실제 돈을 갖고 투자상담을 진행했던 것이 결국 이런 결과를 초래하게 됐습니다.”

한국과 이집트간의 가교역할을 하는 한국이집트발전협회(KEDA) 관계자는 지난 10일 이집트 카이로의 한 식당에서 기자와 만나 대뜸 “심히 걱정스럽다”는 말부터 꺼냈다.

한국과 이집트 경제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온 그가 걱정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최근 중국기업의 이집트진출은 눈에 띄게 가시화하고 있는 반면 한국기업의 진출은 정체상태에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수년전부터 중동국가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1억, 세계 14위의 인구대국인 이집트는 특히 중국이 각별히 신경을 쓰는 국가다.

올 2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카이로에 대리점을 선보인 것은 중국이 얼마나 이집트를 중시하는지를 말해준다. 샤오미는 전세계 73개 국가및 지역에 진출했지만 올해에는 글로벌화 행보를 가속화하면서 콕 집어서 이집트와 싱가포르를 점찍었기 때문이다.

외국기업과 이집트기업을 연결해주는 EMCO 스마트테크의 오사마 엘비즈 CEO는 “이집트 사람들이 한국에 대한 호감이 많고 한국제품을 좋아하지만 최근 중국의 적극적인 경제진출로 중국기업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실상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중동국가를 공략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워 중동 진출에 박차를 가해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는 무기를 직접 수출하고, 이집트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등에는 중국제품을 전면에 내세워 공략하고 있다.

지난 2월 20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전투용 드론 30대를 수출했다. 중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른 10여개 중동 국가들과 수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같은 대담한 전략은 막강한 차이나머니와 값싸고 질 좋은 중국제품을 앞세워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카이로에 있는 바드르대학 아스라프 하이데르 국제관계교수는 “중국이 과거처럼 값싼 제품을 생산한다고 믿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면서 “가격경쟁력과 제품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제품들을 생산해내면서 이집트내 시장점유율을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기업들이 아직 콘텐츠에서는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이런 경쟁력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특히 이집트 사람들이 중국제품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한국제품을 외면할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카이로에서 만난 KEDA 관계자는 “가격이 경쟁력이고, 가격이 기술인 세상이 왔다”면서 중국이 지금과 같이 대규모 투자와 기술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면 한국이 설 땅은 없어질 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 (뉴스투데이/카이로=이진설기자) 카이로 시내에는 한국차들이 많이 눈에 띌 정도로 한국에 호감을 지니고 있다. Ⓒ뉴스투데이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대통령이 대표적인 친한파라는 점은 한국에 대단히 긍정적이다.

2014년 집권한 엘시시 대통령은 지난 4월 97%의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과 한국기업에서 배우라”는 말을 할 정도로 한국에 우호적이다.

대통령의 이같은 한국사랑은 정부관리와 재계인사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KEDA 관계자는 “이집트 대통령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한국이 확실히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실제 싸움에서 이같은 우위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정부와 재계 차원에서 적극적인 이집트 진출전략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아직 논의단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집트 대통령이 한국의 거물 경제인을 대통령 경제고문으로 영입하는 방안도 은밀히 타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안이 성사된다면 이집트 경제정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형사안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물론, 아직은 물밑작업이 진행중이어서 언제, 누가, 어떤 형태로 이집트 경제정책 전면에 나설지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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