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운암의 속살속살] 삼성 때리기는 촛불정신일까
오운암 사장 | 기사작성 : 2018-05-10 14:36   (기사수정: 2018-05-10 14:44)
1,177 views
N
▲ 뉴스투데이 오운암 사장 ⓒ뉴스투데이


집권 2년 차 맞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한 촛불 혁명의 초심은 ‘극단주의 지양’
 
대기업은 개혁대상, 중소기업만 동반자로 여기는 정부 내 분위기는 또 다른 극단주의
 
문 대통령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남북정상회담’ 효과, 정권 내 극단주의 꿈틀대는 중
 
촛불 민심은 ‘합리적 중도’를 갈망, 이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견인하는 경제 만들어야
     
 
(뉴스투데이=오운암)
 
지난주 연휴 기간에 편한 지인들과 1박 2일 민물낚시를 다녀왔다.
 
낚싯대를 거치하고 한 두시간 손맛을 보고 난 후 간단한 안주에 소주폭탄주를 곁들인 대화는 주말 낚시꾼들에게는 소중한 낙(樂)이다.
 
화제는 당연히 현 시국이다. 편의점 경력이 많아 월급제로 일하는 나이 지긋한 60대 지인은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을 꼬집었다. 최근 최저임금제 여파로 편의점 주인들이 아르바이트 비용을 아끼려고 부부가 직접 밤낮으로 교대로 일하고 집안에 경조사 등 꼭 필요한 경우에만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쓴단다.

아르바이트생들은 편의점 일거리도 찾기가 팍팍해졌고 편의점 부부의 일상 역시 ‘풍요로운 저녁이 있는 삶’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A 사장은 작년 말 촛불집회가 한창일 때, 낮에는 태극기 집회에 마스크 쓰고 참가하고 밤에는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고 해서 일행이 한바탕 웃어젖혔다. 사연인즉슨 태극기 집회에는 거래상 관계가 있는 모처에서 참가압박이 있어서 부득불 가서 눈도장을 찍어야 했고 촛불 집회 참가는 소신이었다고.
 
이 사람이 삼성 출신인 내게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요즘 삼성이 이것저것 다 까발려지고 언론에 돌아가면서 얻어터지고 있는데, 뭐 때문에 아직도 이런 한국에 남아있는 겁니까? 회사를 모두 외국으로 옮기세요. 나 같으면 진작에 보따리 싸고 외국으로 뜨겠네요”
 
소신으로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이 분도 이런 지경까지 한 기업을 몰아붙이고 있는 것에 환멸을 느끼고 있는가?
 
며칠 전 친목 모임에서 만난 식품 자재 사업을 하는 여사장은 최근 사업이 잘 돼 가고있는냐는 질문에 “현 정부하에서 사업이 잘 될 리가 있나요? 대기업을 다 죽이는데 거기에 빌붙어 있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잘 될 리 있나요?” 하며 직설적으로 소리를 높인다. 그래도 부족한지 “대기업이 잘 돼야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잘되는 거지. 대기업이 죽어가는데 우리가 잘 될 리가 있나요?”라고 덧붙였다.
 
디자인 회사를 경영하는 또 다른 여성 대표는 “작년에도 안 좋았지만, 올해 더 안 좋다”면서 “우리는 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 등을 상대로 경영을 하는데 발주가 없어 걱정이 크다”라고 하소연 한다.
 
문재인 정부가 이제 1주년을 마치고 2년 차에 들어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쟁이 날 듯했던 한반도 상황이 평화 모드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그 최고 정점인 북·미 회담만 남겨둔 채 정치·외교의 큰 방향은 안정적으로 잡혀 가고 있는 분위기이다.
 
집권 2년 차를 맞이해 문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초심은 무엇인가? 촛불 혁명의 초심은 ‘극단을 지양하는 것’이었다.
 
일부 과격 운동권들이 촛불시위에 편승해 자기들의 주장을 펼치려는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대다수 촛불 참가자들은 이를 만류했다.
 
극단은 극단을 낳는다. 그 결과는 파행이고 폭력이다.
 
여당이 초심을 망각하고 오만에 빠질 때 야당 대표에게 폭행을 가하는 식의 극단적인 폭력이 사회 전반에 일상화될 수 있다.
 
그 결과는 시간 낭비다. 세계가 모든 분야에서 격변하고 있는 이때, 바로 옆에 있는 북한조차 만리마 운동을 벌이며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이때, 우리만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뒷걸음만 치는 조랑말이 되어서야 하는가?

문재인 정부가 보다 발전되고 성숙한 집권 2년 차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권 안팎의 ‘극단적 인사들’을 과감하게 물리쳐야 한다. 비록 선거 기간에 도움을 받았다 하더라도 말이다.
 
과거 보수 정권에서 지나치게 한쪽으로 경도(傾度)된 사상과 이념을 정 중앙으로 돌려놓는 데 그쳐야 한다.
 
만약에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반대 방향으로 지나치게 경도된다면 제2의 촛불 민심에 불을 지피게 될지도 모른다.
 
집권 2년 차를 맞는 이제는 민생과 경제 발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따로 없다 같이 돌아가며 서로 견인해주는 수레바퀴다.
 
민간기업이 수출이 잘되고 경제발전을 이루어야 소득주도 성장에만 의존하지 않는 진정한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진다. 대기업은 개혁대상이고 중소기업만 소중한 국정의 동반자라고 여긴다면 또 다른 극단주의에 불과하다.
 
“삼성을 작살내어 과거 기아차처럼 공중분해 해서 공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현정권의 목표다”라는 말이 재계에 떠돌고 있다. 이 말을 접하고 섬뜩한 느낌마저 들었다. 당연히 아니겠지만, 현 정부의 대기업관이 얼마나 부정적이기에 그런 냉소적인 비유가 업계에 떠돌 지경에 이르렀을까.
 
최근 모 일간지는 ‘권력이 된 참여연대…反 대기업 이슈 쥐락펴락’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고, 또 다른 일간지는 칼럼으로 ‘유행이 된 삼성 때리기’를 게재했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류의 기사나 칼럼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다. 과연 현 정부와 지지자들이 이러한 분위기를 일부 극단적 보수주의자들의 공허한 외침으로 평가절하하면 될 문제일까?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정권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인기는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를 주도하는 문 대통령의 행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지나친 ‘대기업 길들이기’는 문재인 정부의 기반을 소리 없이 부식시키고 있는 ‘극단주의’의 얼굴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높은 지지율에 취해 대기업을 겨냥한 정권 내 극단주의를 방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촛불혁명을 성공시킨 다수의 한국인들은 ‘합리적 중도’를 갈망하고 있음을 다시 기억해내야 한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