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민 사전구속영장 청구, 한진 ‘오너 갑질’ 향한 ‘공분’ 반영?

이태희 기자 입력 : 2018.05.04 17:08 ㅣ 수정 : 2018.05.04 17:08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경찰이 '물컵 갑질'로 공분을 사고 있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폭행·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스투데이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 조현민 개인 차원 넘어선 한국사회 ‘문제의식’을 반영한 조치?

조씨, 사람없는 쪽으로 유리컵 던지 사실만 인정하고 혐의 전면 부인

경찰, “피해자측 접촉 및 증거인멸 우려 높다”며 사전구속영장 청구

(뉴스투데이=박희정 기자)

경찰이 ‘물컵 갑질’로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킨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4일 폭행·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 전 전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과 범죄의혹에 대한 제보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선이다.

따라서 이번 구속 영장 청구는 조 전전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한진의 오너 경영체제가 벼랑끝 위기에 몰리고 있음을 시사하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것이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대한항공 본사에서 발생한 광고대행사 직원 폭행 및 업무방해 사건 관련, 피의자 조현민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유리컵을 던진 뒤 종이컵에 든 매실 음료수를 A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뿌리고 폭행·폭언을 거듭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2시간으로 예정됐던 회의가 약 15분 만에 끝나게 해 A사 측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는 범행에 대해 변명하는 등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 및 참고인 진술, 녹음파일 등 수사사항을 종합검토한 결과 범죄혐의가 인정된다"면서 "디지털 포렌식 결과 대한항공 측에서 수습 방안을 논의하고 피해자 측과 접촉 및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확인되는 등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일 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폭행·업무방해 혐의 등을 15시간에 걸쳐 강도 높게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쪽으로 던진 부분만 인정했다. 이에 따라 사람을 향해 유리컵을 던졌을 경우 적용되는 특수폭행 혐의는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 씨는 조사에서 "음료가 담긴 종이컵을 사람을 향해 뿌린 것이 아니다"며 "자리에 앉은 상태에서 출입구 방향으로 (종이컵을) 손등으로 밀쳤는데 음료수가 튀어서 피해자들이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코츠월드'나 '밸리머니' 지역이 한 곳만 촬영돼 있어 광고대행사 측에 그 이유를 물었는데 대답이 없자 내 의견을 무시하는 것으로 생각돼 화가 났다"며 "유리컵을 사람이 없는 45도 우측 뒤 벽 쪽으로 던졌다"고 진술했다.

조 씨는 업무방해와 증거인멸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조씨는 해당 업무에 대한 결정 권한이 있는 총괄 책임자로서 당일 회의는 본인의 업무였다고 주장했다. 업무방해 혐의는 타인의 업무를 방해해야 성립한다.  그러나 수사당국은 조 씨의 행위로 인해 광고대행사인 A사가 업무방해 피해를 입었다는 판단이다.


조 씨는 증거인멸과 관련해서도 "대한항공 관계자와 수습 대책에 대해 상의는 했지만 게시글을 삭제 또는 댓글을 달도록 하는 등 증거인멸을 지시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