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금융감독원과 참여연대의 ‘황당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격법

권하영 기자 입력 : 2018.05.03 19:13 |   수정 : 2018.05.0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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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와 관련해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심병화 상무의 발표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금감원·참여연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사후 정당화’ 목적” 주장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2015년 5월 기준 결정, 합병 마무리는 그해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는 2015년 말 발생, 상장은 2016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도 분식회계 혐의를 둘러싼 가장 민감한 쟁점은 같은 해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연결짓는 관점이다.  당시 삼성물산과 합병을 앞둔 제일모직이 최대주주로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려 수혜를 입었다는 의혹이다.
 
금감원의 이번 특별 감리도 바로 이러한 의혹을 주장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의 고발을 통해 실시됐다. 금감원은 지난해 2월 국회와 참여연대의 감리 요청에 따라 4월 조사에 착수했고, 1년여 만에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3일 참여연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상관관계를 다시 한번 지적하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이날 금감원 감리 결과에 대한 논평에서 “금융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한 금감원의 의견을 받아들일 경우, 정부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정당성을 다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2015년 7월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찬성한 핵심 근거는 6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래 성장 가치였다”라며 “그런데 이 가치가 분식회계로 부풀려진 결과라면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은 잘못된 정보에 의해 부당하게 왜곡됐단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들은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상승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사후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적 조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별감리 결과가 발표된 지난 1일 한 금감원 관계자는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에 있어 문제가 됐던 제일모직 기업가치의 고평가 논란을 사후에 정당화하는 데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이는 앞선 지난해 2월 참여연대 측이 바이오로직스 의혹을 제기하면서 “삼성이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사후에 정당화하기 위해 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던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은 시각이었다.
 
그렇다면 금융당국과 참여연대 측이 ‘사후 정당화’라는 이해하기 힘든 표현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이루어지고 난 후에 소위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계획이 공시된 것은 2015년 5월이다. 합병 절차는 같은 해 9월 마무리됐다.
 
반면 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 변경은 2015년 말 이루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도 다음 해인 2016년 4월에 진행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도 이 점을 들어 “삼성물산을 합병해서 모집 주가를 띄우기 위해 회계처리를 변경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바이오로직스는 상장 규정 개정 전에도 나스닥 상장이 가능했고 국내 시장 상황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연관 짓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사실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던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이다. 따라서 제일모직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조작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합병비율 결정 이전에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완성되는 게 경제적 상식이다. 하지만 금감원 측이 적시한 분식회계 의혹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완료된 지 수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따라서 참여연대 측은 ‘사후 정당화’라는 난해한 표현을 썼고, 금감원 측도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언론, 합병 이전에 분식회계 혐의가 발생한 것으로 가정하고 기사 작성
 
재계관계자, “금융감독기관이 글로벌 바이오 유망기업을 황당한 논리로 공격해선 안돼” 지적
 
재계의 한 관계자는 3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법적으로는 민간단체이지만 사실상 국가기관 역할을 수행하는 금감원이 시민단체의 잘못된 논리를 고스란히 수용해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성장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공격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태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탄력을 주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상식적으로 합병이 끝난 후에 분식회계를 할 필요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현재 수장도 공석인 상태에서 1년을 진행해 온 감리 결과를 갑작스레 발표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면서 “바이오로직스의 당시 회계처리 기준에 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 차가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언론조차도 사실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합병 이전에 분식회계 혐의가 발생한 것으로 가정하고 기사를 쓰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는 추후 조사과정을 지켜봐야 그 진실을 가릴 수 있다. 하지만 분식회계가 수개월 전에 이루어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사후에 정당화하기 위해 둔 ‘무리수’였다는 시각은 그야말로 ‘황당한 공격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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