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금감원·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공방, 열쇠 쥔 ‘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5-0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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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감독원의 감리결과와 관련해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금감원,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인정” 감리 결과 발표
 
로직스,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외부 적정의견 받은 것…행정소송 불사” 입장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혐의를 공표하면서 논란이 거세다. 삼성 측이 이에 대해 행정소송 검토까지 불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려 결과적으로 당사의 기업가치까지 부풀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따라서 논란의 본질은 삼성바이오에피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의도적으로 과대평가됐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국제회계기준에 따른 적법한 평가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015년 당시 기업가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분식회계 혐의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는 금융감독원이 당사의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된다는 특별감리 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며 행정소송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로직스는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는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외부감사인의 적정의견을 받은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1일 금감원이 “로직스가 상장하기 직전 해인 2015년에 분식회계를 했고, 이 결과 로직스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졌다”는 감리 결과를 내놓은 데 따른 반박이었다.
 
금감원은 당시 로직스가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했고, 그 결과 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취득가(3000억 원) 기준이 아닌 공정가(4조8000억 원) 기준으로 계산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결과 로직스는 2조 원대 평가이익이 생겨 흑자로 전환됐다.
 
 
첫 번째 쟁점, 로직스의 에피스 ‘관계회사’ 전환은 왜 이루어졌나
 
금감원, “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해 로직스에 2조 원대 평가이익 생겨”
 
로직스, “美 합작사 바이오젠의 콜옵션 가능성에 따라 당사 지배력이 상실됐다고 판단”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종속회사가 관계회사로 전환될 경우 지분 가치 평가 방법을 취득가액이 아닌 공정가액(시장가액)으로 평가한다. 기업은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에 중대한 변수가 생긴다고 판단될 때, 자회사를 공정가치로 평가해 회계장부에 새로 반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로직스가 에피스를 관계회사로 변경한 것이 적법했는가가 첫 번째 쟁점이 된다. 로직스는 지속적인 증자로 2015년 말 기준 에피스 지분을 91.2%나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 당사가 에피스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고 관계회사 전환을 결정했다.
 
그 근거는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인 바이오젠이 에피스에 대해 가지고 있는 ‘콜옵션’에 있었다. 바이오젠은 로직스와 함께 에피스에 공동 투자한 합작사다. 향후 에피스의 사업성과에 따라 지분율을 8.8%에서 49.9%까지 늘릴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무렵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서 지분 가치가 높아졌고, 이에 따라 바이오젠이 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로직스의 설명이다.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율을 늘리면 로직스는 회계상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다.
 
 
두 번째 쟁점, 2015년도 에피스의 실제 기업가치는 어땠나
 
금감원, “콜옵션 행사한다던 바이오젠, 실제 옵션 가치 ‘0원’으로 매겨”
 
로직스, “바이오젠이 수차례 콜옵션 행사 가능성 시사해…합리적 판단 배경 존재”

 
그렇다면 두 번째 쟁점은 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정말로 높았느냐 하는 점이다. 여기서 문제는 바이오젠이 당시 콜옵션을 결국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감원이 지적한 바도 바로 이 점이다. 바이오젠이 에피스의 옵션 가치를 ‘0원’으로 매겼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관해서는 여전히 해석이 분분하다. 실제로 바이오젠은 당시 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2012~2013년 의무사항이었던 유상증자를 제외하고 2014년 두 차례의 추가 유상증자에는 참여하지 않다가, 2015년 2월 유상증자에 다시 참여했다. 그해 하반기에는 콜옵션을 행사하겠다는 레터를 송부했다. 에피스가 앞선 7월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던 시기였다.
 
또 2015년 말 에피스 제품의 판매승인이 연이어 확정됨에 따라, 시장 관점에서도 바이오젠의 옵션 행사 가능성이 증가했다. 에피스의 엔브렐 시밀러는 한국(2015년 10월), 유럽(2016년 1월), 레미케이드 시밀러 한국(2015년 12월) 승인을 받았다. 바이오젠은 최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당시에도 콜옵션 행사 의사를 다시 언급했다.
 
따라서 이 점을 두고 금감원이 에피스의 기업가치를 지나치게 표면적으로만 판단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상황상 콜옵션 행사 가능성을 높게 점친 로직스의 판단이 완전히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편 금감원 감리 결과에 대한 최종 판단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함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결론도 쉽게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감리 결과는 오는 10일 금융위 내부기구인 감리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거친 후, 증권선물위원회가 최종 판단을 내린다.
 
만약 회계부정의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 위반금액의 20%를 과징금으로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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