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58) 고령에 접어든 '은둔형 외톨이'가 일본사회의 위협으로 떠오른 이유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4-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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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둔형 외톨이들의 평균연령 상승이 의미하는 위험성은 매우 크다. Ⓒ일러스트야

사회에서 고립된 채 부모와 함께 늙어가는 은둔형 외톨이들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나 풍경들이 유독 많은데 그 중 하나가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 은둔형 외톨이)다. 회사나 학교와 같은 대외활동을 모두 끊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가족 이외에는 거의 교류가 없는 사람이나 모습을 뜻하는 용어로 일본 후생노동성은 이러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히키코모리에 해당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비슷한 사례가 매스컴에 소개되며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일본은 그 전부터 히키코모리 현상이 대중화되며 빠른 경제발전에 따른 부작용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서 히키코모리의 장기화 및 고령화가 뚜렷하다는 결과가 나오며 일본사회에 미칠 잠재적 위험성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은둔형 외톨이 현상은 점차 장기화·고령화

KHJ 전국 히키코모리가족 연합회가 3월 23일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히키코모리의 평균연령은 첫 조사를 시작한 2004년에는 27.6세였으나 이후 계속 상승하여 올해 조사에서는 34.4세가 되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1.2%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24.1%로 그 뒤를 이었다.

처음 히키코모리가 된 연령은 2004년부터 2009년 사이만 하더라도 평균 20세에서 21세 사이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이 연령이 20세 이하로 떨어지며 히키코모리 현상이 점차 더 어린 나이에서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에 반해 히키코모리의 전체 나이대는 더 고령화되었다. 히키코모리에 대응하기 위해 전국 지자체에 설치된 215곳의 생활상담 창구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상담창구에서 대응한 적 있는 히키코모리의 연령대는 40대가 60.9%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30대가 60.3%, 50대가 51%를 기록했는데 상담창구를 방문하는 평균연령대가 이전보다 높아졌다.

실제 상담창구를 방문한 한 50대 남성은 “부모가 이미 고령이지만 연금 덕분에 당장의 생활에는 곤란함이 없다. 상담창구 직원과 함께 구직에 나서 보았지만 면접에서 탈락하며 내가 원한 취직과 현실이 너무 동떨어져 있음을 다시 느꼈다”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동 연합회의 관계자는 “80대의 부모와 50대의 자녀가 사회에서 고립된 채 생활하며 막다른 길로 향하는 현상을 ‘8050문제’라고 부른다. 이럴 경우 부모가 병에 걸리거나 요양이 필요해지면 부모와 자식 모두 삶이 무너질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히키코모리의 장기화 및 고령화 현상을 우려했다.

한국의 은둔형 외톨이들은 이보다 더한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

올해 1월 일본 삿포로 시내의 한 아파트에서 82세의 어머니와 오랜 기간 히키코모리로 살아온 52세의 딸이 함께 숨져있는 것을 이웃주민이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했다. 경제적 빈곤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죽어간 모녀를 홈페이지에서 재차 언급한 동 연합회는 각 지자체에 보다 적극적이고 현실에 기반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반해 국내에서는 히키코모리들을 위한 제대로 된 조직이나 제도가 전무하다보니 적절한 조사나 대응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지만 한국사회에서도 여전히 은둔형 외톨이라고 하면 가족차원의 문제일 뿐이고 이를 외부로 알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한국의 히키코모리들은 지금 어디쯤 와있는지 다시 한번 관심이 필요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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