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56) "승진을 왜 하죠?" 워라밸 열풍에 승진도 싫다는 일본 직장인들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4-1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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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라밸 열풍 속에 책임과 스트레스가 많은 관리직을 중심으로 승진기피현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일러스트야

신입사원은 물론 중견사원들까지 관리직 승진을 기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풍족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물질적 행복보다 일과 삶의 균형에서 나오는 정신적 행복을 중시하는 워라밸 열풍에 일본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유는 바로 관리직이 되기를 거부하는 신입과 중견사원들이 몇 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에 인재채용과 육성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 리크루트 매니지먼트 솔루션즈는 3년 간격으로 ‘신입 및 젊은 직원들의 의식조사’를 실시하여 왔다. 가장 최근인 201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관리직이 되고 싶다’ 또는 ‘가능하면 되고 싶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31.9%를 기록했다. 2010년 조사 때만 하더라도 55.8%를 기록했던 응답률이 거의 절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오히려 신입사원들 중에서 ‘관리직이 되고 싶지 않다’ 또는 ‘가능하면 되고 싶지 않다’라고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37.9%에 달해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관리직이 되고 싶다는 비율을 상회했다. 심지어 신입사원뿐만 아니라 3년차 사원과 7년차 중견사원들에게서도 관리직을 거부하는 비율이 희망하는 비율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직장인들의 관리직 기피경향은 다른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일본 내에서 이직정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커리어 인덱스는 2017년 5월에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업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관리직이 되고 싶지 않다고 답한 직장인의 비율은 20대 남성이 51.9%, 30대 남성은 48.7%에 달했으며 20대 여성은 무려 83.1%, 30대 여성도 84.2%가 관리직 승진을 희망하지 않았다.

워라밸을 기반으로 한 수평적 조직문화를 희망하는 일본 직장인들

이러한 조사결과가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중시하는 가치관과 생각이 크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리크루트 매니지먼트 솔루션즈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젊은 직장인들은 사회생활을 할 때 중요시하는 요소로 ‘안정된 수입’, ‘실업걱정의 배제’, ‘건강걱정의 배제’, ‘동료와 즐겁게 일하는 것’을 제일 우선으로 꼽았다. 반면 중요시하지 않는 항목으로 ‘책임자로서의 권한’, ‘사회로부터의 대접’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미 젊은 세대들은 경쟁에서 이기거나 명예를 추구하는 것을 중요시 하지 않게 되었다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일본 생산성본부가 매년 신입사원들에게 실시하는 ‘일에 관한 의식조사’에서도 2003년 이후로 일하는 목적의 최상위 답변은 ‘경제적 풍요’나 ‘자신의 능력발휘’가 아닌 ‘즐겁게 생활하는 것’이 차지해왔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시대의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버블경제의 붕괴는 기업사회에만 의존하는 개인의 인생이 얼마나 무섭고 허무한지 깨닫게 했고 IT기술의 발전으로 지역과 문화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수평적으로 이어지고 행동하는 방식이 젊은이들에게 주입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 젊은이들에게 관리직이란 당장의 실적에 쫓기고 임원과 팀원 사이에서 책임만을 짊어진 채 조직의 논리에 휘둘리는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기업입장에서는 관리직을 더욱 매력적인 존재로 탈바꿈 시킬지 또는 관리직을 중심으로 운영해오던 기업시스템을 변화시킬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내 놓아야 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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