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작업환경보고서 논란, ‘운명의 열쇠’ 쥔 산업부 결론 유보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4-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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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단지 ⓒ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삼성 작업환경보고서 둘러싼 ‘영업기밀’ vs. ‘산재입증’ 갈등 계속
 
산업부, 19일 이전 삼성 보고서 내 국가핵심기술 포함 여부 결론낼 듯
 
산업계 의견으로 법정 참고자료로 제출 예정…법원 판결 가를 최대변수

 
삼성전자 작업환경측정보고서의 공개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끝나지 않을 조짐이다. 이 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됐는지를 심의하기로 한 산업통상자원부는 끝내 결론을 유보했다.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줄줄이 예정된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도 결과가 불투명해졌다.
 
16일 산업부 내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 반도체전문위원회는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회의를 열고 삼성전자 아산 온양공장에 관한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신 빠른 시일 내에 위원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좀 더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간이 많지 않은 관계로 산업부의 추가 심의는 17일이나 18일 중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고용노동부가 밝힌 삼성전자 작업보고서의 정보 공개 시점은 오는 19일(구미·온양 공장)과 20일(기흥·화성·평택 공장)이다. 적어도 공개 전일인 18일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야 한다.
 
이 가운데 산업부의 판단은 이번 사안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그 자체로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법원 판결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종의 산업계 내 공신력 있는 견해로써 재판부의 판단에 가늠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해당 내용을 법원에 참고자료로 제출하기로 했다.
 
실제로 업계 안팎에서는 보고서 공개 여부를 두고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됐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삼성 작업환경보고서를 외부 공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영업 기밀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고용부의 판단은 지난 2월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대한 대전고등법원의 판결과 한국산업보건학회 등 보건 전문가의 의견만을 토대로 한 것으로, 반도체업계의 특성이 충분히 수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행정심판상 보고서 공개 여부를 판정하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도 같은 우려가 나온다. 중앙행심위는 국민권익위원회 산하기관이기 때문에 부처 특성상 산업계 의견보다는 노동자 인권에 더 초점을 맞출 것이란 지적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기술 보호를 책임지는 산업부의 역할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약 위원회가 이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한다면, 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는 삼성전자 측 입장에 상당한 힘이 실리게 된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 12일 한 조찬강연에서 작업환경보고서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시사하기도 했다. 백 장관은 “반도체 생산기술 배치 등의 핵심기술 공개는 피해야 한다”며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을 다루는 부처로서 산업기밀 유출에 대한 기업의 걱정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고용노동부,  삼성 작업보고서 공개 방침 철회할지는 미지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와 수원지법 판결이 사태 향배 좌우할 분수령 
 
물론 상기한 대로 산업부의 판단이 법적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고용노동부가 과연 공개 방침을 철회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고용부는 여전히 ‘국민의 알 권리’가 삼성의 영업 기밀보다 앞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논란이 계속되자 고용부 역시 한발 물러선 눈치다. 박영만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 국장은 산업부의 판단유보 방침이 나온 이날 “삼성 작업보고서 내 핵심기술 지정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은 만큼, 법원 판결 전이라도 산업부에서 작업환경측정서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결론이 도출하면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2월 대전고법의 판결에 따라 삼성전자 아산 온양공장 노동자의 산업재해 입증을 위한 근거로 삼성 작업환경측정보고서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고용부가 관련 노동자 등 이해당사자 외에 방송사를 비롯한 제3자에게도 보고서 내용을 공개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문제가 된 온양공장 외에도 화성공장과 평택공장 등 반도체 핵심기술을 다루는 주요 공장 역시 정보 공개의 대상이 된다는 점도 불씨가 됐다.
 
삼성전자 등은 국가핵심기술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기술이 외부에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보고서 공개결정 집행정지를 요청하는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에 따라 행정심판을 맡은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오는 17일, 행정소송을 맡은 수원지방법원은 늦어도 18일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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