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실업자 위한 내일배움카드제, 흙수저 아닌 금수저만 유용?
정소양 기자 | 기사작성 : 2018-04-16 17:40   (기사수정: 2018-04-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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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지난 4월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년을 울리는 청년취업지원사업을 개선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내일배움카드, 실업자가 1년간 200만원 한도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
 
취업준비생 양모씨, 주 15시간 이상 아르바이트한다고 '내일배움카드' 자격 박탈 조치 당해
 
아르바이트 불필요한 금수저 취준생은 휘파람 불면서 200만원 혜택 받아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실업자의 재취업 지원을 위해 도입된 ‘내일배움카드제’가 금수저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아르바이트, 비정규직 등을 취업으로 포함하는 등 정부 통계 방식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년을 울리는 청년취업지원사업을 개선해주십시오.’라는 제목으로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청년구직활동수당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올라왔다.
 
취업성공패키지 정책, 특히 2단계 전형인 ‘내일배움카드제’가 ‘흙수저’가 아닌 ‘금수저’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 양모씨(남, 26)는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청년구직활동수당 정책 중 1단계와 3단계를 진행하던 중 2단계인 내일배움카드제도 신청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3단계에서 2단계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는 2단계 자격조건이 부합되지 않는다며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자격 박탈 통지서를 받았다.
 
이유는 바로 양씨가 생계를 위해 하고 있던 아르바이트 때문이다.
 
양씨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1단계와 3단계를 진행하고 있을 당시에는 생계를 위해 주 30시간 미만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지만 2단계에서는 주 15시간 미만으로 줄여야 했다”며 “해당 사실을 알고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였지만 근로계약서 등은 전월 기준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자격이 될 수 없어 박탈당했다는 설명을 듣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50~95%의 수강비를 지원해주며 훈련수당을 추가로 월 30만원가량 지원해준다는 명목하에 이러한 기준점을 내세웠지만 사실 월 30만원으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더 나은 취업을 하기 위해 취업훈련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것인데 아르바이트도 취업 성공으로 간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씨는 정부 정책이 실질적으로 청년들을 위함이 아니라 ‘실업률 줄이기 위한 지표’에만 초점을 맞춰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어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양씨가 자격 박탈당한 실업자 내일배움카드제는 2011년부터 고용노동부가 시행 중인 것으로, 실업자가 필요한 훈련과정과 기관을 스스로 선택해 1년간 200만원 한도에서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청년구직활동수당 중 2단계에 속하는 내일배움카드제는 다른 실업자 재취업지원사업과 달리 정부 지원 외의 경제적 활동 없이 5~50%를 자부담해야 한다. 특히, 1단계와 3단계는 주 30시간 미만의 근로는 허용이 되고 있지만 2단계의 경우 주 15시간 미만의 1개월 이상의 근로행태가 행해질 경우 ‘근로자’로 취급되어 자격이 박탈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아르바이트를 포함한 모든 근로는 제한 된다”며 “‘실업자’를 위한 제도이기 때문에 실업자 신분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업자 내일배움카드제는 실업자훈련에 해당 되기 때문에 카드 신청 시점 한 달 전부터 실업자로 인정되어야 직업훈련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서류제출을 신청 시점 한 달 전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2017년 7월 22일부터 취업성공패키지 3단계 청년구직활동수당을 시행 중이다. 1~3단계 청년구직활동수당은 매월 30만원, 최대 3개월간 지급하며, 구직활동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한 후 지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정부 정책은 아르바이트가 필요 없이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청년들만 수혜를 받는 것으로 ‘흙수저’ 청년은 신청조차 불가하다는 점이다.
 
실업자 대부분이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매달 15만~30만원 상당의 직업훈련비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결국 상당수 실업자는 내일배움카드제 참가 자체를 포기하거나 참여해도 중도에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도 근로로 포함 시켜 ‘취업자’로 간주한다. 즉, 아르바이트생도 취업 성공이라고 보는 것이다.
 
고용노동부 측은 “실업자가 생계에 대한 부담 없이 직업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실업자 개인별 소득수준을 고려하여 훈련수당을 매월 4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며 “취업성공패키지 참여자등 저소득층 40만원, 기타 11.6만원까지 지원한다”고 설명했지만, 월 10~40만 원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아르바이트’를 ‘취업자’ 범주에 속하게 하는 정부 통계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지난 2018년 2월 20일 보도된 뉴스투데이 기사 '[펙트체크] 한국청년 구직기간 3.1개월은 현실 왜곡하는 '나쁜 수치''에 따르면 20대 청년 실업자의 평균 구직기간이 3.1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떤 직업에 종사하면서 구직활동을 한 경우 그 기간은 포함되지 않았다. 잠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한다 해도 이미 ‘취업자’의 범주에 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역시 통계청이 국제기준에 맞춰 사용하는 실업자 및 구직활동 그리고 취업준비에 대한 개념이 완전한 현실 왜곡의 산물이다.
 
즉, 현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정확한 실업 상태 파악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정소양 기자 jungs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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