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신시장]② 낮잠 느는 직장인들, 슬리포노믹스 산업 2조원 규모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4-12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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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세대가 등장하면서 충분한 잠을 자길 원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수면을 도와주는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이유다. ⓒ 뉴스투데이DB

한국 직장에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 일과 삶의 균형)’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3월 발표에 따르면 워라밸 문화의 한 제도인 ‘유연근무제’를 도입 기업이 크게 늘었다. 유연근무제를 도입한 기업에 고용부가 지원하는 실적을 살펴보면, 2016년 101개소에서 지난해 465개로 4배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워라밸’ 문화가 확산되면서 ‘신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뉴스투데이는 그 신시장을 분석해 소비자에게는 정확한 정보를, 사업가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일과 삶의 균형 찾는 워라밸 세대, 업무로 포기했던 ‘잠’ 되찾는다
 
‘나만의 안식처’ 찾는 직장인들, 국내 수면 시장 2조 원 규모 성장
 
‘CGV 시에스타’와 수면 카페 등 직장인 낮잠 서비스 이용률 급증
 
# 30대 직장인 A씨는 평일 점심시간에 영화관으로 찾아가는 일이 부쩍 늘었다. 회사 인근 영화관 CGV에서 ‘시에스타’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편안한 낮잠과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됐다. A씨는 “회사에 있으면 점심시간에도 일 걱정을 하게 되고, 상사들과 밥을 먹으면서 자연스레 업무 얘기가 이어진다”면서 “하지만 회사 밖에서 마음 편하게 낮잠을 자고 나면 오후 업무도 잘 되고 전날 야근 피로도 풀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 이른바 ‘워라밸’ 풍조가 번지면서 ‘수면 산업’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그동안 바쁜 업무에 시달려 온 직장인들은 이른 출근 시간과 잦은 야근으로 적은 잠을 잘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도 OECD 국가 중 최하위인 6시간 안팎이다. 하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세대가 등장하면서 충분한 잠을 자길 원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수면을 도와주는 시장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는 이유다.
 
수면 산업은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라는 용어로 불리기도 한다.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숙면을 위해 현대인이 지출하는 비용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수면 용품 시장은 2조 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최근 급성장 중인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과 맞먹는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CC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면 시장은 2019년 약 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지만 수면 산업은 단지 잠을 잘 자기 위한 보조도구 시장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성장하고 있는 수면 산업의 면면을 보면 바쁜 일상 속 여유를 되찾고 싶은 욕구를 겨냥하는 것이 많다. 이는 워라밸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와도 직결된다. 직장인 A씨가 경험한 CGV의 낮잠 서비스나, 길거리 곳곳에 늘고 있는 수면 카페들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CGV 여의도점은 2016년 3월 시에스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약 10개월 만에 이용률이 초기 대비 65%가량 늘었다. 평일 점심 타임에만 운영하는 이 서비스는 90분에 만 원 정도로 비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인근 직장인들은 업무 중간 낮잠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다.
 
수면 카페 산업의 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신한트렌드연구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수면·힐링카페 분기별 카드 결제액을 살펴보면 2015년 하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분기별 결제액 평균 성장률은 1년 만에 135%를 기록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20대뿐만 아니라 업무 스트레스로 ‘나만의 안식처’를 찾는 30~40대 직장인의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슬립테크(sleep-tech)’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18’에는 처음으로 ‘슬립테크’관이 등장하기도 했다. 슬립테크 제품은 주로 센서와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분석, 이에 따른 최적의 수면 환경을 조성해준다.
 
글로벌 전자기업 노키아는 센서 부착 매트리스를 스마트폰 앱과 연동한 ‘노키아 슬립(Nokia Sleep)’을 올해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필립스도 헤드밴드 형태의 웨어러블인 ‘스마트 슬립’을 지난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국내업체 중에선 코웨이가 스마트 베드 시스템으로 CES 2018 혁신상을 받았다.
 
삼성전자도 2015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센서 형태의 ‘슬립 센스’를 공개한 바 있다. 아직 제품이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기술개발을 해 오고 있어 올해 본격적인 상용화가 점쳐지기도 한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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