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39) 이재록 목사의 ‘아름다운 천국의 성폭행’ 고발한 여신도 5명
정소양 기자 | 기사작성 : 2018-04-12 11:50
3,303 views
Y
▲ ⓒJTBC '뉴스룸' 캡처

한국 사회의 권력 기관들이 벼랑 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 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 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 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집단 성행위’ 유도한 이재록 목사, 관계 후 1인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지급
 
어린시절부터 이 목사를 절대적 존재로 믿은 피해자들, 받은 돈은 대부분 교회에 다시 헌금
 
(뉴스투데이=정소양 기자)
 
“(이재록이) 여기는 천국이다. 아담과 하와가 벗고 있지 않았냐. 벗으면 된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만민중앙교회의 신도들은 자신이 다니고 있는 교회의 목사 이재록의 성추행ㆍ성폭행을 폭로하며 ‘미투’ 운동에 참여했다. 법조계, 정치권, 연예계, 교육계 등에 이어 종교계까지 미투 운동이 퍼지면서 우리 사회에 성범죄가 얼마나 만연해있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내부고발은 ‘그루밍 성범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세뇌로 지배당한 종교적 신념 등을 깨고 나온 '미투'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지난 10일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이재록 목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 출신 여성 5명은 과거 이 목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며 최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특히 11일에는 피해자 중 한 명이 이 목사가 집단 성행위까지 강요했다고 추가 증언이 나와 더욱 충격을 안기고 있다.
 
피해 여성 A씨는 “나와 이재록 씨를 포함 모두 7명이 모여 '그룹 XX'를 했었다”고 11일 JTBC에서 말했다.
 
A씨는 “당시 (이재록이) 이제 다 같이 만들자. 천국에서도 이런 아름다운...항상 내 로망이었다는 표현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이재록 목사는 피해자들이 머뭇거리자 성경 문구나 천국에서의 삶을 얘기하며 성관계를 유도하고 설득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성병에 감염되어 산부인과 치료를 받은 피해자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그때 성병이...서로 얘기해서 병원 산부인과도 가서 치료도 받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재록 목사가 저지른 성폭행은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7~8년 동안 계속됐다고 주장했다. 짧게는 일주일에 한 번, 길게는 반년 정도에 한 번씩 성폭행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이재록 목사는 ‘기도처’로 알려진 경기‧서울 아파트에 비밀 거처를 마련한 뒤 늦은 시간 여성 신도를 불러 범행을 저질렀다. 이 목사는 성폭행 뒤 피해자들에게 매번 돈 봉투를 건넸으며, 금액은 수 백 만원에서 수 천 만원에 이르는 현금이었다.
 
피해자들은 돈을 써버리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다시 교회에 헌금했다고 증언했다.
 
이번 사건은 ‘그루밍 성범죄’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루밍 성범죄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호감을 얻거나 돈독한 관계를 만들어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폭력을 가하는 것을 뜻한다.
 
이번 사건 역시 물리력 없는 성폭행이 이뤄진 점, 종교계에서 일어난 점 등에 미루어 ‘그루밍 성범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피해자 D씨는 “하나님을 생각하면 대부분 이재록을 떠올린다”며 “성도들은 다 이제껏 그 교회를 나가면 구원이 없다고 생각하며 다른 교회를 가는 것 역시 구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즉, 피해자들은 모두 아주 어린 시절부터 해당 교회를 다니며 이재록 목사를 절대적 존재로 믿은 것이다.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그가 하는 말을 하나님의 말이었다”며 “이 때문에 (이재록이) 천국을 예로 들면서 성관계를 강요했을 때 감히 거부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복수의 피해자들로부터 성폭행-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진술을 피해자 5명으로부터 확보하고 당시 진료 기록 등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피해자들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이라고 판단해 이 목사를 출국 금지한 상태다.
 
그러나 만민중앙성결교회 측은 성폭행은 물론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며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있다.
 
교회 측은 “성폭행은 물론 성관계도 있을 수 없는 일다”며 “밤에 여신도를 따로 불러들이는 일도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이 목사가 현재 거동도 하기 힘들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교회 측은 JTBC 뉴스룸의 추가보도를 막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회 측은 ‘뉴스룸’ 보도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반면 경찰은 성폭행 뒤 건넨 거액의 돈이 입막음용이라고 보고 조만간 이재록 목사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만민중앙성결교회는 1982년 이재록 씨가 개척했고 37년째 담임 목사로 있는 곳이다. 원래 성결교회 소속의 교회였지만 1990년 교단에서 제명당하자 이씨가 따로 교단을 만들어 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회 내에서 이재록은 절대자에 가까운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소양 기자 jungsy@news2day.co.kr]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