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인터뷰] SBS ‘리턴’ 출연 배우 조상규 변호사, “성공의 조건은 기회와 실력”
이안나 기자 | 기사작성 : 2018-04-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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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규 변호사가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배우가 된 이유는 단지 주체할 수 없는 '끼' 때문?
 
변호사, 배우, 작가등 서너개의 직업에 열중하는 이유는 '기회'를 만들고 실력을 쌓기 위한 전략적 선택
 
주업인 변호사로서 성공한 편이지만 다양한 직업활동 통해 '기회' 넓히는 효과 거둬
 
시청률 높았던 '리턴'에서 '형사'로 출연해 '배우의 기쁨' 실감
 
AI변호사 나오지만 인간 변호사의 '통찰력'과 '영업력'의 영역은 확고부동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전문가'는 대게 스스로 책임질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자신의 이름으로 일 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도 끊임없이 공부해야만 하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전문직종이라는 '한가지' 영역에서 성공하기도 치열한 경쟁시대에 오히려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직업적 성공과 삶의 가치를 조화시키는 것이다.
 
조상규 변호사(40.사진)는 바로 그런 사람이다. 변호사, 배우, 작가, 법학박사, 금융MBA, 변리사, 중앙대·경희대 겸임 교수 등 주요경력으로만 채워도 명함에 공간이 부족해 큐알코드를 사용할 정도다.
 
조 변호사는 10일 뉴스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직업적 성공의 조건으로 '기회'와 '실력' 두 가지를 꼽았다. 끊임없는 영업활동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내야하고, 그 기회를 잡으려면 '실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조 변호사가 서 너개의 직업을 영위해온 것은 '열정'의 소산이지만, 바로 '기회'를 넓히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매년 생일마다 책을 출간하기로 계획을 세워 벌써 <문화예술저작권 분쟁의 숲에 가다>, <김영란법 제대로 알기>, <기업법무 제대로 알기> 등 3권의 책을 저술했다. 최근에는 ‘기업경영법무연구원’과 ‘한국회계법학연구소’를 설립하여 대표직을 맡고 있다.
 
조 변호사는 많은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본업인 변호사로서의 책임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일하는만큼,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최소요건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교수, 배우, 작가 등의 많은 역할을 해내면서도 조 변호사는 전혀 힘든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어디서나 분위기를 주도하는 유쾌한 인물이다. 조 변호사가 다양한 업무를 ‘재밌게’ 해나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Q. 최근 SBS 수목드라마 ‘리턴’에서 형사 역할로 출연했다. 연기를 따로 배운 적이 있는지?
 
A.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공부가 아니면 생존이 위협받는 유년기를 보냈다. 20대에는 고시공부 한다고 도서관에서 젊은 시절을 모두 보낸 고리타분한 고시 출신 변호사라 연기를 배울 시간도, 기회도 없었다. 연기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고 사투리를 쓰기 때문에 최대한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Q. 리턴 드라마를 본 주변의 반응은?
 
A. 시청률이 17%에 육박하는 드라마였다. 긴 대사를 소화하는 장면이 있어서 본 방송이 나가고 있는 도중에도 지인들이 너무나 많이 연락을 해줬다. 아는 사람이 드라마에 나오니 신기하다는 반응부터 연기가 자연스럽다고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어색했다는 악평도 있었다.
 
Q. 연기자로 활동한 이력을 알려달라.
 
A. 현재 박나래, 김준현 등의 유명 개그맨이 소속되어 있는 JDB엔터테인먼트에 배우로 소속되어 있다. 소속사에서 형사 역할 오디션을 연결해줘서 오디션을 본 적이 있는데, 사투리로 대본 리딩하고 괜한 살인의 추억 배우 송강호 흉내를 내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이제까지 드라마는 두 번 출연했는데, 두 번 모두 형사 역할을 했다. 첫 번째 드라마는 SBS주말드라마 ‘떴다 패밀리’였는데, 당시 SBS 고문변호사를 하고 있는 기회에 감독님과 인연이 생겨 형사 역할로 출연을 했다. 비록 시청률은 낮았지만 유명 연예인들과 종방연도 함께하면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었다.
 
Q. 전문직의 성격을 잘 드러내도록 변호사로서 시사 프로그램 패널에 나갈 수도 있었을텐데 드라마에 배우로 출연한 이유가 궁금하다.
 
A . 다양한 종편에 뉴스, 시사프로 패널로 출연을 많이 해봤다. 종편 패널은 시사나 법률을 다루고 생방송으로 이루어져 상당히 긴장감이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어떤 변호사가 출연하든지 비슷한 내용의 법률 전문가적인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나만의 색깔을 드러내기 힘들다고 느꼈다. 집에 25kg정도 나가는 대형견을 키우는데 그 이야기를 방송에서 꺼냈다가 조연출들을 긴장시킨 적이 있다. 또 시사프로그램에선 똑똑하고 점잖은 변호사 역할만 해야하지 않나. 좀 다양하고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Q . 본 직업인 변호사 업무에 소홀해지지 않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을 것 같다.
 
A . 워낙 활동을 많이 하니까 변호사로서의 본업은 언제 하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사실 하루의 대부분은 변호사 업무인 소송과 자문을 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비밀유지 문제도 있고 업무 내용을 SNS에 올리기도 적당치 않아 공개를 못 할 뿐이다. 배우로서 촬영을 하는 날은 정말 어쩌다 한 번 있는 일이기 때문에 그 정도 시간 조정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드라마 리턴을 촬영할 때에도 단역이기도 했지만 촬영시간 2~3시간만 투자하면 내 분량은 충분히 찍기 때문에 시간적인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변호사로서의 일상을 살아가다가 갑자기 드라마 배우로서 대본을 외우고 촬영장에서 연기한다는 것이 엄청 부담스러운 일인지라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내는 것이 오히려 제일 어려운 일이다. 이번 작품에 용기를 내서 출연한 목적 중에 하나는 주어진 역할은 뭐든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다.


▲ SBS 드라마 '리턴' 캡쳐화면

Q. 변호사는 항상 '분쟁'하는 직업이다. 어떻게 일을 즐기면서 하는지
 
A. 사람은 누구나 많은 역할들을 맡고 살아가지만 그 역할을 즐길 줄은 모르는 것 같다. 조상규라는 사람은 변호사이면서도 교수, 정부위원회 소속 위원 등 여러개 타이틀이 있다. 모두 하나의 배역이라고 생각한다. 강의를 할 땐 교수 역할을 맡아 연기를 한다고 생각하고, 정부 위원회 소속 위원회에서 치열한 토론을 할 땐 국회의원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고 상상한다. 
 
예를 들어 나는 진짜 변호사이지만, 법정에서 의뢰인을 위하여 변론을 펼칠 때 스스로를 변호사 역을 맡은 배우라고 상상한다. 그러면 좀 더 객관적인 관점에서 무엇이 의뢰인을 위한 ‘최고의 변호사’일까 생각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맞는 치밀한 준비를 하게 된다. 법정에서 설득력 있게 진술하는 모습이 절정이다. 이런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하니 재판 결과도 좋을 수밖에 없다.
 
오히려 그 어떤 배우보다도 진정성 있는 연기가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짜 변호사니까. 이런 생각들은 주어진 모든 역할들에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된다. ‘언제나 혼신의 연기를 펼치는 대배우’처럼.
 
Q. 매우 바쁘게 살아간다. 하루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지.
 
A. 다양한 영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또 성과를 내는 것을 보고 잠잘 시간은 있는지 물으시는 분들이 많다. 정작 나는 하루에 8시간 이상은 푹 잔다. 사실 눈 떠 있는 시간에 딴 짓을 안 하면 시간은 얼마든지 쓰기 나름이다. 요령 있게 한 번에 두세 가지 일을 하면 시간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쪼개고 또 쪼개니 시간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나오더라.
 
또 중요한 것은 같은 시간을 써도 시간이란 개념은 모두에게 동일하지 않다. 하루 2~3시간 일해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신의 성과로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은 남의 일을 해주는 부속품 같은 12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이다. 결과적으로 남들이 볼 때도 전자가 더 많은 일을 한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자신의 성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그러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한 사람이 된다.
 
Q. 어쨌든 본업은 변호사인데, AI가 떠오르면서 변호사 역시 대체직업이라고 말을 한다.
 
A. 한국의 첫 인공지능(AI) 변호사 ‘유렉스’가 지난 2월 대형 법무법인에 ‘취직’해 화제가 됐다. 유렉스를 만든 인텔리콘 대표와 아주 친한 사이여서 유렉스 출시 전부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결론적으론 지금의 인공지능 변호사 수준은 실제로 법률업무를 하는 변호사에게 좋은 보조 장치 정도의 수준이라고 본다.
 
주니어변호사 수요가 줄 것이란 전망도 있던데 그렇지 않다. 주니어변호사는 정보검색 장치가 아니다. 법정에 출석해서 변론도 하고, 새로운 법리를 해석하고, 의뢰인들과 미팅도 함께 한다. 아직 인공지능 '따위가' 자리를 빼앗아 갈 만큼 그렇게 변호사업무가 단순하지만은 않다.
 
Q. 자신만의 색깔을 갖는 것이 어쩌면 곧 ‘필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변호사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자면.
 
A. 변호사라는 전문직의 메리트(merit)는 떨어지고 코스트(cost)는 증가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다. 성공하려면 기회와 실력 두 가지가 필요하다. 특히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소위 영업활동을 열심히 해야 기회가 온다. 다만 이 때 실력이 없다면 기회는 줄어들고, 반대로 실력만 있고 사회생활에 소극적이면 숨은 고수가 될 뿐이다. 기회가 있어야 실력을 펼칠 수 있으니까.
 
항상 기회와 실력의 균형을 잘 맞추어가면서 꾸준히 한다면 어느 순간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자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며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안나 기자 leean@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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