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54) 부모배경 타고난 금수저에 갈수록 무기력해지는 일본 학부모들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4-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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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들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한 듯하다. Ⓒ일러스트야

부유한 가정의 아이들이 더 좋은 교육을 받는 것은 당연할까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아사히신문과 베넷세 교육종합연구소가 공동으로 실시한 ‘학교교육에 관한 보호자의 의식조사’ 결과가 4일 발표되었다. 일본 전역의 공립 초등학교 학부모 7400명에게 소득에 따라 교육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당연하다’ 또는 ‘어쩔 수 없다’고 답한 비율이 62.3%에 달해 조사개시 이래 처음으로 60%를 넘기는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서는 ‘소득이 많은 가정의 자녀가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경향’에 대해 ‘당연하다’, ‘어쩔 수 없다’, ‘문제가 있다’의 3개 보기가 주어졌다. 이 중 ‘당연하다’고 답한 학부모의 비율은 9.7%로 2013년의 조사결과 6.3%에서 3.4% 상승했다. ‘어쩔 수 없다’의 비율은 2013년의 52.8%에서 거의 변하지 않은 52.6%를 기록했다. 이로써 부에 따른 교육격차를 용인하는 보호자 비율은 총 62.3%에 달했다.

한편 부에 따른 교육격차는 ‘문제다’라고 답한 학부모 비율은 34.3%로 2013년 조사의 39.1%에 비해 5%정도 하락했는데 2008년 조사 때는 53.3%였던 점을 생각해보면 10년 사이에 학부모들의 의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추가 질문으로 일본사회에서 ‘빈부격차는 확대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의 답변이 무려 85%에 달하여 많은 보호자들이 자녀세대의 빈부격차는 자신들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 생각했다.

학부모의 의식조사는 문부과학성이나 내각부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지만 교육에 관한 의견이나 학력, 경제적 여유와의 관계 등을 수천 명 규모로 계속해서 실시하고 있는 조사는 동 조사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고학력, 고소득, 도심지 학부모일수록 교육격차 인정

그렇다면 부에 따른 교육격차를 용인하는 학부모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고학력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도시에 살수록 이러한 경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일본 사회가 더욱 분단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있다’고 답한 학부모는 72.8%가 부에 따른 교육격차를 용인한 반면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답한 학부모들은 55.7%만이 교육격차를 용인했다.

학부모의 학력으로 구분해보면 ‘부모 모두 대졸일 경우’는 69.9%가 교육격차를 용인했고 ‘부모 모두 대졸이 아닌 경우’는 57.4%가 용인하여 12.5%의 차이를 보였다. 단, 대졸이 아닌 학부모라도 교육격차를 ‘당연하다’고 답한 비율은 직전 조사의 4.7%에서 9.5%로 증가하였다.

살고 있는 지자체 규모로는 ‘특별구 및 50만 이상 도시’에서 67.4%, ‘인구 15만 명 이상’에서 61.2%, ‘5만 ~ 15만 명 미만’에서 60.9%, ‘5만 명 미만’에서 55%의 학부모가 교육격차를 용인하여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교육격차를 인정하는 모습이 뚜렷했다. 베넷세 교육종합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교육격차를 용인하는 사람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도시에 사는 보호자들이 많다”며 “상대적으로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자녀들일수록 사립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 답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여유가 자녀교육은 물론 교육정책까지 영향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의 경우, 학원이나 과외와 같은 사교육에 월 2만 엔 이상 지불하고 있는 비율이 34.1%에 달해 경제적 여유가 없는 학부모들의 19.7%에 비해 배에 가까웠다. 2004년 첫 조사 때의 격차 12.6%보다 더 확대된 결과였다.

또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의 74.8%는 자녀들의 진학에 대해 ‘4년제 대학이나 대학원까지 진학시키고 싶다’고 답하여 그렇지 않은 학부모들의 52.3%와도 다시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역시 2004년의 20.8%보다 더 벌어진 격차였다.

결국 경제적 여유는 교육정책에 대한 생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교육예산은 소득이 적은 가정의 자녀들에게 많이 쓰여야 한다’와 ‘전원에게 공평하게 쓰여야 한다’의 선택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은 30.2%만이 전자를 선택하여 여유가 없는 학부모들의 44.7%에 비해 15% 가까이 낮은 결과가 나왔다.

어찌 보면 다소 불공평하다고 할 수 있는 의견들에도 불구하고 학부모들은 현재 자녀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대하여 83.8%가 매우 또는 꽤 만족하고 있다고 응답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교육격차는 조용히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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