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꿈터]① 팀이에스·씨세론·메디웨일, ‘철학’이 있는 청년들의 IT스타트업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4-04 16:33
3,026 views
N
▲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왼쪽부터 윤영선 ‘씨세론(CICERON)’ 대표, 김덕윤 ‘팀이에스(Team ES)’ 대표, 이근영 ‘메디웨일(Medi-Whale)’ 이사 [사진=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청년창업꿈터에서 꿈을 키우는 팀이에스, 씨세론, 메디웨일
 
IT기업이지만 e스포츠·번역·의료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최종목표
 
정보기술(IT) 산업은 ‘청년 창업의 꽃’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으로 대전환 중인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정부 또한 IT 창업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 일단 IT 분야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각종 지원사업에서 눈길 한 번 더 준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물론 그만큼 IT 창업도 포화 시장이 됐다. 아무리 ‘대세’ 산업일지라도 진중한 고민 없이 빛을 발하기는 어렵다. 뉴스투데이는 3일 신촌 청년창업꿈터에서 이러한 고민을 안고 있는 3인의 젊은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났다. 김덕윤 ‘팀이에스(Team ES)’ 대표, 윤영선 ‘씨세론(CICERON)’ 대표, 이근영 ‘메디웨일(Medi-Whale)’ 이사는 각각 e스포츠, 번역툴, 의료기기 산업에 딥러닝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시가 지원하는 청년창업꿈터에서 동거동락하고 있다. 청년창업꿈터는 신촌의 낡은 모텔을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자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단지 사무공간만 대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생활할 수 있는 주거 공간까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에 입주 중인 청년창업기업은 임대료 없이 전기·수도 등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이날 만난 청년 대표들은 이제 막 IT 스타트업으로서 발을 내딛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공통적으로 단순히 기술 창업에 그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IT기업으로서의 정체성보다는 각자 게임산업, 번역산업, 그리고 의료산업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의식이 더 뚜렷했다. 다음은 김덕윤·윤영선 대표, 이근영 이사와의 일문일답.
 
 
▲ 청년창업꿈터 내외부 전경 [사진=청년창업꿈터 제공]

 
Q. 각자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A. 팀이에스 : e스포츠 분야에서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STATS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마치 주식 통계 프로그램처럼 정밀한 e스포츠 데이터를 제공한다. 경기와 선수 역량, 구단 정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전략분석을 한다.
 
우리 회사는 지난해 9월에 시작해 현재 네 명의 멤버가 함께 하고 있다. 아직은 국가지원사업을 중심으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단계지만 최근 독일과 프랑스 등 해외를 중심으로 투자 성과를 올리고 있다.
 
A. 씨세론 : 우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5년 설립해 저를 포함한 2명의 코파운더와 직원 6명을 두고 있다. 아직은 B2B(기업 간 거래)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를 쌓고 기술 개발을 계속하면서 AI 번역툴을 만드는 게 목표다.
 
A. 메디웨일 : 안구(눈) 검진을 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2016년 12월 설립했고, 인공지능 개발자 3명, 세브란스병원 안과 전문의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지만 최근 러시아 한티만시스크 연방과 MOU를 체결하는 등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IT기술 자체보다도 산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원동력

 
번역산업은 ‘언어의 탈중앙화’이자 ‘정보의 탈중앙화’
 
Q. 창업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A. 팀이에스 : 우리가 IT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주가 되는 건 e스포츠 산업에 대한 열정이다. 실제로 저는 선수 경험도 있다. e스포츠 산업이 어떻게 하면 더 재밌고 활성화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실 e스포츠계는 의외로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문화가 강해서 데이터화나 디지털화가 거의 안 돼 있다. 감독과 선수들도 소위 ‘감’에 의지해 전략을 짜거나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이용해 체계적이고 정밀한 전략분석과 정보 공유가 가능하다면 산업 자체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브라질이 축구 강국이듯이 우리나라는 e스포츠 강국이다. 우리나라 야구 선수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고 하듯이 외국 프로게이머들은 우리나라 리그에 오려고 안달이다. 여기에 대한 자부심도 분명 있다. 데이터를 2~3년 더 축적하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구단에 대한 에이전트 관리 사업도 진행할 생각이다.
 
A. 씨세론 : 우리는 번역 산업을 ‘언어의 탈중앙화’라는 측면으로 접근한다. 예컨대 저는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왔다. 고전 예술일수록 주로 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고, 다양한 언어로 표현돼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배워 오는 영어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언어를 모르기 때문에 놓치는 데이터들이 굉장히 많다. 이 언어 장벽이 사라져야만 진정한 정보의 탈중앙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4차산업 기술은 ‘탈직업 시대’ 아닌 ‘인간과 기술의 공존’ 만들 것
 
‘번역가의 소멸’은 거짓…AI 번역산업은 전문 번역가들의 적극 동참이 필수 
 
AI 의사가 인간 의사의 ‘고된 노동’만 대체하는 시대, 장기간 지속될 듯
 
Q. 최근 번역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라질 직업’ 1순위로 꼽히기도 했는데.
 
A. 씨세론 : 최근 그와 관련한 기사를 보고 정말 화가 났다. 그 기사는 번역가들에게 ‘AI가 나를 해칠 것이다’라는 공포를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만들려는 AI 번역툴은 어디까지나 ‘툴(Tool)’이다. 아직은 번역가들의 작업을 더 쉽게 도와주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우리가 AI 번역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숙련된 번역가들이 양질의 데이터를 제공해줘야만 한다. 하지만 AI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고, 제대로 된 보상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 번역가들 중 누구도 자신의 데이터를 내놓지 않는다. 그럼 결국 번역 산업 자체가 성장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개념을 도입하는 구상도 그리고 있다. 번역가들이 데이터를 제공하면 이를 블록체인 형태로 묶고, 그들에겐 암호화폐로 합당한 보상을 해주는 거다. 이를 위해 실제로 ICO도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좋은 데이터가 쌓이고, 우리가 원하는 높은 수준의 AI 번역기를 만들 수도 있다.
 
A. 메디웨일 : 우리도 공감한다. 가령 IBM이 내놓은 의료용 AI 솔루션 ‘왓슨’의 경우 ‘이 세상 모든 의료문제를 왓슨 하나로 다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의사라는 직업도 대체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완벽한 의사와 같은 수준의 인공지능이 나오는 시대는 아직 한참 먼 얘기다.
 
우리는 그보다는 의사가 하는 일 중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을 인공지능을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해결하도록 돕는다는 개념으로 생각하고 있다. 안구 검진에 초점을 맞춘 것도 그러한 이유다. 안구는 당뇨질환과 심장질환 등을 진단할 수 있는 신체기관이지만, 규모가 있는 대학병원이 아닌 일반 동네 병원에서는 진료 여력이 부족하다. 우리가 만드는 AI는 의사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것이지 그들을 위협하는 게 아니다.
 
 
“창업은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

 
Q. 선배로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팀ES : IT 산업 쪽은 특히 데이터 관련 라이센스 문제로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만 가지고 시작하는데 기술적, 법률적 한계로 포기하는 거다. 은근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그렇게 흐지부지된다.
 
저도 원하는 데이터가 있었는데 제작사 측에서 라이센스 허가를 안 해줬다. 저 같은 경우는 제작사에 계속해서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며 닦달을 했다. 결국 허락을 해주더라. 안 되는 걸 되게끔 풀어나가는 게 창업이다. 뭐든지 부딪혀 봤으면 좋겠다.
 
A. 씨세론 : 절대 혼자서 하려고 하지 마라. 대표 혼자 돈 벌려고 생각 말고 여러 사람과 공동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간다’는 얘기가 있다. 여럿이 함께 해야 대표 혼자서 나쁜 결정을 안 하게 된다.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했던 생각이 남의 눈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생각일 때가 많다.
 
한 팀 내에서 여러 역할을 둬야 한다. 디자이너, 테크니션, 비즈니스맨 등 다양한 롤이 있어야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같은 전공, 같은 학과 친구들끼리 마음 맞아 창업을 한다? 망하는 지름길이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