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37) 김생민의 10년전 성추행 폭로해 '방송계 퇴출'끌어낸 스태프 A씨

강이슬 기자 입력 : 2018.04.03 18:32 |   수정 : 2018.04.0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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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10년 전 개그맨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스태프 A씨의 폭로에 김생민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 ⓒ 뉴스투데이 DB


한국 사회의 권력기관들이 벼랑 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 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 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방송 스태프 A씨, “10년 전 노래방에서 김생민에게 성추행 당했다”
 
피해자 A씨에 침묵 강요한 방송국 관례도 책임 있어
 
김생민 “모든 것이 제 잘못”…고정 프로만 7개 모두 자진 하차

 
(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10년 전 출연 중이었던 프로그램의 회식 자리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습니다. 저의 부족한 행동으로 인해 상처 받으셨을 그 분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무겁고 죄송한 마음뿐 입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깊이 사과 드립니다.”
 
3일 개그맨 김생민이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6년 만에 얻은 ‘제1의 전성기’가 불명예로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10년 전 방송사 스태프로 근무했던 A씨가 김생민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김생민이 인정했다.
 
A씨는 10년 전인 2008년 한 방송 프로그램 회식이 열린 노래방에서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2일 한 언론에 폭로했다.
 
A씨는 먼저 퇴근하던 스태프로부터 김생민 씨가 노래방 복도 끝방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에 그 방으로 향했다. 이전까지 김생민과는 목례만 주고받을 정도로 부딪힐 일이 없던 사이라 방 문간에 서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김생민은 ‘일단 들어오라’고 한 뒤 A씨를 뒤에서 억지로 끌어안았다.
 
A씨는 “손으로 밀쳤지만 소용없었다”며 “아무리 저항해도 (힘으론)이길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A씨는 자신을 찾으러 온 선배 덕분에 그 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선배는 “너 속옷 끈이 풀어진 것도 몰랐냐”고 고쳐줬고, A씨는 선배에게 김생민에게 당한 성추행을 모두 말했다. 이후 메인작가에게도 상황을 모두 털어놓았다.
 
이날 김생민에게 성추행을 당한건 A씨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성추행 피해자 B씨도 그 노래방에서 김생민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김생민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최소 두 명의 여성을 추행한 것이다.
 
김생민은 스태프를 성추행하고도 계속해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메인PD가 B씨의 성추행 사건을 인지하자 김생민은 B씨에게만 사과를 하고 넘어갔다. B씨는 사과를 받은 후 스태프로 남았다.
 
사과를 받지 못한 A씨가 메인작가에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메인작가는 “방송가에서 이런 일로 출연진을 자르는 법은 없다”라며 “스태프가 나가면 나갔지, 연예인은 나갈 수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성추행 사건을 폭로했지만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따가운 눈총이 이어졌다. A씨는 스튜디오 촬영현장에서 배제되었고, 자신을 향한 불편한 분위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A씨는 당시 방송국 관계자들로 부터 “경찰로 끌고 가서 금전적인 합의를 받고 싶냐? 이런 일은 방송국에 소문이 금방 퍼진다”, “B씨는 출연진이 나가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출연진이 술김에 한 일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가면 방송은 어떻게 이끌어가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성추행 가해자는 김생민이었지만, 피해자의 침묵을 종용한 방송국도 책임이 있는 셈이다. 이후 A씨는 자진 퇴사했다.
 
10년 전 성추행 폭로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졌지만, 10년 후 A씨의 폭로에는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특히 ‘짠돌이’ 이미지로 전성기를 맞은 김생민은 10년 전 하지 않은 사과를 이제야 했다. 지난 3월 21일 언론사와 함께 동행한 A씨를 본 김생민은 “미안하다”며 “제발 용서해달라”고 사과했다.
 
김생민은 팟캐스트와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을 비롯해 ‘연예가중계’, ‘전지적 참견 시점’, ‘출발 비디오 여행’, ‘TV동물농장’, ‘짠내투어’, ‘오늘 쉴래요’ 등 총 7개의 고정 출연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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