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카카오가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 일본에 설립한 2가지 이유

이안나 입력 : 2018.03.28 11:30 ㅣ 수정 : 2018.03.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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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용 카카오 신임대표가 'Hey kakao 3.0' 간담회에서 카카오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카카오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지향하는 카카오의 '그라운드X', 국내 아닌 일본에 설립 

카카오, "콘텐츠·블록체인 양날개 달고 아시아 대표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해 일본 선택" 강조

시장 일각, "향후 리버스ICO 가능성 열어둔 카카오, 국내 '가상화폐 ICO' 금지 의식해 일본행" 분석 

정부당국의 '블록체인 허용-가상화폐 ICO 금지' 정책이 유망 스타트업 해외행 유도 지적도

(뉴스투데이=이안나 기자) 카카오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할 사업은 블록체인 플랫폼을 선택했다. 카카오는 이 신사업을 위해 자회사 ‘그라운드X’를 일본에 설립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IT기업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리더십을 가져갈 계획이다.  카카오가 아시아 대표 플랫폼으로 키울 그라운드X를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에 설립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로 2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첫째, 카카오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한국을 넘어선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기기 위한 포석의 일환이라는 주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은 한국 뿐 아니라 (최소한) 아시아 전체를 목표를 두고 하는 서비스이다”면서 “글로벌 플랫폼을 지향하기 위해서 국내보다는 해외에 설립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일본은 최근 카카오가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고 블록체인이 잘되어있는 나라이기도 해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는 2014년 포털 다음과 합병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을 모색한 이후 일본시장에서만 최근 수확을 거두기 시작했다. 카카오 해외법인 상황을 살펴보면 중국법인 베이징카카오, 싱가포르법인 카카오싱가포르는 지난해 각각 33억 원, 448만 원의 적자를 냈다.

카카오 일본법인 카카오재팬도 모바일메신저 이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순손실 217억 원을 냈다. 그러나 카카오의 모바일메신저 아닌 콘텐츠 사업은 일본에 통했다. 대표적으로 일본에 진출한 웹툰 애플리케이션(앱) 픽코마는 연평균 30%에 달하는 일본 웹툰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카카오 해외 공략의 한 축이 됐다.

지난 27일 카카오 CEO 간담회에서 조수용 대표가 "카카오의 많은 서비스가 블록체인과 결합된다면 엄청난 일이 벌어질거라 예상되고, 시장에서도 많이 기대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한만큼, 자사의 서비스와 블록체인 플랫폼을 접목시키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카카오가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성공할 경우 '가상화폐 공개(ICO)'를 추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 당국은 가상화폐 ICO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그라운드 X를 일본에 설립한 것은 향후 ICO등을 감안한 행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더욱이 일본은 ‘비트코인 천국’이라고 불릴만큼 가상화폐에 대한 광풍이 불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비트코인을 합법적인 지불수단으로 승인해, 비트코인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일본은 글로벌 비트코인 거래량의 40% 정도 차지한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블록체인 대중화도 빨라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을 비교했을 때 블록체인에 대한 규제 강도면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상화폐 ICO를 위해서라면 단연코 '일본'을 선택하는 게 정답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금융당국 차원에서의 가상화폐 ICO 규제는 있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규제는 현재 떠오르는 게 없다”며 “기업이 블록체인 사업을 하면서 걸림돌이 되는게 있으면 의논하고 조율하는 방식으로 진행될텐데 현재는 해외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카카오가 국내에서의 규제를 피해 일본에 자회사를 둔 건 아니라는게 정부부처의 설명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향후 '리버스 ICO'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리버스 ICO는 신생 스타트업이 아닌 이미 IPO에 성공한 기업이 실시하는 ICO다.

카카오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립적인 가상화폐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볼 때, 국내가 아닌 일본에 ‘그라운드X’를 설립한 것은 합리적인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당국이 가상화폐 ICO를 금지시키는 것이 유망한 스타트업의 해외유출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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