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뱅크의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 ‘제2의 호반건설’ 효과?
이재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3-27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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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7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2동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타이어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스투데이

금호타이어의 10분의 1규모인 타이어 유통업체 타이어뱅크, 27일 인수 의사 공식 표명

산업은행, “금시초문이고 황당하다” 반응...‘국내기업 인수설’ 주장하던 금호타이어 노조도 “모르는 일”


'법정관리' 데드라인 사흘 전에 나온 타이어뱅크 변수, ‘제2의 호반건설’ 효과 노림수 분석도

(뉴스투데이=이재영 기자)

본사 직원이 7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타이어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가 27일 금호타이어 인수 추진의사를 공식 표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기업인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측은 “그간 전혀 논의되지 않았던 기업이 사전 예고도 없이 기자회견을 통해 인수의사를 밝힌 것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30일까지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수순을 밟겠다고 ‘최후통첩’을 해놓은 상태이다. 법정관리 수순에 들어가기 불과 사흘전에 인수의향을 개진한 것은 비상식적인 태도라는 게 시장의 분위기이다.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27일 "금호타이어가 중국 더블스타에 통째로 매각되는 것을 국내기업으로서 가만히 지켜볼 수만은 없다“면서 금호타이어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해외매각 반대 주장을 동력으로 삼으려는 전략을 드러낸 셈이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2동 대전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호타이어가 생존하려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가동률을 높야야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면서 "타이어뱅크는 전국에 판매망을 갖추고 있어 즉시 판매를 증가시켜 고용을 보장하면서 금호타이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인수주체로서의 장점을 부각시켰다. 

김 회장은 “한국내 공장까지 모두 매각되면 국민 자존감에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면서 "노동조합과 채권단을 만나 입장을 경청한 뒤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어뱅크의 인수능력에 대해 벌써 회의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타이어뱅크가 ‘제2의 호반건설’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시공능력 13위인 호반건설은 시공능력 3위인 대우건설 인수전에 나서 지난 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돼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게 됐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화제가 됐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해외부채 3000억원이 추가로 드러나자 전격적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반건설은 이 과정에서 ‘남는 장사’를 했다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다. 대우건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 자체를 통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브랜드 이미지’ 홍보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타이어뱅크는 규모 면에서 금호타이어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작은 기업이다. 본사 직원은 70명에 불과하고 2016년 기준 매출액은 3729억원에 불과하다. 금호타이어는 직원 수 5000여명에 연간 매출액은 3조원에 달한다. 호반건설과 대우건설간의 격차보다 훨씬 크다. 

산업은행은 27일 타이어뱅크가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을 일축했다.
채권단에 공식적으로 관련 제안 서류를 제출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인수능력면에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가 합의한 금호타이어 매각 금액은 6463억인데 매출액이 3000억원대에 불과한 타이어뱅크가 자금 조달능력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동안 “새로운 인수주체가 될 국내기업이 있다”고 주장해온 금호타이어 노조는 27일 “타이어뱅크는 우리도 모르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신에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이날 "오늘 인수 의향을 발표키로 한 타이어뱅크 외에도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기업이 두 곳이 더 있다"며 "(채권단이)이들 업체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인수 의향을 밝힌 국내 기업에서 곧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로 예정돼 있어 지금 노조가 나서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에 이어 국내기업 두 곳이 추가로 인수의향을 밝힐 경우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추진하고 있는 더블스타로의 매각 방침은 난기류에 휩쓸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국부유출’과 ‘생존권’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여론몰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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