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149) 일본정부의 '일하는 방법개혁'이 실제 직장에서 먹히지 않는 이유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8-03-2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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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노동환경은 왜 개선되지 않을까. Ⓒ일러스트야

일하는 방법의 개혁을 실제로 체감하는 비율은 겨우 22%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아베 총리의 취임 때부터 강력하게 추진되어 온 ‘일하는 방법의 개혁’은 장시간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고 고령자의 사회활동을 촉진함으로써 충분한 노동인구과 효율적인 생산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

이를 위해 개인의 연간 잔업시간을 제한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의 개혁안을 꺼내드는 일본 정부의 모습은 연일 매스컴에 보도되며 당장이라도 일본 노동환경이 급변할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 중에 이러한 정부의 정책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겨우 22%에 그쳤다. 변한 게 없다고 대답한 비율은 무려 51%로 일본 정부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이러한 결과는 일본에서 이직 전문사이트를 운영하는 엔 재팬(エン・ジャパン)이 2월 한 달 간 6700여명으로부터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발표하였다.

‘야근만 못할 뿐이지 퇴근 후에 집에서 일하게 됐다’는 불만도

먼저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일하는 방법의 개혁에 대응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43%였다. 기업규모가 커질수록 대응률이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는데 종업원 수 1000명 이하의 기업에서는 27%만이, 1000명 이상 기업에서는 66%가 일하는 방법의 개혁에 대응하고 있다고 답하였다.

‘회사가 일하는 방법의 개혁에 대응함으로써 당신의 일하는 방법은 바뀌었습니까?’ 질문에는 변했다는 응답이 22%, 변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51%였고 모르겠다는 의견도 27%를 기록했다. 기업규모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았다.

변했다고 답한 사람들 중에는 “장시간 노동이 개선되어 부서의 분위기와 내 자신의 일에 대한 자세가 보다 효율적으로 바뀌었다. 주변의 야근상황을 신경 쓰지 않고 퇴근하기 쉬워졌고 개인적인 스케쥴도 세우기 쉬워졌다”(26세 여성, 중소기업)라며 기뻐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반대되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았는데 “회사의 새로운 정책에 편승해서 마치 공무원이라도 된 듯 정시에 퇴근해버리는 직원 몫까지 일하게 되었다. 잔업시간은 오히려 더 늘었다”(30세 남성, 소기업)는 의견이나 “잔업이 불가능해져서 집으로 일을 가져와서 하고 있다”(38세 남성, 중견기업)는 불만 가득한 의견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변하지 않는 이유 ‘회사의 대응방법이 적절치 않고 일 자체가 많기 때문'

그렇다면 일본 정부가 쉴 새 없이 일하는 방법의 개혁을 외치고 있음에도 실제 직장인들이 체감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불만을 쏟아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회사가 일하는 방법의 개혁에 맞춰 대응하고 있음에도 변하지 않았거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물었다.

1위는 ‘제도나 방법이 현장의 실태와 맞지 않기 때문’(48%)이었고 2위는 ‘담당하고 있는 일의 양이 많기 때문’(39%)이었다. 이어서 ‘만들어진 제도나 방법을 실제로 사용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 31%로 3위를 기록했다.(복수응답)

상위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산적한 업무량에 대한 일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관리 층과 실무 층간의 의견 간극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실제 의견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잔업을 없애는 것에만 집중해서 업무분담의 재검토나 효율화를 위한 제도 등을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29세 남성, 중견기업)는 의견이나 “본사는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일손부족과 업무부담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본사의 대응방안이 실무까지) 전달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할 듯 하고 쉽지 않을 것 같다”(30세 여성, 중견기업)는 의견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한편 일하는 방법의 개혁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가장 많은 응답이 ‘일의 진행방식이나 대응방식을 새로이 궁리하는 것’(56%)이었다. 물론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일단은 관리 층이 조직적으로 업무량과 인원배치를 재검토하여 현장의 무리가 없는 방법으로 개혁을 진행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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