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금감원의 ‘채용비리’ 조사 칼날, ‘하나금융’ 정조준의 문제점

이지우 기자 입력 : 2018.03.19 17:25 ㅣ 수정 : 2018.03.19 17:25

금감원의 ‘채용비리’ 조사 칼날, ‘하나금융’ 정조준의 문제점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금감원 이례적인 특별검사단으로 하나은행·하나금융 채용비리 발본색원 중
 
‘권위’, ‘신뢰회복’ 위한 보복성 압박은 본래 취지 훼손하고 공정성 잃게 돼
 
단순 ‘비리 폭로전’으로 전락할 경우 상처는 고스란히 은행 취업 준비생들 몫

 
(뉴스투데이=이지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 하나금융을 정조준한 특별검사단을 구성하면서 금융당국과 하나금융 간 신경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12일 최흥식 전 원장의 사퇴로, 지난달 검찰로 넘긴 하나은행 채용 비리에 대해 재조사에 들어갔다.
 
특히 부원장보를 단장으로 검사총괄반, 내부통제반, it반 등 총 20여 명의 대규모 인력으로 꾸리면서 일각에선 최 전 원장 사퇴로 ‘보복성 검사’를 하는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여기에 금융위도 가세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채용비리 개입 의혹을 확실하게 규명해 감독당국의 권위를 세우겠다”고 밝히며 필요하면 조사 인력을 추가 투입하거나 조사 기간을 무기한 연장할 것으로 밝혔다. 금융당국이 한 금융사를 상대로 전면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는 것은 좋은 의도지만 금융기관의 떨어진 ‘권위’와 ‘신뢰 회복’을 위해 한 금융사를 보복성으로 압박하는 것은 본래의 취지를 훼손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미 금융권 관계자들은 본래 취지가 훼손돼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은행권 채용비리 근절에 대한 취지가 흔들리면서 자연스레 은행 취업을 준비했던 취준생들에 대한 배려도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최 전 원장이 채용비리 조사를 지휘하면서 밝혀낸 ‘vip리스트’에 대해서, 본인이 “오랜 관행이었다”고 인정해놓고 이와 관련한 대책과 사과는 없이 발본색원에만 급급한 것이다.
 
금융당국 고강도 압박에 노조 측의 터무니 없는 김정태 회장의 특혜채용 폭로도 이번 채용비리 조사가 얼마만큼 변질될 우려가 큰지 보여준 예다.
 
지난주 노조는 김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의 특혜채용 내용을 폭로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친동생은 하나금융 자회사에, 조카는 하나은행에 근무 중이라는 것인데 그간 고위임직원의 특혜채용 내용이 점수 조작, 순위 조작 등과 비교할 때 전혀 부합하지 않는 내용이었다.
 
하나은행 측 반박에 따르면 친동생의 경우 당시 적법한 절차로 관련 자격증을 소지하며 운송업에 종사 중이며 조카도 계약직으로 채용된 이후 정규직 전환돼 과장으로 근무 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고강도 압박으로 채용비리 조사가 까발리기식 ‘폭로전’으로 변질된다면 금융당국의 실추된 권위를 되찾긴 힘들 것이다. 금융사에 대한 권위회복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먼저 쌓은 이후다. 공정한 조사로 밝혀냄과 동시에 오랜 관행부터 바로 잡는 것이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다.
 

BEST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