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 (34) 두 차례 성폭행 의혹 전면부인한 가수 김흥국과 맞선 보험설계사 A씨
박혜원 기자 | 기사작성 : 2018-03-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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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씨는 MBN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수 김흥국 씨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사진=MBN '뉴스8' 영상캡처)

한국 사회의 권력기관들이 벼랑 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 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 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A씨, "가수 김흥국 씨에게 두 차례 성폭행 당했다"고 주장
 
"술 마신 뒤 정신 잃고 눈 떠보니 옆에 알몸으로 누워 있어"

벌써 한 달이 넘어선 한국의 ‘미투’ 운동의 돌풍이 연예계에서도 점차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A씨는 MBN ‘뉴스8’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가수 김흥국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흥국 씨는 1985년에 데뷔하여 ‘호랑나비’, ‘59년 왕십리’ 등의 곡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가수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로 활약하며 드라마·영화 배우로도 활동하는 등 종합 엔터테이너로 자리 잡았으며 현재 ‘대한가수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A씨에 따르면 A씨는 2년 전에 보험설계사로 일할 당시 지인의 소개로 김흥국 씨를 알게 되었다.
 
지난 2016년 A씨는 김흥국 씨를 비롯한 지인들과 함께 저녁 식사 자리를 가졌다. A씨는 “술을 더 못 먹겠다고 하니까 김흥국 씨가 술을 원샷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하지 않겠다”며 술자리에서 정신을 잃었다고 전했다.
 
A씨는 “그날 새벽에 너무 머리가 아파서 눈을 떴는데 옷이 다 벗겨져 있었고 김흥국 씨도 옷을 다 벗은 채로 옆에 누워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 뒤 한 달도 안돼 김 씨와 만난 두 번째 자리에서도 김 씨가 억지로 술을 먹인 뒤 성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MBN 취재진에게 김흥국 씨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A씨가 “서로 좋아해서 했다는 말씀은 안 하셨으면 합니다”, “저는 만취 상태에서 집에도 못 들어갔습니다” 등의 내용을 보내자, 김흥국 씨는 “제발 편하게 살게 해주세요”, “보살님 내려놓으세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후에도 김 씨가 ‘사과할 이유가 없다’, ‘술 먹고 서로 좋아서 한 거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폭로했다.


김흥국 씨, "성관계도 없었는데 A씨가 1억 5000만원 요구" 반박

김 씨는 A씨의 인터뷰 영상이 보도된 다음날인 15일 오후에 공식 보도자료를 내 “과거 A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A씨가 주장하는 성폭행이나 성추행도 없었고 성관계도 없었다”, “성관계는 당시 너무 술이 과해 있을 수도 없었다”며 폭로 내용을 반박했다.
 
김 씨는 “A씨가 1억 5천만 원을 요구하고 기업을 운영하는 친구 C모 사장에게도 ‘자신이 숍을 하나 오픈하는데 투자해달라’고 말하는 등 처음부터 의도되었던 접근이라는 의심을 하게 됐다”며 “내 초상화를 그렸다며 선물을 하는 등 계속 만나자는 요구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필요하다면 A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도 공개할 수 있다고 밝힌 김흥국 씨는 현재 소속사 들이대닷컴의 고문 변호사를 통해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A씨에게 대응할 계획이다.
 
MBN은 이날 저녁 김흥국 씨의 입장을 재반박하는 A씨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해당 사건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오갈 것임을 예고했다.
 
우선 A씨는 “그렇게까지 반박 입장을 보일 줄 몰랐다, 너무 화가 나고 나는 끝까지 진실을 밝힐 것이다”라는 심경을 밝히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A씨는 성관계가 없었다는 김 씨의 주장에 대해 “호텔 CCTV를 돌려보라고 하고 싶다”며 “내 손목을 잡고 끌고 들어간 게 남아있을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김 씨에게 선물도 주며 계속 만나자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보험고객들에게 보험을 영업하는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이 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나도 돈이 없지 않다, 뭣하러 돈 얘기를 하겠나”라며 “사과를 안 하니까 금전적으로라도 해달라는 식으로 얘길 한 거지 구체적 금액은 얘기한 적이 없고 받을 마음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A씨 추가폭로, " 성폭행 저지른 뒤 '내려놓으라'고 요구"
 
김흥국 씨, 명예훼손으로 A씨 형사고발 입장 밝혀

김흥국 씨가 전면 부인하자 A씨는 "내가 사과를 요구하자 김 씨는 '내려놓으라'고 말했다"고 추가폭로했다. 이는 지난 5일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성폭행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김지은 비서가 당시 사과를 요구하자 받았다는 “미안하다, 다 잊어라”라는 답장과 유사한 대목이다.
 
지난 2월 20일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배우 이승비 또한 주변 관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여러 번 묵살 당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성범죄를 당한 뒤 대화를 요구하는 피해자를 묵살하는 가해자의 일관된 패턴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범죄 이후 가해자 혹은 가해자 주변인이 피해자를 탓하는 듯한 반응을 보일 때 일어나는 정신적 가해의 일종으로, 일명 '2차 가해'라고 불린다.
 
또한 무고죄, 명예훼손 등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라도 피해자들이 일방적 폭로 형식의 ‘미투’ 운동에 동참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한편 김흥국 측 관계자는 16일 한 매체를 통해 “다음주 중 명예훼손으로 형사 고발을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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