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유명 가해자’만 부각된 미투 운동의 한계
강이슬 기자 | 기사작성 : 2018-03-13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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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이슬 기자)
 
미투, 피해자 아픔보다 가해자의 유명세가 더 부각돼 아쉬워

평범한 사람들의 성폭력 피해는 유명세의 '태풍'속에 묻힌 느낌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처벌’ 믿음있어야 일반인 미투 운동으로 확산돼

 
성폭력을 폭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한창이다. 오랜 시간 쉬쉬해오던 성폭력 문제가 이제야 사회적 이슈 최전선에 서게 됐다.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시작된 한국의 미투는 연출가 이윤택, 오태석, 윤호진, 배우 최용민, 고(故) 조민기, 오달수, 조재현, 최일화, 영화감독 김기덕, 조근현, 시인 고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연극, 연예, 문단, 정치계까지 확산됐다.  
 
성폭력을 당하고 힘들어하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폭로로 가능했던 일이다.
 
하루에도 몇 건씩 유명한 연예인, 정치인, 연출가가 성폭력 가해자로 폭로되면서 대중의 관심이 피해자보다는 ‘유명 가해자’로 쏠렸다. 피해자의 고통보다는 대중이 믿었던 유명 가해자에 대한 ‘배신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학교, 직장, 가정 등 일상에서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사그라들었다. 성폭력 가해자가 유명인이 아니라면 미투 운동에 동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직장 내 성폭력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피해자가 할 수 있는 대처법이 마땅치 않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해 말 실시한 ‘조직 내 성추행 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직 내 성추행 경험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전체 응답자 중 34.1%였다. ‘조직 내 성추행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직장인은 50.4%로 과반수가 넘었다.
 
성추행 피해자들 중 39.3%는 ‘어쩔 수 없이 그냥 넘겼다’고 대답했고, 31.6%도 조직 유관자들에게는 말 못하고, 주변 지인에게 얘기하면 험담했다하는 정도로 성추행을 대처했다. 경찰서에 신고한 피해자는 단 3.4%에 불과했다.
 
성추행 가해자가 실제 법적인 처벌을 받는 경우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 1월까지 고용부에 신고접수된 직장 내 성희롱은 2734건이었으나, 실제 재판까지 넘어간 건수는 14건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했다.
 
최근 활발해진 미투 운동은 아직까지 ‘여론 심판’에 그치는 수준이라 아쉬움을 남긴다. 유명 가해자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실체적인 심판일뿐, 법적 처벌은 아직이다. 그렇다 보니 ‘여론 심판’을 받기 어려운 일반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들의 ‘미투 폭로’가 미진하다.
 
성폭력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이 내려진다는 믿음이 선행돼야 한다. 그 믿음이 확고해져야 유명 가해자 중심의 미투 운동에서 일반인들의 미투 운동으로 확산될 것이다.

[강이슬 기자 2seul@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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