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갑작스런 낙마를 둘러싼 두가지 시각
정우필 기자 | 기사작성 : 2018-03-1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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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청탁 논란에 12일 사의를 표명한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월초 한 행사에서 금융권 채용비리 질문이 나오자 난감해 하고 있다. ⓒ뉴시스

(뉴스투데이=정우필기자) 은행권 채용비리를 조사중인 금융감독원이 수장을 잃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하나금융지주사장 시절 채용청탁 논란에 휘말렸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하면서 금융권 채용비리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정부와 대립을 벌였던 하나은행의 반격이라는 해석과 권력기관 내 암투설이란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5년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청탁은 왜 갑자기 튀어 나왔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의 낙마를 불러온 인사청탁은 5년전에 있었던 일이다.

최 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이었던 2013년 대학동기의 부탁을 받고 하나은행 채용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이다.

최 원장은 대학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전화를 받고 인사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친구 아들의 명단을 넘겼다.

최 원장은 “친구 아들의 합격여부를 사전에 알아봐 달라고 했을 뿐 어떤 부정한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공교롭게도 친구의 아들이 그 후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최 원장이 이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논란이 확대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하나은행에 관련 증거를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감독기관이 피감기관에 감독기관장의 의혹과 관련해서 내부자료를 공표해달라고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지만, 그만큼 최 원장이 자신의 결백을 자신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최 원장은 하루도 못 가 사의를 표명했다. 금융권 내에서는 이를 두고 채용비리 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청와대 내에서 최 원장의 처신을 두고 부담을 느껴 옷을 벗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인사청탁 폭로 관련 하나은행 배후설에 하나은행 '난감'= 최 원장의 인사청탁 논란이 일어났을 때부터 사건의 배후가 하나은행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5년전 일, 그것도 하나은행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라서 하나은행 내부가 아니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금융권과 하나은행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둘러싸고 격한 대립을 보였다. 김 회장이 3연임을 추진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셀프연임”이라고 비판해왔고 최 원장 역시 하나은행의 회장추천위원회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집중견제에도 김 회장은 단독후보로 추천됐고 이번 3월 정기주총에서 3연임을 최종 확정할 것이 확실시 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김 회장의 3연임 확정과 상관없이 채용비리 의혹,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 중국 특혜투자 의혹, 하나금융 사외이사 및 김 회장 아들이 운영하는 회사와의 부당거래 의혹,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회장 적격성 심사 등을 예정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런 와중에 최 원장의 5년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있었던 인사청탁 사건이 불거졌으니 그 배후세력으로 금융감독원과 대립해온 하나은행이 지목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권력기관 내 암투설까지 번져= 하지만 이번 사건이 하나은행의 반격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5년전 하나은행 내부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서 꼭 그 출처가 현 경영진일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과거의 일을 아는 전직 하나은행 관계자가 그 내용을 흘렸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더욱이 금융감독원 수장이 날아간다고 해서 하나은행에 대한 감독이 허술해질 가능성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전투 의욕을 불러일으켜 하나은행에 대한 감독이 더 강도높게 진행될 공산이 높다.

최 원장의 낙마로 인사청탁 부담을 덜어낸 금융감독원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대대적인 채용비리 감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오히려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현 정부의 경제실세로 자리잡은 장하성 청와대비서실 정책실장을 겨냥한 암투설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 원장은 장 실장의 경기고 1년 선배로 최 원장을 천거한 것이 장 실장이라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현 정부 내에서 장 실장의 독주에 불만을 가진 반대파가 장 실장을 견제하기 위해 ‘장하성 사단’ 일원인 최 원장 카드를 활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 원장 사의를 계기로 장 실장의 책임론이 언론을 통해 솔솔 불거져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한편 청와대는 최 원장의 사표를 금명간 수리하고 후임인선 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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