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SK하이닉스·이노베이션 노조의 ‘임금공유제’, 최태원의 ‘사회적 가치’ 실행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3-12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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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창한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 DBL)’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재계의 새로운 실험으로 꼽힌다. 이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구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공존”…‘노조’가 수용한 최태원의 ‘더블 바텀 라인’
 
‘임금’이라는 기업의 재무적 비용을 ‘동반성장’이라는 사회적 가치 창출로 재해석
 
SK하이닉스·이노베이션 노조의 임금 공유…“경제적 합리성 뛰어넘는 선택” 평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창한 ‘더블 바텀 라인(Double Bottom Line, DBL)’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재계의 새로운 실험으로 꼽힌다. 이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해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최 회장의 경영철학이 구체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추상적 개념이었던 사회적 가치를 실제 화폐가치로 환산하는 회계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이 실험의 요지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마련,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실질적인 금액으로 환산할 수 있는 측정 기준을 도입했다. 가장 진도가 빨랐던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자사가 작년 1~3분기에 창출한 사회적 가치가 약 5조1521억 원에 이르렀다는 시범 측정 결과를 알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도 제기됐다. 당시 SK하이닉스가 마련한 측정 기준은 사회공헌 활동, 협력사 동반성장 활동, 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활동 외에도 임금과 배당, 법인세 등 지출 항목이 상당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과연 이 같은 기업의 재무적 요소를 ‘사회적 가치’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12일 기자와 만나 이러한 지적에 대해 “흔히 제기되는 가장 큰 오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과 성실한 납세는 기업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적 기여다. 그동안 기업은 인건비나 세금을 ‘비용’으로만 인식하고 어떻게든 줄이려고 해 왔다. SK그룹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관점에서 그런 태도를 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직원들에 대한 임금 역시 단지 기업이 지불하는 비용 혹은 소속 직원들에게 돌아가는 개인적 성과에 그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사회적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목되는 것이 바로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임금공유제’ 모델이다. 두 회사 노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자발적으로 임직원들의 임금 중 일정액을 관계 협력사들과 나누고 있다. 노사가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의 임금을 높일수록, 협력사와의 동반성장과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해소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SK하이닉스 노조는 2015년 대기업 최초로 임금공유제를 도입, 3년째 자발적으로 2차 협력사에 임금 상승분을 공유하고 있다. 매해 직원들이 임금 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가 여기에 10%를 추가로 더해 협력사들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노사는 첫해에만 66억 원에 달하는 기금을 10개 협력사 직원 4700여 명에게 전달했다. 당시 협력사 직원들은 실제로 이를 통해 1인당 평균 6% 이상의 임금인상 효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 노사도 지난해 9월 임금·단체협약에서 임직원 기본급의 1%를 상생기부금으로 기부하는 방안을 타결했다. 직원 기본급의 1%로 적립된 금액에 회사가 같은 액수의 기부금을 추가로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조성된 상생기부금은 SK이노베이션의 사업적 협력사들뿐만 아니라, 사내 식당·경비·청소·어린이집 등 모든 협력업체의 처우개선에 사용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각에서 대기업 노사가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하고 사회적 상생에는 인색했던 것과 달리, SK가 내놓은 임금공유제는 노사가 임금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달리한 것”이라며 “최근 최태원 회장이 ‘더블 바텀 라인’ 등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의 동반추구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임금공유제 모델이 그 구체적인 방법론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기업 노조가 ‘집단이기주의’ 행태를 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SK하이닉스 및 SK이노베이션 노조는 ‘상생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임금 인상액의 10% 혹은 기본급의 1%라는 적지 않은 ‘자기 몫’을 정기적으로 ‘경제적 약자’에게 기부하는 행위는 결코 쉽지 않다”면서 “이는 경제적 합리성을 뛰어넘는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권하영 기자 kwonhy@news2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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