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최대 적은 거래소" 잇단 해킹, 투명성 결여에 각국 대대적 규제 나서, 한국의 선택은
정우필 기자 | 기사작성 : 2018-03-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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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마운트곡스 해킹사건 피해자들이 파산한 마운트곡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4년 발생한 이 사건은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정우필기자) 가상화폐 거래소의 불투명한 운영, 잇단 해킹 등으로 가상화폐 발전을 가로막는 최대 적은 규제를 가하는 정부가 아닌, 거래소 자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 ’가상화폐 거래소 사냥’ 나선 미국=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7일(현지시간)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많은 거래소들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기 않고 ‘엉망’(mess)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SEC는 이날 “많은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정식 등록이나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도 마치 규제 받는 등록업체인양 투자자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SEC는 이어 “많은 플랫폼들이 스스로를 거래소라고 칭하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를 따르는 공인업체가 아니다”면서 “일부 거래소들은 엄격한 잣대를 활용하여 양질의 가상화폐만을 거래한다고 하지만 이 역시 정부 차원에서 검증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SEC는 이보다 앞서 가상화폐발행(ICO)과 관련해 80여개 업체에 소환장과 정보공개 요구서를 발송했다. SEC는 가상 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끌어 모은 기업 상당수가 실제 사업은 하지 않거나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가상화폐 사기 사냥”이라고 지적했고, CNBC는 “그동안 별다른 규제가 없었던 가상화폐 발행에 대한 대대적인 규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밝혔다.


▶ ‘거래소의 천국’이라 불렸던 일본정부도 달라졌다= 일본은 가상화폐 거래소의 천국으로 불렸던 곳이다. 별다른 규제도 없었고 오히려 각종 제도를 통해 알게 모르게 가상화폐 거래 자체를 지원해왔다.

그런 일본이 최근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거래소 단속에 나선 것이다. 일본금융청은 지난 8일 비트스테이션과 'FSHO' 등 거래소 2곳에 대해 1개월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금융청은 또 지난 1월 580억엔 규모의 코인해킹을 당한 코인체크를 비롯해 GMO코인, 바이크리멘츠, 미스터익스체인지, 코테뷰러 등 5개 거래소에 대해 업무개선명령을 내렸다.

금융청이 강경한 규제방침으로 방향을 튼 것은 세계 최대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사건이 모두 일본에서 일어난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2014년 당시 세계 최대규모 거래소였던 마운트곡스가 4억8000만달러(5080억원)어치의 비트코인을 해킹당해 파산했고 최근에는 코인체크가 지난 1월26일 580억엔(5900억원) 규모의 NEM(뉴이코노미무브먼트)을 해킹 당했다.

두 사건을 계기로 일본은 규모와 금액 면에서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기록을 갈아치운 국가라는 오명을 떠안게 됐다.

일본금융청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등록 거래소에 대한 전수조사 카드도 만지작거리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거래소에 대한 규제 고삐를 바짝 죌 것으로 전망된다.


▶ ’치외법권’ 거래소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되는 이유=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세계 가상화폐 거래소는 2018년 3월 현재 9272에 달한다. 1년전 수백 개에 달하던 거래소 숫자는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왔다.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돈이 된다는 인식에 많은 투자자들이 앞다퉈 거래소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파산한 마운트곡스가 당시 가상화폐 거래의 70%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지금의 거래소는 규모와 숫자 면에서 비교가 안될 정도로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거래소들이 정부의 규제 밖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엄격한 정부규제를 받고 있는 증권거래소와 달리 가상화폐 거래소는 설립부터 운영까지 ‘셀프 규제’만 받고 있다.

외부의 규제를 안받다 보니 해킹 등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거래소 해킹사건이 외부의 소행이 아닐 수도 있다는 극단적인 의심의 눈초리마저 보내고 있다.

지난 2014년 파산한 마운트곡스는 현재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당시 임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해킹이 아니라, 거래소측이 비트코인을 빼돌렸을 지 모른다는 것이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고객의 돈을 거래소의 자율에만 맡겨서는 안되는 이유를 단적으로 대변하는 사례다.

[정우필 기자 missoutiger95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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