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고발자](29) ‘겁탈하는 거장’ 김기덕과 조재현은 ‘하이에나’ 단언한 3인의 여배우
권하영 기자 | 기사작성 : 2018-03-0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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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김기덕 영화감독(왼쪽)과 배우 조재현(오른쪽) ⓒ 뉴스투데이

한국 사회의 권력기관들이 벼랑 끝 위기로 몰리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가 도화선이 돼 다른 현직 검사, 그리고 전직 방송국 PD의 내부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이슈도 성폭력을 넘어서 채용비리 문제까지 확산되고 있다. 권력을 쥔 사람에 의한 ‘갑질’에 대한 고발 태풍이 불고 있는 셈이다. 전례 없던 ‘내부고발자(whistle blower)’ 도미노 사태가 한국의 위계적 조직문화를 뿌리부터 변혁시키는 단초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편집자 주>
 



 
김기덕·조재현, 영화계 유력 입지 이용해 신인배우에 성폭력 자행 의혹
 
성관계 응하지 않으면 캐스팅 취소…약자에 권력 내세워 갑질 만연
 
모 피해자, “두 사람이 여자를 겁탈하려 하이에나처럼 문을 두드렸다” 증언
 
(뉴스투데이=권하영 기자)
 
‘영화계 거장’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권력을 앞세워 여성 배우들에 대한 성폭력을 자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피에타’로 프랑스 칸느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오랜 경력과 작품 이력을 갖춘 영화계 유력 인사다.
 
앞서 성추문이 불거진 배우 조재현에 대한 추가 고발도 이어졌다. 두 사람은 각각 거장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배우’로서 영화 ‘뫼비우스’와 ‘나쁜 남자’ 등 여러 작품을 함께 했고, 이 기간 이들에게 성폭력을 당한 다수의 피해자가 수면 위로 떠오른 상황이다.
 
6일 MBC ‘PD수첩’은 이날 밤 방영 예정인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편 방송을 예고하며 이러한 고발 내용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영화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의 성범죄, 그 구체적인 증언들을 전한다”고 밝히며 3명의 피해자 인터뷰를 일부 공개했다.
 
특히 이들 피해자는 공통적으로 김기덕과 조재현으로부터 작품 출연 등을 빌미로 성폭력 위험에 놓여야 했다고 진술했다. 김씨와 조씨는 약자인 신인 배우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한 뒤 응하지 않으면 캐스팅을 취소하는 등 권력 횡포를 서슴지 않았으며, 촬영 기간 내내 신체에 대한 적나라한 성희롱을 하거나 실제 직접적인 성폭행을 가했다는 내용이다.
 
그 중 배우 A씨는 4년 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당시 김기덕 감독이 촬영 중 사전 협의 없이 남성 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하고 직접적인 폭행까지 가했다며, 지난해 그를 폭행 및 모욕죄 등 혐의로 고소했던 인물이다. 김 감독 측은 이를 단순한 ‘연기지도’였다며 부인했으나, 최근 법원이 김씨의 혐의를 인정하고 벌금형을 내리며 일단락된 바 있다.
 
그러나 A씨는 최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미투(Mee Too) 운동에 힘입어 사건의 전말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자신이 폭행을 당한 이유는 김기덕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자신이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A씨는 영화 ‘뫼비우스’ 대본 리딩 당시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다른 여성과 셋이서 함께 성관계를 맺자는 제안을 받았다. 김 감독은 그러나 그 제안을 거절한 A씨에게 당일 새벽 ‘나를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전화로 해고통보를 했다. A씨는 이를 부당해고라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그로부터 뺨을 맞고 모욕을 들어야 했으며, 곧 영화를 그만둬야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고발자 B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 영화에 캐스팅이 확실시되던 신인배우 B씨는 김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서로의 신체와 성기에 대한 성적인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으며, 이를 참지 못하고 자리를 뛰쳐나가자 곧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빠지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 C씨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과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영화 촬영 합숙을 했던 그는 이 기간 김씨와 조씨로부터 내내 성폭행에 시달려야 했다고 밝혔다. 당시 합숙장소를 ‘지옥’으로 표현한 그는 “두 사람이 여자들을 겁탈하려고 하이에나처럼 밤마다 문을 두드렸다. 두 사람 중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그 불안감이 너무 무섭고 지옥 같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후 김기덕 감독은 다음 작품의 출연을 제안하며 관계를 유지할 것을 종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김씨는 자신만이 아니라 주·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여성 배우들을 방으로 불러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이후 5~6년간 영화계를 떠나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한편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측은 아직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김 감독은 배우 폭행 및 모욕 등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이후인 지난달 17일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참석해 “판결에 억울하지만 승복하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연기의 예술성에 관한 것이었다”고 해명해 공분을 샀다.
 
조재현 역시 지난달 공연계 등에서 상습적으로 자행한 강제추행을 고발하는 미투글이 올라오면서 공식 사과와 함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출연 중이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하차한 그는 최근 교수로 재직 중이던 경성대학교 측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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